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민당 한계 넘으려는 독일좌파의 정치실험
독일 좌파 대안정당운동, 구호보다는 내용이 문제

 

최재한 ajhberlin@freechal.com

 

   
▲ 연이은 선거 참패와 지지율 하락으로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는 슈뢰더 총리
2002년 총선에서 간발의 차(3석)로 재집권에 성공한 독일 사민당(SPD)이 2차 대전 이후 최저의 지지율로 홍역을 앓고 있다. 총선 이후, 각종 선거에서 연전연패하던 사민당은 지난 6월 13일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21.5% 득표에 그쳤고, 특히 최초 창당 지역인 아이제나하가 있는 튀링엔 주의회 선거에서는 구동독공산당의 후신인 민사당(PDS•26%)에도 뒤진 14.5% 득표로 제3당 신세로 전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물론 43%라는 낮은 투표율을 보인 유럽의회 선거의 결과가 2006년 차기 총선의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분명하게 드러난 사실은 사민당 지지자 상당수가 녹색당이나 민사당 지지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녹색당의 경우, 베를린(22.7%)/프랑크푸르트(25%)/뮌헨(23.3%) 등 대도시에서 학생과 지식인 그리고 공무원의 지지를 등에 업고 사민당을 추월했다. 한편, 지난 총선에서 5% 득표에 실패해 중앙정치무대에서 사라졌던 민사당은 구동독지역의 사민당 이탈세력을 끌어안고 부활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사실 사민당의 지지율 하락은 우경화된 개혁프로그램인 '아겐다2010'과 함께 시작됐다. 국민들 대부분은 사민당이 140년 간 지켜오던 '사회적 정의(soziale Gerechtigkeit)'라는 가치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사회적 국가(Sozialstaat)'의 기반을 흔드는 개혁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이런 국민들의 집권당에 대한 불만과 미래에 대한 불안은 7월 초 제1공영방송(ARD)이 실시한 가상총선 여론조사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사민당의 정당지지율은 23%에 불과해, 야당인 기민(CDU)/기사(CSU)연합이 얻은 45%의 절반 수준이었다.

역설적으로 더욱 보수적인 당론의 야당이 사민당 개혁정책이 불러온 국민적 저항의 반사이익을 최대한 누리고 있다. 한편, 독일노총(DGB) 위원장 좀머는 사민당의 노동시장정책인 하르츠법안IV이 "실업자를 지원하기보다는, 그들을 빈민화로 내모는 정책"이라고 노동자•서민의 입장에서 강력하게 비판했다. 따라서 여야가 사회경제정책을 통해 보수적 힘 겨루기를 하는 정치적 상황이 새로운 대안정당운동에 불을 지폈다.

