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사유하게 한다. 사유를 촉발하는 힘까지 예술의 일부이다.
- P18

그렇다면 인간증발 현상의 결정적인, 보편적으로 받아들일수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사태를 단순하게 보자. 그리고 점점일본과 닮아가는 우리를 보자. 한국의 자살률은 이미 일본을추월했다. 사는 게, 증발하거나 죽는 것보다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 P26

그 실존은 우리 안에 침잠해 있지만 이름을 모르기에 있는지도 모르고, 이름이 없어 불러낼 수도 없는, 또 다른 우리 자신이다. 우리는 미성년) 같은 영화나 『인간증발』 같은 책, <이름도 없는… > 같은 그림을 만나고 나서야 불현듯, 일상에서 잊고있던 그 존재를 감지하게 된다.
- P29

이것이 현대인 삶의 스탠더드이자 가치관이다. 미소 친구의
"언니, 집 없어요?" 하는 물음은, 그러므로 "언니, 행복 없어으?"
하는 물음이 된다. 하지만 집이라는 행복은 너무 비싸져서, 이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이루기 어려운 꿈이 됐다.
- P41

차별을 발생시킨 근원에는 동일자와 타자의 문제가 자리해있다. 차별하는 동일자와 차별받는 타자라는 이 두 지위는 인종이나 세습 신분치럼 타고난 것도, 계급처럼 후천적으로 주어진것도 아니다. 작위적으로 그어진 경계에 의해 그때그때, 역사적으로 구조적으로 만들어지고 해체되는 일시적인 지위들이다.
거역할 수 없이 자연적으로 주어졌거나 숙명처럼 바꿀 수 없는것이 아니다. 동일자와 타자는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 스스로를가둔 인공적 경계다.
- P65

약자의 언어를 억압하려는 시도는 차별적 관계가 끝나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언제라도 약자의 언어는 강자의 행위를고발하는 언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안부‘가 그렇다. 일본이 ‘위안부‘라는 단어를 부정하고 역사에서 지워버린다면 피해 사실도 사라져버린다. 인권을 유린당한 식민지 여성이라는정체성, 일본의 사죄를 받아내고 책임을 물어야 하는 반인륜 범죄 피해자라는 입장도 함께 부정되고 지워져버린다. 이것이 일본이 그토록 ‘위안부‘라는 단어에 집착하는 이유이고, 언어가가진 영향력이자 위력이라고 할 수 있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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