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가슴속에 다른 사람들로하여금 자기와 같은 생각을 갖게 하고 싶은 것만큼 큰 욕망은 없다. 자기가 높이 평가하는 것을 다른 사람이 깎아내리는 느낌만큼 우리의 행복을 뿌리째 뽑아버리고 우리를 분노로 채우는 것은 없다. - P133

올랜도는 자기가 젊은 남자였을 때, 여자는 순종해야 하고, 순결해야 하며, 향기로워야 하고, 세련된 차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생각이 났다. 앞으로는 그런 요구들을 내가 몸소 감내해야 한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왜냐하면 여자들은 (여성으로서의 나의짧은 경험으로 판단하건대) 타고나기를 순종적이지 않으며, 순결하거나 향기롭거나 세련된 차림을 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것 없이는 인생의 즐거움 어느 하나 향락할 수 없는 이미덕들을 지겨운 훈련을 통해 얻을 뿐이다.  - P139

"내가 성숙해지고 있는 거야" 라고 그녀는 양초를 집어 들면서생각했다. "나는 새 환상들을 얻기 위해 이전의 환상들을 버리고있는 중인지도 몰라." 그리고 그녀는 긴 회랑을 걸어 내려가 침실로 갔다. 이것은 불쾌한 동시에 성가신 변화였다. 그렇지만 이것은 굉장히 흥미롭다고 그녀는 장작이 타고 있는 난로 쪽에 두 다리를 뻗으면서 (거기에는 선원이 없었으니까) 생각했다. 그러고는 과거에 있어서의 자신의 발자취를 마치 큰 건물들이 줄지어선 대로를 보듯이 되돌아보았다.
- P155

우리는 옷이 팔이나 가슴의 형태를 갖도록 만들지만, 옷은 우리의 가슴, 두뇌, 혀를 그들의 입맛에 맞게 만든다. 이리하여 스커트를 입은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난지금, 올랜도는 눈에 띄게 변해, 심지어는 얼굴마저 달라져 있었다. 남자 때의 올랜도와 여자 때의 올랜도를 비교해보면, 두 사람은 틀림없는 동일 인물이지만, 어딘가 다르다.  - P166

남자는 세상이 마치 그가 사용하도록 만들어지고, 또한 그의 기호에 맞게 만들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세상을 정면으로 직시한다. 여자 올랜도는 비스듬히 미묘하게, 심지어는 의심이라도 하듯 세상을 본다. 그들이 만약 같은 옷을 입었더라면 그들의 태도도 같았을는지 모른다.
- P167

그리고 또한 습기는 습기를 막을 재주가 없었으므로 - 목공예품으로 들어간 것처럼 잉크병에도 들어왔다 ㅡ 그 결과 문장이 불어나고, 형용사가 늘어나고, 서정시는 서사시가 되고, 한 칸 정도 길이의 에세이로 쓸 수 있었던 것이 열 권, 스무 권의 백과사전이 되었다.  - P202

이것이 그녀의 성미에 도통 맞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대공의 마차 바퀴 소리가 사라졌을 때,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외침은 "인생! 연인!" 이었지 "인생! 남편!" 이 아니었고, 앞 장에서처럼 그녀가 런던에 나와 세상을 이리저리 뛰어다닌 것도 이목적을 위해서였다. 그러나 시대정신의 본성은 단호해서, 누구든맞서려는 자는 순종하는 자보다 더 효과적으로 때려눕히는 것이었다. 올랜도는 천성적으로 엘리자베스 시대 정신, 왕정복고 시대정신, 18세기 정신이 더 기질에 맞았으며, 그 결과 한 시대로부터 다른 시대로의 변화를 거의 감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19 세기정신은 그녀의 성미에 전혀 맞지 않았으며, 그것은 그녀를 붙잡아 망가뜨렸고, 그녀는 그 손에 걸려 전에 없는 패배를 맛보았다.
인간정신은 스스로에게 맞는 할당된 장소가 있는 것 같았고, 사람은 각각의 시대의 소산이다.  - P214

 "나는 오랜 세월을 거쳐 행복을 찾아다녔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명성도 찾아다.
녔지만 놓쳤고, 사랑은 아직 알지 못한다. 인생을 - 아니, 죽음이더 낫다. 나는 수많은 남자와 여자를 알아왔는데" 라고 그녀는 말을 계속했다. "아무도 이해하지는 못했다.  - P218

"그렇다면 좋다" 라고 올랜도는 이런 때 사람들이 그렇듯 유쾌하게 말하고는 또 다른 자기를 불러보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우리가 지금까지 여기 수용할 수 있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자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한 개인은 수천 개의 자아를 가지고 있는데도, 전기에서는 예닐곱 개의 자아를 묘사하는 것으로 일이끝난 것으로 간주한다.  - P272

"기러기다!" 올랜도가 소리쳤다. "기러기 .…"
그러자 자정을 알리는 12번째 종소리가 울렸다. 1928년 10월11일 목요일, 자정을 알리는 12번째 종소리였다.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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