7월 3일 베를린에서는, 90년대 사민당 대표로서 당내 좌파세력을 이끌었던 라퐁텐의 측근들로 구성된 '선거대안2006'과 노조활동가, 반세계화 운동세력들이 중심이 된 '이니셔티브 노동과 사회적 정의' 소속 40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한 '선거대안 노동과 사회적 정의'라는 모임이 공식적으로 발족됐다. 이미 전국적으로 70개 지역의 1만 명이 의기투합한 새로운 대안정당운동은 하계휴가가 끝나는 올가을 전국대의원대회를 개최해서 좌파정당의 창당과 내년 5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의회 선거 참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그리고 서진(西進)에 실패하고 있는 민사당과의 관계설정을 위해서 프로그램 논의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대안정치운동은 사회적 저항의 일환으로 기존 정치권에 대해 우선 4가지 항목을 요구하고 있다. ◇하르츠법안IV 철회. ◇노동시간연장 철회. ◇사회적 국가의 보장과 혁신. ◇부유세 도입. 그들은 실업수당/사회부조의 삭감과 노동시간연장(주당 35시간→40시간)을 반대하고, 사회적 국가로서 양질의 교육과 의료체계를 보장하기 위해서 자산세를 재도입하고 최고세를 47%로 인상하는 등 부유층이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이 발기인 상당수가 노조관계자인 대안정당의 좌파적 요구들은, 계급의식으로 잘 무장된 조직 노동자들에게 상당한 유인효과를 거둘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조직화되지 않은 하층계급들 상당수도 지난 6월 선거에 대거 불참여했고, 좌파적 포퓰리즘 선동에 이끌릴 가능성이 높은 집단이기에 대안정당의 주된 공략대상이다. 제1공영방송의 "새로운 좌파정당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6%는 확실히 지지할 것이고, 37%는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응답했다. 사민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질문했을 경우, 그 답변이 각각 9%와 49%에 달했다. 그리고 젊은층, 노동자, 실업자를 대상으로 설문했을 때, 그 잠재적 지지율은 더욱 높아진다. 정당전문가인 발터교수(괴팅엔대학)는 라퐁텐(전사민당대표)이나 기지(전민사당대표) 같은 좌파적 명성이 높은 인사들이 참여하고, 몇 가지 쟁점에 대한 구체적 대안만 제시한다면 새로운 대안정당이 비례대표를 배분받을 수 있는 5%조항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나아가 그는 만일 서독지역에서 집권여당에 실망해서 선거불참을 결정한 절대다수를 투표장으로 동원한다면, 10% 지지율의 상당한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이런 좌파 대안정당운동에 대해 여야 모두 한 목소리로 비난하고 나섰다. 먼저 야당인 기사연 사무총장 죄더는 "현재 독일에 필요한 것이 경제적 실상도 파악하지 못한 또 하나의 좌파정당이 아니다. 그 존재는 독일을 더욱 괴롭힐 것이고, 실망스런 반쪽짜리 공산주의자나 노조관계자가 더 이상 잠재적인 세력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그들의 비현실성을 꼬집었다. 그리고 여당인 사민당 지도부는 '사생아'라는 극언까지 서슴지 않으며, 일단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것으로 애써 평가절하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지구당위원장 샤르타우는 노조를 향해 야당의 정권탈환이 노동자들에게 재앙이기에 사민당과의 협력이 필연적이며, 당장 신당 창당에서 손을 뗄 것을 호소했다. 한편 부대표 폭트는 "베를리너 차이퉁(BZ)"과 가진 인터뷰에서, 대안정당운동에 참가하는 당원들을 모두 출당조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내부단속에 골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내부단속에도 불구하고 당내 좌파세력의 합류로 대안정당운동이 탄력을 받게되면 사민당은 비상사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슈뢰더 총리의 스타일로 봐서, 좌파 대안정당세력들에게 무릎을 꿇을 것 같지는 않다.

이미 오래 전부터 슈뢰더 총리는 독일의 사회적 국가가 현재 모습으로는 더 이상 작동할 수 없다며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지지율 급락을 '고통스러운 수치'로 표현하면서도, '아겐다2010'의 성공을 확신하면서 계속적으로 추진할 뜻을 피력했다. 오히려 그는 슈피겔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노조는 내용적으로 아무 것도 제시하지 못하는 서비스공공노조 위원장 브지르스케 같은 사람이 노조전략을 수립해야 하는지를 반문해 봐야한다"면서 그간 개혁정책에 딴지를 걸었던 노조지도부를 겨냥해 포문을 열었다. 이에 노동계는 발끈해서 새로운 대안정당운동에 적극 참가하자는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다. 이런 갈등을 무마하기 위해서 사민당내 노동블록은 개혁정책에 대한 노조의 우려를 우선적으로 받아들여야 하고, 당과의 이해관계에서 노조가 제1선에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당지도부에 호소했다.

