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타인에 대한 공포가 밝음과 선함을 압도하고 흩어놓고 결국 사살해버렸다. 밝음과 선함은 다른 모습으로 위장하고 나타났다. 일체성, 반짝임, 동생, 동생의 모습으로도 왔다.
그러니까 동생이 자기 안에 들어왔다는 말이었다. 그러면말이 된다. 알약소녀는 동생이 자기 안에 들어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따라서 동생은 죽어야 했다.  - P378

바닥을 밟고 있는데도 떠다니는 기분인 한편으로 내가 달리 행동했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테니 나에게는 분노할 권리가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이러이러하는 대신 저러저러했다면, 거기 가는 대신 저기 갔다면, 이렇게 말하지 말고 저렇게 말했다면, 다르게 생겼다면, 그날 『아이반호」를들고 길에 나다니지 않았다면, 그날밤에도 그주에도 지난두달 동안 어느 날에도 밖에 나가지 않았다면 그가 나를 보고 욕망할일도 없었을텐데. - P4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