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루퍼스에게 최악의 수호자였다. 흑인을 열등한 인간으로보는 사회에서 흑인으로서 그를 지켜야 했고, 여자를 영원히자라지 못하는 어린아이로 여기는 사회에서 여자로서 그를 지켜야 했다. 내 몸 하나 지키기도 벅찬 곳에서 말이다.  - P124

어떻게 케빈과 내가 이 시대에 수월하게 끼어들어갔는지 알것 같았다. 우리는 정말로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우리는 쇼를 바라보는 관찰자였다. 우리는 우리를 둘러싸고일어나는 역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배우였다.
집에 갈 날을 기다리는 동안에 그들과 비슷한 척하면서 주위 사람들을 만족시키고 있을 뿐이었다. - P184

"그래, 한 번도 너무 많지. 하지만 내가 상상한 모습은 아니야, 감독관도 없고, 사람들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일을 시키지도 않고…….
나는 케빈의 말을 잘랐다. "제대로 된 숙소도 없고, 흙바닥에서 자야하고, 음식은 부족해서 쉴 시간에 텃밭을 가꾸고 세라가 눈감아줄 때 부엌채에서 뭐라도 훔치지 않으면 모조리몸져누울 지경이지. 권리는 하나도 없고 언제든, 아무 이유도없이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가족에게서 떨어져 팔려나갈 수있어. 케빈, 사람들을 때려야만 잔인한 건 아니야."
- P189

"당신은 이 모든 경험을 관찰자로 겪어낼 수 있을지도 몰라.
나도 이해해, 대부분 시간에는 나도 여전히 관찰자니까. 그건보호막이야. 1976년이 1819년에 대한 방패이자 완충재가 되어주는 거야. 하지만 가끔은, 저 아이들의 놀이를 볼 때 같은순간에는 나도 거리를 유지 못 하겠어. 1819년에 완전히 끌려들어가버리는데,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그래도뭔가 하기는 해야 해. 난 그걸 알아."
- P190

나는 눈을 감고, 마음의 눈으로 노예상인 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을 다시 보았다. "그래서 수월하다는 사실이 무섭게 느껴졌구나. 이제 이유를 알았어."
"무슨 말이야?"
"수월함 말이야. 우리나, 아이들이나… 노예제도를 받아들이도록 훈련시키기가 얼마나 수월한지 전에는 몰랐어."
- P191

내가 받은 교육이나 미래의 지식들은 탈출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면 해리엇 터브먼이라는문맹의 도망노예가 이 카운티에 열아홉 번을 드나들면서300명의 도망자를 자유로 이끌 것이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을까? 왜 아직도 목숨을 구해준 보답으로 나를 죽일 뻔한 남자의 노예로 남아 있을까? 왜 그러고도 또 채찍질을 당했을까?
그리고 왜……… 왜 나는 지금 이렇게 겁을 먹었을까. 왜 조만간다시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속이 울렁거릴 만큼 겁이날까?
- P342

나는 내가 용기를 잃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 전에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 그는 이웃들에게, 순찰대원들에게, 어쩌면 이 지역에 존재하는 경찰 조직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나에게 무슨 일이든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었고, 나는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없었다. 전혀 없었다.
- P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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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08-12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다 읽으셨어요? 빠름빠름빠름~~ ^^;
저 이 책 보관함에 있는데 아는 분의 리뷰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때요? 추천하시렵니까?ㅎㅎ

바람돌이 2020-08-12 09:52   좋아요 1 | URL
책이 어렵거나 막히는데 없이 술술 넘어가요. ㅎㅎ 저는 지금 이 작가의 책을 더 찾아서 읽어야겠다 하고 있으니까 추천입니다.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는 사실 너무 식상할정도로 많잖아요. 근데 이 책은 보통의 타임스립이라는 소재가 쓰이는 방식을 전혀 따르지 않고 리얼리티의 강화에 써먹다는게 신선했어요. 흑인 여성이 보는 노예제의 문제. 뻔히 알만한 주제지만 그걸 풀어가는 이야기의 방식이 흥미진진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