올가을 브란덴부르크, 자란트, 작센을 시작으로 쉴레스비히홀스텐 그리고 내년 5월 사민당의 텃밭이자 최대인구 지역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에서 연이어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만일 여기서 연합세력에게 모두 패한다면, 사민당은 상원격인 분데스라트의 3분의 2라는 절대의석을 야당에게 내주게 된다. 따라서 야당은 예산안 심의를 포함해서 여당이 제출하는 모든 법안들을 거부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사민당은 정권의 정당성마저 위협받아, 야당에 의해 점차 가시화되는 조기총선이라는 국민적 압력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월 사민당 대표가 된 뮌터페링은 "가재는 게편"이라는 논리로 좌파세력들의 반란을 무마할 수 있다고 희망할런지 모른다. "노동운동은 단지 사민당과 노조가 어깨 걸고 나갈 때 성공할 수 있다"며 사민당으로 뭉쳐야하는 당위성을 역설한 그의 좌파적 레토릭만으로는 추락하는 사민당 지지율의 반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45년 전 사민주의자들은 소위 '고데스베르크 강령'을 채택해서, 주요 생산수단의 사회화라는 목적을 포기하고 '사회적 시장경제'를 껴안았다. 이때부터 사민당은 사회주의적 목적과 맑스주의적 사상을 버리고 대중정당으로 탈바꿈했다. 새로운 대안정당운동도 단순히 '아겐다2010'을 보이콧하는 차원을 벗어나,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어떻게 채워나갈지가 관건이다. 만일 대중의 정서에만 호소하고 슬로건성 구호나 남발하는 우파적 포퓰리즘을 답습한다면, 새로운 대안정당운동도 자본주의의 극복은커녕 개조도 불가능한 정치적 깃발 꽂기에 불과할 것이다. 독일 정당사가 새롭게 서술될 지 여부는 조만간 그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의문사위 '색깔 공세'에 인권단체 반격

인권단체 "과거사 진상규명 노력 자체를 무력화시키려 해"

 

  보수언론들이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한상범) 조사관의 과거 전력을 들추며 이념공세를 전면적으로 펼치는 데 대해 인권단체들이 반격에 나섰다.
  
  조선일보, 사설-기사 통해 의문사위 맹성토
  
  조선일보는 16일자 신문에서 '의문사위 간첩·사노맹 출신 조사관, 군 사령관·전 국방 등 수십면 조사'란 제하의 기사를 1면 톱으로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기사에서 "의문사위 조사관 2명이 각각 간첩죄로 4년간 복역한 전력과 남한사회주의노동자연맹(사노맹) 출신으로 8년간 복역했다"며 "이들은 사면·복권을 받아 조사활동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 뒤늦게 이런 전력을 알게 된 전·현직 군 고위관계자들이 비애를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또 '간첩 출신이 민주화 의문사 조사해왔나'란 제하의 사설을 통해 이 사건을 재차 강조했다.
  
  사설은 "의문사위가 간첩죄 등으로 실형을 살았던 3명을 직원으로 채용해 '조사관'으로 활동하게 한 사실이 밝혀졌다"며 "과거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의문사를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의문사위에 왜 간첩 출신이 조사관으로 활동해야 하는지 도무지 그 까닭을 이해할 수 없다. 법률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해서 누구나 아무 자리에서나 앉을 수 있는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사설은 "순수하게 민주화 운동을 했던 사람들도 많은데 의문사위가 굳이 간첩 출신이나 반국가단체에서 활동한 사람을 채용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의문사위의 정체성과 활동 목적에 대한 의혹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형을 살고 전향했다고 하더라도...의문사위 신뢰성이 떨어진다" 맹공
  
  15일 가장 먼저 이 문제를 제기했던 중앙일보도 의문사위를 맹성토하고 나섰다.
  
  중앙일보는 16일자 '간첩 전력 조사관이 국방부를 조사하니...' 제하의 사설에서 "조사관 가운데 간첩죄와 반국가단체 가입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들이 포함돼 있다"며 "의문사위에 이런 인물들이 포진해 있다는 사실은 의문사위의 정체성을 더욱 의심스럽게 한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이어 "간첩이라도 형을 살고 전향했다면 어떤 분야에서도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자유롭게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면서도 "이들이 아무리 공정하게 의문사를 조사했다 하더라도 객관성과 엄정성을 인정받기 어렵고 신뢰성도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문사위 조사관 과거 전력 이미 알고서도 새로운 것처럼 채색
  
  하지만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이같은 주장과 보도태도는 여러 가지 면에서 문제를 안고 있다.
  
  일단 의문사위 조사관들 중 일부가 과거 간첩죄와 반국가단체 가입 등으로 실형을 살았다는 사실은 이미 수년 전에 밝혀진 사실이다.
  
