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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관 교수의 Let's go! 지리여행
박종관 지음 / 지오북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옛날 옛적에 유홍준씨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써서 전국에 답사열풍을 일으켰다.
그게 한때의 유행으로 그치지 않고 꽤 많은 사람에게 퍼져 이제는 답사지에 가면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또 동호회 활동같은걸 통해서 만만찮은 내공을 보이는 사람들도 어렵잖게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어딘가에 가서 만나는게 문화유산만은 아니지 않는가?
주변에 널려있는 돌이며 강이며 이런 것들도 역시 우리가 숱하게 만나는 것들이다.
그럼에도 그 경관에 감탄은 할망정 그것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아보고자 하는 생각은 별로 안한다.
그건 문화재와는 달리 자연경관은 그냥 보는것만으로도 누구나 그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직관으로 알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는만큼 보인다는건 여기에도 적용되지 않을까?
모르면 그냥 지나칠 것도 알게되면 더 잘보이는건 당연한 얘기일테니....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참 재미있는 책이다.
유홍준씨만큼의 글발을 자랑하지는 않는다.
아니 거기에 미치기에는 저자의 글쓰는 솜씨는 너무 평범하다.
하지만 학자답게 꼼꼼하게 우리 땅 곳곳의 모습을 짚어나가는 모습이 미덥다.
또한 되도록 쉽게 쓰기위해서 아주 많이 노력한 모습은 저자의 성실성과 열의를 느끼게 한다.
그리고 먼 곳의 얘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의 풍경들을 담아냄으로써 누구나 그냥 지나쳤던 것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우리 땅의 산과 하천, 바다, 석회암지형, 화산지형들을 어떤 책보다도 쉽게 설명해낸다.
지리라는것이 자연과학적인 지식을 많이 요하기에 다른 책들이 용어가 너무 어렵고 전문적인 용어들을 구사함으로써 접근을 막던 것과는 천지차이다.
고등학생 정도만 되면 쉽게 이해하고 읽어낼 수 있는 책이다.
또한 풍부한 사진 자료 역시 적재적소에 잘 배치돼 있고 사진의 설명또한 알차다.
이 정도의 지리책이면 많은 사람들이 읽어줬으면 좋겠는데 많이 팔리는지는 모르겠다.
앞으로 여행을 갈때면 아마도 이 책을 끼고 가지 싶다.
문화유산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아이들에게 돌 하나 강물 한줄기의 역사를 얘기해 주는 재미도 만만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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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별 하나를 뺀건 사실 이 책의 한계라기 보다는 우리나라 지리 용어의 문제점일 것 같다.
어려운 용어들을 따로 떼내서 옆에서 설명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무수한 한자어들과 외래어들이 이해하기에 쉽지만은 않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