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많은 연구는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쑥과 마늘의 의미를통과의례, 빛과 하늘의 신화, 곰과 호랑이의 토템 등 다양하게 해석해왔다. 그런데 단군신화의 진짜 의의는 바로 유라시아의 보편성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핀란드에서 태평양 연안의 캄차카까지 곰과 관련된 신화가 없는 부족은 없다. 그리고 이 모든 지역에서는 기나긴 겨울을 지나 등장하는 알싸한 곰마늘의 향을 느낄 수 있다. 어쩌면 곰마늘의 맛과 향에서 단군신화에서 잊혀진 또 다른 이야기를 밝힐 수 있을 것이다.
- P139

구제발굴은 건물이나 도로를 만드는 과정에서 땅속에 있는 유적이 불가피하게 파괴될 때 공사에 앞서 미리 유적을 발굴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건설 공사가 많아지면서 한국에서는 전제 발굴의95% 이상이 구제발굴이다. 정말 중요한 유적이라면 아예 공사가중단되거나 유적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발굴이 끝나면 건물들이 들어서고 영영 그 자취를 찾을 수 없게 된다.
- P194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후 1954년에 세계 각국은 전쟁으로부터문화재를 보호하는 취지에서 헤이그 문화재보호조약을 체결했다.
전쟁으로 다른 나라를 침략해도 그 나라의 문화재를 불법으로 없애거나 약탈할 수 없다는 것이 골자였다. 이는 유럽의 열강들이 경쟁적으로 상대국의 문화재를 폭격하고 약탈했던 것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문화재 약탈의 한쪽 측면만 본것이다. 서구 열강은 그때까지 전쟁과 침략을 통해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나라들에서 약탈한 문화재에 대해 어떠한 보상이나 대책도내놓지 않았던 것이다. 다시 말해 이미 유물을 빼앗긴 나라들은 상대국이 동의하지 않으면 그 유물을 반환 받을 수 없다는 뜻이 된다.
가능성이 낮은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만약 이집트가 영국을 침략해서 승리했더라도 영국의 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는 피라미드의 유물이나 미라에는 손을 댈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듯 전쟁의 참상을 겪으면서 대안으로 제시된 헤이그 조약이지만, 실제로는 제1, 2차 세계대전에서 열강들이 약탈한 문화재를돌려주지 않아도 되는 근거가 되었다. 즉 헤이그조약은 국제사회에서 약탈된 문화재를 반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버린셈이다. 실제로 세계대전이 끝나고 식민지 국가들은 대부분 독립했지만, 문화재의 제대로 된 반환은 거의 없었다.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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