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째 눈이다. 나는 창가에서 밤을 바라보고 추위의소리를 듣는다. 이곳의 추위에는 소리가 있다. 아주 특별하고 기분 나쁜 소리. 건물이 얼음 속에 끼어 짜부라지면서 끙끙대고 삐걱대는가 싶을 정도로 불안한 신음을 토해낸다. 이 시각 교도소는 잠들어 있다. 여기서 한동안 지내다보면 이 건물의 신진대사에 익숙해져 어둠속에서 교도소가 거대한 짐승처럼 숨을 쉬고, 간간이 기침을 하고, 뭔가를 꿀꺽 삼키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교도소는 우리를 집어삼키고 소화한다. 우리는 그의 배 속에 웅크린 채번호가 매겨진 주름들 속에 숨고 위장의 경련들 사이에서잠을 청한다. 그저 살 수 있는 대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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