  중앙일보의 경우 2002년 1월19일자 '이름값도 못하고 간판 뗄 판-헛도는 국민의 정부 위원회들'이란 제하의 기사에서 "의문사위 조사팀에는 과거 사노맹 등 반정부 단체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이 기무사·국정원·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파견나온 요원드로가 함께 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사실은 당시 중앙일보뿐 아니라 국내 다수 언론이 보도했던 사항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을 새롭게 확인된 사실로 보도하면서 다시 한 번 의문사위 활동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인권단체, "과거 침묵하며 눈치 보던 일부언론은 뒤늦은 마녀사냥 걷어치워라" 반발
  
  인권운동사랑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5개 인권단체들은 15일 성명을 내고 이들 신문의 여론몰이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일부 언론의 보도에는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이 있던 조사관들이) 의문사위 활동과정에서 무슨 문제가 있었으며 어떤 물의를 일으켰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고 다만 과거전력을 거론할 뿐이다"며 "이런 보도 행태는 의문사위의 강제전향공작에 의해 사망한 장기수의 민주화운동 관련성 인정에 대한 시대착오적인 색깔 덧씌우기에 이은 야만적인 행위"라고 규정했다.
  
  또 이들은 "이들 조사관들은 이미 실정법 위반에 대한 형량을 마치고 사면·복권되었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의문사위에 채용되어 활동해왔다"며 일부 언론들의 보도는 매우 '악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과거 침묵하며 눈치 보던 일부 언론은 뒤늦은 마녀사냥을 걷어치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락/기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의문사위 모델된 남아공 '진실위'는 ...

피해·관련자 참여 중요시, 위원들도 과거 민주인사

 

“진정한 화해는 기억을 되살리려는 노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우리나라 의문사위의 모델이 됐던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의 ‘진실과 화해 위원회’가 내걸었던 슬로건이다. 1995년 7월 출범한 이 위원회는 과거청산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의 기억을 명확히 되살려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일부 조사관들의 전력 문제로 의문사위의 폐지 주장까지 일고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남아프리카에서는 극렬 반정부단체의 지도자가 진실과 화해 위원회의 책임자 자리에 올랐지만 아무런 논란도 일지 않았다. 진실과 화해 위원회 위원장인 투투 성공회 주교는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에 가장 강력하게 저항했던 ‘남아공 민주통일전선체(UDF)’의 핵심 지도자였다.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연구한 김영수 박사(한신대 대학원 정치학과 외래교수)는 “남아공은 역사적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데는 그 사건에 대해 가장 잘 아는 피해자나 참여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봤다”며 “이에 따라 조사관을 공개채용하면서 시국사건 당사자 등 과거 민주화·인권운동의 전력을 당연히 중요하게 취급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또 “투투 주교뿐 아니라 진실과 화해 위원회에는 수많은 과거 반정부 인사들이 참여했다”며 “위원회의 17명 위원 역시 주요 반정부 민주인사들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진실과 화해 위원회에 이런 민간인들만 참여한 것은 아니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은 피해자들에 의한 보복 차원의 조사가 이뤄지는 것을 경계해 조사관의 절반 정도는 정부기관의 조사관들로 채웠다. 남아공이 원한 것은 ‘단죄’가 아니라 역사적 진실을 바탕으로 한 ‘화해’였기 때문이다.

의문사위 관계자는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진실과 화해 위원회의 이런 인적 구성은 우리 의문사위의 인적 구성과 일치한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민·관 합동 방식의 이런 인적 구성도 시비거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수 박사는 “남아공의 역사청산 과정이 세계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피해자인 민간인이 참여한 위원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진실을 규명하려 노력했고, 그 뒤 합의를 바탕으로 사면까지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다만 진실과 화해 위원회의 성공적인 활동은 우리 의문사위와 달리 정부기관까지 조사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댓글(7)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수수께끼 2004-07-17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정부 인사들의 참여는 이해하겠는데 간첩으로 복역했던 사람도 반정부의 범주에 넣을수는 없을것 같습니다. 반정부란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사상을 말하는데 수도권이전 문제나 정치적 쟁점에서의 반대편에 서는것과 간첩을 동일시 한다면....그리고 그들이 직권 남용의 언사를 서슴치 않았다면 조금은 자중하고 반성을 해야할텐데 그렇지 못한 세태가 한심스럽고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문사위의 활동에 대하여 무관심한것이 아닌가 합니다.
여기서 밝히기는 곤란한 이야기지만 분명한 자살임에도 타살로 몰고가는 일이 있었던지라...그들의 조사 행태는 이상하게도 의문에서 출발하여 과정을 검증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결론을 설정해 두고 그 결론에 맞춰서 모든것을 몰고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살임에도 결론을 타살로 정해놓고 모든 조사의 시각을 타살에 맞추니 주변 관련자들에게 엄청난 피로와 강압감을 가져 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요리조리 짜 맞춘것이 자신들의 결론과 부합될 경우에는 그 부합된 결론의 타당성을 재검하는것이 아니라 한껀 했다는 승리감에 도취되어버리고 맙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강 건너 불보듯 하는 일이지만 직접 그들의 행태를 겪지 못하신분들은 이해하지 못하실 것입니다. 대통령직속기관의 위세가 서민보다 월등하다는것을 실감할 수 있는게 참여정부라는 이름하에 그들의 행태로써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여정부는 서민들이 보편적 사고로 개혁을 추구하는 모임인줄 알았는데 보이지 않는 권력이라는 알통에 힘을 잔뜩 주고 알통이 튀어나오는 것을 자랑하는것 같았습니다.

