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좋은 책, 알려진 책, 많이 팔리는 책에 서평이 몰리는 현상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서평(크리틱)이 가장필요한 책은 바람직하지 않은 내용 혹은 별 내용이 아닌데 많이 팔려서 비판으로 판매량을 줄여야 하는 책이다. 물론 이런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나는 희망한다. 서평이 많이 쓰이고 비평서가 많이 출간되어야 하는 이유다.
- P11

할지 모르겠다. 공부. 자기 언어를 갖는 것은 피억압 집단에게가장 필요한 투쟁이다. 남성, 백인 문화는 피억압자의 언어를두려워하고, 이는 여성 혐오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여성들 스스로 내면화하고 있다. 이는 말할 것도 없이 페미니즘의 대중화가아니라 신자유주의의 영향을 보여준다. 이제 페미니즘은 가치관이 아니라 자기 계발의 하나가 된 것뿐일까.
- P14

사회의 ‘크기‘는 고통에 대한 태도와 그것을 품을 용량(capacity)으로 가늠할 수 있다. 나를 비롯해 한글판 제목대로
"피할 수 없는 모든 고통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의목소리는, 우리 자신의 그릇에 온전히 담길 수 있어야 한다. 나는 ‘불안하지 않은‘ 이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 P28

 타인에 대한 통제권을 지닌다는 것. 흑인에 대한 백인의 지배가 문화적으로 합의된 사회에서 흑인의 몸은 백인의 것이다. 백인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강간, 고문, 살인, 감금이든 모두 합법‘적‘이다. 압도적 폭력을 마음으로, 평화로, 정신력으로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피해자에게 그것을 요구하는 것은 가해자 편에서 박수를 치는 것과 같다 - P36

나는 용서를 이야기할 때 전제되어야 할 것에 관심이 있다.
그래서 내 글은 비관적일 뿐 아니라 이 책과 무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의 조악한 생각이 이 책을 읽는 데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나는 용서 지향적 사회보다 평등한 복수‘가 가능한 정의로운 사회를 원한다. 이것이 먼저다.
- P57

이 책은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와 ‘인간관계를 잃는 것은 모든 것을 잃은 것‘의 차이를 알려준다. 무병장수는 행복의 조건이 아니다. 아프더라도 이해와 돌봄의 인간관계가 지속된다면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 건강과 그렇지 않은 상태의경계, ‘잘 아플 권리‘, 고통은 삶의 조건이 아니라 그 자체가 삶의 방식이라는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다.
- P68

나는 예전에 세월호 사건을 두고 "잊지 말자."라는 말이 누구의 관점인가에 대해 쓴 적이 있다. 이는 그 사고와 무관한 이들의 다짐이다. 유가족들은 잊으려야 잊을 수 없다. 당사자가아닌 이에게는 망각이 필연이고, 당사자에겐 기억이 필연이다.
"잊지 말자." 대신 유가족의 시각에서 다른 언어가 필요하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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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1-04-27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6페이지 밑줄 저두 그었어요. 68쪽두. :) 잘 자요 바람돌이님

바람돌이 2021-04-27 23:25   좋아요 0 | URL
앗 찌찌뽕!!!
같은 생각을 발견할때의 기쁨으로 잠들겠습니다. 수연님도 잘 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