하지만 마키아벨리는 상황에 맞는 정치를 주장했을 뿐이다. 악한 사람들 앞에서 몰락하지 않으려면 선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배워야한다는 그의 제안만 봐도 알 수 있다. 따라서 마키아벨리가 의도한 정치사상이 마키아벨리즘은 아니다. - P274
공화주의적 애국심은 언어, 혈통 등에 기반을 두고 타민족에 대한 우월감을 표현하는 배타적 애국심과 다르다. 공화주의적 애국심은 공화정의 자유 헌정 체제에 대한 사랑이다. 마키아벨리는 고대 로마 시민들의 공화정에 대한 사랑이 자유를 지키고 공공선을 추구하는 시민적 덕성으로 표현된 것을 밝힌다. 로마의 이런 공화주의적 애국심은 공화정의 자유를 찾아 이민한 외국인들에 대한 포용으로 나타났다. 포용으로 인구가 늘어났고, 늘어난인구는 시민군에 편입되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공화정에 대한 애국심이 충만하고 규율을잘 지킨 로마 군대가 로마를 강대국으로 만들었다. 즉 공화주의적 애국심은 적대와 배제가아닌 포용과 화합을 가져오는 것이다. - P275
공공선은 시민적 덕성의 기반이 되는 개념이다. 시민적 덕성은 개인의 이익보다는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시민의 자질이자 덕목이다. 공공선의 가치를 높이 사는 이들은, 사익을 추구하는 욕망을 제어하고 공공선을 지향하면 시민들의 연대를 통해 공존하는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공공선을 지나치게 강요해 서구 사회에서 비극적 결과를 가져온 적이 있다. 파시즘과 나치즘이 공공선을 적극적으로 규정하고 획일적으로 적용해 폭압적으로 악용했다. 따라서 공공선은 사익을 추구하는 이기적 경향은 제어하되 개인의 자율성을 인정하면서 연대와 공존을 지향해야 한다. - P276
마키아벨리는 저술에서 포르투나의 이런 상징과 의미를 모두사용했다. 그리고 포르투나를 대하는 인간의바람직한 태도와 행동을 강조한다. 그것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지혜, 다른 하나는제도다. 즉 『군주론』에서는 뛰어난 지도자의 선견지명이나 능력을 통한 대처를, 『로마사 논고』에서는 군대나 공화국의 제도를 통한 대처를강조한다. - P277
마키아벨리의 비르투는 특히 다른 무엇보다도 포르투나에 대항하는 인간의 능력으로 강조된다. 고난으로 나타나는 포르투나를 극복하는 비르투가 지도자 개인의 탁월한 능력일 때도 있지만, 협력과 연대 속에 드러나는 시민의 집단적 힘이기도 한 것이다. - P278
마키아벨리는 메디치가를 비판적으로 평가한다. 비록 『군주론』과 피렌체사를 메디치가에 바치고 그 밑에서 공무를 맡으려고 했지만, 그는 피렌체공화국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피렌체사에는 코시모가 사적인 방식으로 정치를 수행해 파당을 형성하고 권력을 잡은 것에 대한 비판이 있다. 마키아벨리가 공화주의를 지지하면서도 메디치가에 손을 내민 이유는 위기에 빠진 피렌체의 몰락을 막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메디치 군주국의 강화가 아니라 피렌체의정치 및 군사 제도의 보완을 위한 방법과 대책을 제안했다. - P278
마키아벨리는 귀족을 인민과 더불어 국가를 구성하는 기본 세력으로 본다. 귀족은 소수이며 지배욕이 있다. 자유롭게 살려고 하는 인민을 억압하기 때문에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하지만 글을 읽을 줄 알고 무기를 쓸 수 있기 때문에 국가에 크게 기여하기도 한다. 마키아벨리는 기본적으로 귀족에 대해 비판적이지만 그들의 능력을 바르게 쓰며 공존해야한다고 보았다. - P280
마키아벨리는 인민을 두 가지 의미로 쓴다. 하나는 공동체 구성원 전체고, 다른 하나는 귀족과 대비되는 계층적 의미에서 일반 시민 또는 평민이다. 마키아벨리는 두 번째 인민 개념에 좀 더 관심을 쏟는다. 인민이 귀족과 더불어 국가 구성의 핵심 세력이기 때문이다. 다. 수를 이루는 인민은 귀족과 달리 자유롭게 사는 데 만족한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 에서 "인민의 목포는 귀족의 목표보다 더 명예롭다"고 말한다. 그는 인민에 기반을 둔 나라를만들어야 한다고 보았다. 『로마사 논고, 초반부에서 말하듯 자유의 수호자가 바로 인민이기 때문이다. 자국군을 채우는 인력 또한 인민이다.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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