balmas 2004-07-18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수께끼 님이 오랜만에 긴 댓글을 남겨주셨군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첫째, 간첩으로 복역했던 사람이 의문사위 같은 기구에 참여할 수 있느냐라고 물으셨습니다. 그런데, 일단 사실 관계가 정확히 밝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사자는 공안기관의 조작극이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고, 프락치가 개입했다는 점을 당시의 안기부가 시인한 마당에 계속 "그는 어쨌든 간첩이었다"고 말하는 것은 부당하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설령 그가 간첩이었다 하더라도, 간접활동에 대한 법적 처벌을 모두 받았고 사면,복권까지 된 마당에, 과거의 전력을 계속 문제삼는 것은 여러모로 문제가 있는 태도가 아닌가 합니다. 수구언론, 특히 중앙일보의 경우 몇면씩 할애해가면서 이 점을 계속 선동하고 있지만, 제가 보기에 이는 전형적인 매카시즘적 태도가 아닌가 합니다. 만약 그가 지금도 간첩활동을 하고 있다면, 그건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또는 자신의 과거 활동과 관련하여 매우 불편부당한 일처리를 하고 있다면, 그것 역시 정확한 조사와 재평가를 받아야겠지요.

하지만 현재 수구언론에서 연일 떠들어대는 소리는 "의문사위 조사관 K 등은 과거에 간첩이었다(하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조작의 혐의가 짙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의문사위에서 일을 하느냐, 이는 국기를 흔드는 행위다"라는 조잡하고 위험한 수구적 논리를 과장하고 확대해서 되풀이하는 데 불과합니다.

따라서 과거에 간첩이었는지 여부가 전혀 불확실하고(오히려 조작의 혐의가 짙고), 그 이후 형기를 치르고 사면, 복권된 상태에서, 의문사위에 들어갈 때 철저한 신원조회를 거쳤고, 공개적으로 별 문제 없이 의문사위에서 활동을 해온 사람에 대해, 현재의 수구언론들이 하는 행태는 "한번 간첩은 영원한 간첩이다"라는 저주의 낙인을 찍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봅니다. 매우 불확실한 과거의 전력을 갖고 이처럼 요란을 떠는 마당에 앞으로 닥쳐올 통일은 어떻게 대비하고 계획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따름입니다.

