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다 읽었다. 지금은 버지니아 울프씨 만나서 정말 반가워요라고 한마디 인사를 건네야 할듯한 기분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좀 친하게 지내요라고도....
어제 1부를 다 읽고 간단한 감상을 남긴후에 30페이지정도 밖에 안되는 2부를 읽고 잤는데 아 2부는 정말 폭풍같은 2부였다. 눈앞에서 10년의 시간이 휘몰아쳐가는 느낌이랄까?
영화를 보다보면 삶의 주요부분이 휙휙 지나가는 장면 있잖은가. 책으로 그런 장면을 보는데 사실상 주요 사건은 짧은 몇마디 말뿐이면서 주변의 모든 세계가 폭풍처럼 그 사건들을 휘감고 나아가는 느낌이랄까? 어쨌든 굉장히 신선한 경험이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글을 쓰지라는 감탄 감탄!!!
마지막 3부에 이르러 이제 그들은 드디어 등대에 도착했으나 사실상 예상 가능하듯이 등대는 보잘것 없는 그저 등대일뿐이다.
그러나 등대에의 도착이 새로운 자각한 여성 릴리의 탄생과 오버랩되면서 등대의 의미는 새롭게 읽혀진다.
좀 더 천천히 많이 생각해보고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에 대해 써보자라고 결심은 하지만........
릴리의 그림이 다락방에 걸렸다가 파괴 되어버릴지라도 그것은 그려졌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생기듯이 비록 제대로 된 글을 쓰지는 못하더라도 버지니아 울프를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하리라.

그런데 갑자기 이것은 비극이라는 생각이 릴리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래서 그녀는 관이나 시체나 수의 가비극이 아니라 바로 이런 것 - 아이들이 기가 죽고 강요당하고하는 것 - 이런 것이 진짜 비극이라는 생각을 그 순간에 했다. - P208
그들은 나머지 세상과는 격리된 채 그곳에 서 있었다. 그의 어마어마한 자기 연민, 동정의 요구가 쏟아져내려와 그녀의 발치에 웅덩이를 이루며 펼쳐졌고, 천하의 죄인인 그녀가 한 일이라고는 치맛자락이 젖지 않게 복사뼈 주위로치맛자락을 조금 더 바싹 끌어당긴 것뿐이었다. 말 한마디 하지않고 그녀는 그림 그리는 브러시를 움켜잡고 그곳에 서 있었다. - P213
그리고 우리는 부인에게 래일리의 결혼이 당신의 소망과는 정반대로 되어버렸다고 말해야 할 것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행복하고, 나는 이렇게 행복하다. 인생은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그러고 보니 부인의 전 존재, 심지어는 그녀의 아름다움조차한순간 먼지투성이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보였다. - P242
어쩌면 완결성에 대한 바로 이러한 느낌이 십 년 전 그녀가 지금 서 있는 곳에 서서 이 장소를 사랑한다고 말하게 한 것인지도모를 일이다. 사랑은 수많은 형태를 지니고 있다. 사랑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사물의 요소들을 선택하여 그것들을 잘 배합함으로써 그들의 생애에는 존재하지 않는 전체감을 부여하고, 어떤장면이나 어떤 사람들과의 만남을 (지금은 모두 뿔뿔이 떠나버린), 우리의 생각이 정체하고 사랑이 넘나드는 압축된 공 같은 것으로 만드는 재능을 가진 사람이 있을 수 있다. - P265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생각할 때는 거의 대부분 그들이 괴짜라고 생각한다. 타인들은 우리 자신의 개인적인 목적들에 봉사하는것이다. 그는 그녀에게는 매질당하는 소년을 대행해주었다. 그녀는 자신이 기분이 나쁠 때에는 그의 야윈 종아리에 매질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만약 그녀가 그에 관해서 진지하기를 원한다면그녀는 부인의 말을 들어야 할 것이니, 즉 부인의 눈을 빌어서 그를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다. - P272
그래, 여러 해 동안 만 건너편에서 보아왔던 등대가 저런 것이었구나, 헐벗은 바위의 헐벗은탑의 등대였구나, 제임스는 생각했다. 이 발견이 그를 흡족하게해주었다. - P279
재빨리, 마치 그녀가 저기 있는 어떤 것에 의하여 상기된 것처럼 그녀는 캔버스를 향해 돌아섰다. 거기에 그녀의 그림이 있었다. 그렇다, 그 모든 초록색들과 파란색들을 가지고 선들이 달려올라가고 가로질러 가면서 무엇인가를 시도하고 있었다. 그녀는이 그림이 다락방에 걸리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으니, 그것은 결국은 파괴되고 말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무슨 문제인가? 그녀는 브러시를 다시 잡으면서 생각했다. 그녀는 층계를 바라보았는데 비어 있었고, 캔버스를 바라보니까 시계視界가 뿌옇게 흐려져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그녀가 그것을 한순간 명확하게 본 것처럼 갑자기 강렬하게 그녀는 그림의 한가운데에 선을하나 그려 넣었다. 됐다. 끝났다. 그래, 브러시를 내려놓으면서, 극도의 피로를 느끼면서, 나는 드디어 통찰력을 획득했다고 그녀는생각했다. -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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