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자들의 노력과 일반 관광객의 기대는 사뭇 상충된다. 관광객들은 좋은 그림만을 원한다. 20세기에 살고 있는 그들은 온갖 문명의 이기를 동원하여 편리하고 한가하게 앙코르까지 여행을 와서 1860년 앙코르를 발견한 앙리 무오가 느꼈을 감탄과 경이로움을 체험하고자 한다. 이들은 시대착오적인 개인주의에 사로잡혀 있다. 그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은 장쾌한 효과가 있는 낭만적인 풍경, 거대한 나무뿌리가 유적을 반쯤 삼키고 있는 폐허다.'(151쪽)

이 책의 저자의 말은 아니고 앙코르 왓트의 완전한 해체 복원을 주장했던 고고학자 모리스 글레즈의 연설문 중 일부란다.
결과는 일부는 해체복원하고 일부는 즉, 영화 <툼 레이더>를 찍었던 따 쁘롬 사원 같은 것은 정글의 나무들이 뒤엉킨 그대로 유지하고 하는 식의 절충으로 갔단다.

근데 읽으면서 뜨끔하다.
온갖 문명의 이기를 동원해 지 몸 하나는 편리함을 하나도 포기하지 않으면서 얼토당토않은걸 요구하는 관광객이라니......
지금 앙코르 와트에 필 꽂혀있는 나를 딱 정확하게 지칭하는 말이 아닌가?

이렇게 나를 객관화 시켜 보는 눈은 불편하다.
나의 치부를 들킨 듯 부끄럽고 괜히 화끈거린다.

좀더 몸과 마음을 낮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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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12-11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앙코르에 필 꽂혀있는 거랑 부끄러움을 느끼는 거랑,, 저도 꼭 같으네요..

sooninara 2006-12-11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들 안그러겠어요? 관광하러가면 편하게 놀다 오길 바라게 돼죠.
백제의 수도다 아니다 하면서 싸우는 몽촌토성쪽 보면...사유재산과 공공의 이익에서 저도 재산권이 침해 당한다면 싫을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ㅠ.ㅠ

바람돌이 2006-12-12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님도 그러세요? ^^;;
수니나라님/몽촌토성과 같은 경우 개인의 재산권은 국가가 보장해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전과 유물보존을 생각해야지요.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면서 국가가 보전해주지도 않으면서 무조건 대의를 위해 너 희생하라 할 수는 없지 않겠어요. 그리고 가끔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무조건적으로 어깃장을 놓는 경우도 있죠. 그런 경우도 설득을 해야죠. ^^;;

2006-12-12 1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6-12-12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인님/넵! 알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