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독일에서는 성교육을 가장 중요한 정치교육으로 본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을 이해하려면 약간의 설명이필요합니다. 독일의 교육개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테오도르 아도르노는 "민주주의 최대의 적은 약한 자아"라고 했습니다. 왜한국에서는 이렇게 민주주의가 취약할까 고민하던 시기에 아도르노의 에세이에서 본 이 말은 저에게 개안의 충격을 주었지요.
이 말이 옳다면 약한 자아를 가진 사람들로 이루어진 공동체는 민주주의를 할 수 없다는 얘기지요. 민주주의를 하려면 구성원 하나하나가 강한 자아를 가진 성숙한 시민이 되어야 한다는것이니까요. 저는 이 말을 통해 한국 민주주의가 왜 취약한지를깨닫게 되었습니다. 한국인들은 과연 얼마나 강한 자아를 가지고 있을까요?
- P113

저는 ‘진보‘란 정치적 좌우 개념을 넘어서 보다 넓은 의미에서 고통과 억압에 대한 민감성‘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어떤 개인이나 집단이 겪은 고통과 억압을 보다 민감하게 느끼는 감수성을 가진 사람이좌파라는 겁니다. 이에 반해 보수는 대개 고통과 억압보다는 권력과 질서에 민감하지요..
- P137

세계적으로 눈을 돌려보아도 우리처럼 과도하게 우편향된 정치 지형을 가진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대부분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의 기형성을모른 채, 우리 정치가 정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모든언론이 거짓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지금 보수와진보가 서로 경쟁하는 나라가 아닙니다.
이것은 한국의 기득권이 만들어낸 최악의 거짓말입니다. 사실해방 이후 한 번도 보수와 진보가 경쟁한 적이 없습니다. 지금 한국의 정치 지형은 ‘보수‘와 ‘진보‘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수구와 보수가 손을 잡고 권력을 분점해 온 구도입니다. 저는 이것을수구-보수 과두지배(oligarchy)‘라고 부릅니다.
- P172

이러한 우편향된 지형에서 수구와 보수가 선거법을 매개로과두 지배하는 것이 한국의 정치 현실입니다. 한국이 수차례의민주 혁명에도 불구하고, 두 차례의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욱더 지옥이 되어가는 이유는 이러한 구조적인 결함에 있습니다. 민주화가 되어도, 정권 교체가 이루어져도 이 나라는 변하지 않는구나, 이 점을 이제는 국민들이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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