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체적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음..... 짧다.(일단 두께는 논외다)

일단 키가 짧고, 당연하게 붙어있는 모든 기관들이 짧다.

 

나의 지인은 심심하면

"짧은 다리로 뽈뽈거리고 다닌다고 고생많다"라고 놀린다.

 

하지만 나 자신에 대한 무한긍정모드를 장착한 나에게 나의 짧음은 별 문제가 안된다.

동굴탐사 여행때 긴 인간들이 동굴 천장에 머리를 부딪힐때마다 비명을 지를 때 나는 여유있게 오리 걸음으로도 유유자적할 수 있음을 자랑한다.

높은 곳에 물건 올리고 내릴 때 힘들지 않냐고?

아니 그걸 내가 왜하냐고.

직장이든 집이든 나보다 긴 인간들이 주변에 널렸는데....

나의 짧음은 힘든 일을 피하고 우아한 포즈를 유지할 수 있는 아주 그럴듯한 이유가 되어 준다.

 

그런 나에게도 나의 짧음이 불만인 구석이 딱 하나 있으니 그것은 바로 손가락이다.

내가 피아노를 칠 것도 아니고 왜 손가락 짧은게 불만일까?

최근까지는 손가락이 짧아 불만인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예쁘게 두꺼운 반지를 못낀다는 것!

반지는 가는 것보다 폭이 넓은게 디자인 예쁜게 훨씬 많은데(물론 내 생각이지만), 그걸 끼면 난 손가락이 반토막이 나버리는 거다. 아! 내 손가락 어디갔어?

하지만 이건 뭐 안끼고 말지 하면 끝난다.

나에 대한 무한 긍정과 함께 포기가 빠른 것도 저 무한긍정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아 그런데 정말 생각도 못한 곳에서 나의 짧은 손가락이 한탄스러워지는 순간이 도래한다.

바로 알라딘 서재를 다시 시작해볼까 하고 들어온 순간 발견한 북플.

그래 컴퓨터 켜는 것도 귀찮은 나에게 딱이야 하면서 북플을 시작하고, 그리고 신기원을 발견했따.

바로 바로 밑줄 긋기 기능!

예전에는 타자치는게 귀찮아서 밑줄 긋기 패스했는데, 이건 사진찍고 캡처해서 텍스트 변환만 누르면 밑줄긋기 완성이라니...

리뷰 쓸 때 최고겠다! 

역시 세상은 부지런히 배워야 해하면서 열심히 밑줄긋기에 매진하고픈데 아뿔싸!

 

손가락이 너무 짧다.

한 손으로 책을 지탱하고, 나머지 한 손으로 핸드폰의 카메라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안 눌러진다. 손가락이 1mm가 모자라서..... ㅠ.ㅠ

덕분에 밑줄긋기는 항상 낑낑거리며 발가락까지 동원하는 고군분투 노동이 되버리네.

손가락 늘리기 운동같은 건 어디 없나 찾아봤지만 없다. 그렇다고 팔이 3개가 되는 방법도 없다.

손가락 늘려달라고 성형외과 찾아가면 인터넷 웃기는 게시판에 등장할 것 같아.

 

손가락이 짧아서 슬픈 북플러여! 바람돌이여!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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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0-08-18 0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짧아요. 아니, 아담해요 ㅋㅋ

바람돌이 2020-08-18 09:35   좋아요 0 | URL
손가락이 아담한 우리. 조금 불편하지만 까짓거 발갈락도 좀 쓰죠 뭐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