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무엇이 다가올지 무엇이 변화할지 모를 때 인간은 불안을 느낀다. 그 많은 개혁과 혁명의 순간에 급진적 개혁의 발목을 붙잡는 것은 항상 이 불안이었다.
지금 우리 삶의 양태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것이 무엇일지에 대해서는 아직 불투명하다. 코로나의 불안은 그 자체로부터도 오지만, 앞으로 나의 삶이 어떻게 될것이며 어떻게 해야하는가를 모르는것에서도 온다.

이 전염병은 과도하게 나를 지배하는 것 같다. 요즘나는 어지간히 건강 염려증 환자가 되었다. 이틀에 한 번씩 밤마다 아내에게 이마를 짚어달라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다. 나는 병에 걸릴까봐 겁나는 게 아니다. 그러면 무얼 걱정하냐고? 감염이 바꿀 수 있는 모든 것. 내가 알고 있는 문명의 구조가 엉성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 모든 게 초기화되는 것이 두렵지만, 그 반대로 아무 변화없이 이 불안이 지나가는 것도 염려스럽다. - P25

그러나 전염의 시대에는 우리가 무엇을 실제로 기대해도 되고 기대하면 안 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무작정 최선의 것을 바라는 것과 적절한 선에서 기대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불가능하거나 매우 불확실한 것을 기대한다면 거듭되는 실망에 빠질 것이다. 현재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허황된 마술적 사고는 우리를 더 고통스럽게 할뿐이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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