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위대한 사람 또는 그 비슷한 사람에 근접할 수 있다는 지적 허영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아닐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끊임없이 자신의 뛰어남을 확인받고 싶어하는 램지씨. 어쩌면 유아적인 감성에서 아직 못벗어난듯 보이는 가부장이다.
자신의 남편이 자신보다 훨씬 뛰어나고 그와 그의 지인들과 8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돌보는것에 자신의 삶의 지향이 있다고 굳건히 믿으려하는 램지부인. 하지만 동시에 자신이 자신 스스로 뭔가 특별한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은밀한 욕망을 가지고 있다

아직은 끊임없이 또 느닷없이 소설의 시점이 바뀌고, 각자의 생각들도 작은 계기에도 확확 바뀌어 나가는걸 그대로 보여주어서 소설 읽기가 쉽지 않다. 이게 그 유명한 의식의 흐름 기법이라는 것인가?


이렇게 함으로써 그녀는 자신이 사사로운 여인이 아닐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이와 같은 일을 했던 것이다. 따라서 그녀가 베푸는 자선은 자신의분노를 어느 정도는 삭여주었고, 자신의 호기심도 어느 정도 만족시켜주었으며, 지적인 훈련을 받지 못한 그녀가 대단히 경탄해마지 않는 존재, 즉 거창하게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원이될 수 있었던 것이다.
- P19

바람의 방향이 자주 바뀌는데 어떻게 아느냐고 그녀는 반문했다.
그녀가 하는 말의 이상한 비합리성, 여인들의 낮은 수준의 지력이 그의 화를 북돋았다. 그는 죽음의 골짜구니를 말을 타고 달렸고, 산산이 부서져서 오한에 떨었다. 그런데 이제 그녀는 어처구니없게도 엄연한 사실들을 무시하고, 자식들로 하여금 어불성설의 상황을 희망하도록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결과적으로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돌계단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빌어먹을." 그는 내뱉듯 말했다. 하지만 그녀가 뭐라고 했길래? 내일 날씨가 좋을지도 모른다고 했을 뿐인데, 정말그럴지도 모르는 일이 아닌가 말이다.
- P49

즉 가장 완벽한 관계도 결함이 있으며 다음과 같은 시험을 견뎌내지못한다는 사실, 즉 그녀의 남편을 사랑하면서 사실을 사실로 파악할 수 있는 본능을 지니고 그녀는 사실 쪽으로 몸을 돌린 것이다. 또한 자신의 무가치성을 명확하게 느끼고 괴로워할 때, 그리고 이 거짓말들과 이 과장들에 의하여 그녀의 고유한 기능을 방해받고 있을 때 — 바로 이런 순간에, 그녀가 그렇게나 득의양양했던 직후에 비참하게 초조해하고 있을 때, 카마이클 씨가 그의노란 슬리퍼를 신고 발을 질질 끌며 지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내면의 어떤 악마의 농간으로 그가 지나갈 때 다음과 같이 외치지 않을 수 없었다.
"카마이클 씨 들어가시는 건가요?"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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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03-01 2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그 유명하다는 의식의 흐름 기법,,,아무튼 저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젤로 재밌다는 <댈러웨이 부인>을 읽으려고 하는데 어느 세월에 읽게 될지,,,그러니 <등대로>는 뭐 말 할 필요가 없겠죠??^^;;;

바람돌이 2021-03-02 01:18   좋아요 0 | URL
저는 버지니아울프 책 처음인데 <등대로>를 선택한 이유는 단지 전집의 1권이었기 때문이라죠. ㅎㅎ 아주 어렵지는 않아요. 그냥 정신이 좀 사납다고 할까? ㅎㅎ 그나저나 댈러웨이 부인이 젤로 재밌다고요? 음 그럼 다음책은 델러웨이 부인부터 읽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