둘째, 수수께끼 님이 개인적으로 겪으신 일인지 모르겠는데, 의문사위 조사관들의 부당한 조사활동에 관해 말씀하셨습니다. 이 문제는 제가 잘 알지 못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섣불리 이러쿵저러쿵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만약 조사관들의 활동에 부당한 점들이 있었다면, 자체 조사를 하든, 감사원에서 조사를 하든 분명히 밝혀내고, 이런 일들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겠지요. 그러니 이 문제에 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공정한 조사가 이루어진 다음에 말할 수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현재 수구언론들에서 하는 짓거리들은 이런 점을 꼼꼼하게 따지는 것이라기보다는, 오로지 "나라 무너진다, 간첩 잡아라!" 식의 선동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이는 결국, 사회의 민주화가 진척되면서 친일행적을 비롯한 불행한 과거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평가의 요구가 더 높아지고, 평화개혁의 분위기도 고양되는 것에 위기의식을 느낀 수구세력들의 저열한 선동에 불과하다고 볼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비로그인 2004-07-18 0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첩이라는 말이 불러일으키는 공포가 여전히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정말이지 간첩이란 게 뭔지 조금은 냉정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영어로는 스파이로 번역할 수 있을 텐데, 사실 미국의 CIA라든가 하는 데서 일했던 경력이 있는 사람들은 거의 다 이런 종류의 일과 직간접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게 어쨌단 말인가라고 말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문제를 확대시킨다면 민족이란 무엇이고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까지도 나아가겠지만 적어도 분단이라는 특수한 우리의 상황을 감안한다면 결국 문제는 반공이데올로기를 어떻게 보느냐가 결정적인 지점이 아닐까요? 스파이라고? 그래서 뭐가 어쨌는데? 스파이면 고문하고 사형시켜도 되나? 스파이는 정치적이고 사상적인 자유를 누릴 수가 없나? 간첩은 인간이 아닌가? 간첩은 시민의 범주에서 제외시킬 수 있고 시켜야 하나? 사실 반공이데올로기에서 조금만 벗어나서 본다면 이런 논의는 정말이지 웃기지도 않는 해프닝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수수께끼 2004-07-18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작행위 여부에 대해서는 저는 상당히 부정적입니다. 왜냐하면 정권의 색깔에 따라 깃점으로 삼을 당시와는 가치관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갈릴레오가 지동설로 곤혹을 치른것과 다를것이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유야 어디에 있건 의문사위라는 성격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백설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없기에 다양한 계층에서 참여하는것은 바람직합니다만,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고의 색깔이 달라졌다고 해서 대통령직속의 권력이 실린 기관에 신분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님의 말씀처럼 죄가 어떠하든 그 죄에 대한 정당한 댓가를 치르고 출옥을 했고, 본인이 나름대로의 반성을 하였는가에 대한 검증은 지금의 잣대로 재어서는 정확성을 기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님이 말씀하신 수구언론(이 말도 사실은 언론사에 반하는 사고를 가진 사람들의 호칭이기에 마땅치는 않습니다만)과 같은 구태한 사고는 아닙니다. 그만한 능력이 있다면 당연히 의문사위가 아니라 대통령이라도 될 수 있는 자격이 있으니까요. 문제는 의문사위라는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는 지위에 있음을 감안한다면 안된다는 말보다는 좀 더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는 말씀입니다. 이러한 점은 현 정부를 좌경정부로 보는 외국의 판단과도 연관이 되는데 모든 위원에 대해 검증 자체는 필요했던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간첩에 대해 이데올로기적인 측면만을 말씀하셨는데, 현재 우리의 입장은 대부분 이데올로기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로버트 Kim의 경우처럼 단순한 이념의 상이성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국익에 반하는 행위를 할 경우가 바로 간첩죄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간첩죄는 크게 3가지로 나뉘어지고 있습니다만, 이에 대한것은 법률적 문제이므로 여기서는 논하지 않겠습니다. 당시의 국가의 의지나 국시에 따라 정해진 법이 다소 개인적으로는 맞지 않을수도 있겠으나 법치국가에서의 법의 집행은 당시의 실정법에 따르고 있음을 주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의문사위의 초법적 행태는 차후 밝혀지게 될 것이니 이 문제는 님의 말씀처럼 조금 더 두고 관망을 해야 할 사항입니다만, 이미 밝혔듯이 여기에 정확하게 언급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음을 말씀드리며 양해를 바랍니다.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말씀은 군내에서 발생되는 의문사에 대하여는 밖에서 생각하듯 감싸는 분위기가 절대 아니라는 것입니다. 군내에서 발생하는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군형법을 적용받게 되는데 이 법을 적용하는 군 관련자들은 일반 사회에서 법을 적용하는것 보다 훨씬 양형기준을 높게 잡고 있다는 것이며, 한번 인사사고가 발생하면 적어도 인근의 많은 인원들이 사건을 인지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이러한 사항은 그 사건이 의문사라고 설정이 되면 무수히 많은 목격자가 나선다는 것입니다. 그 목격자는 군에서 입을 봉하도록 했다한들 지켜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아마 님께서도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군내에서 일어나는 자살사고나 사망사고는 군 부대로서는 엄청난 부담이며 사기 저하의 큰 요인이 됩니다. 군이 사기를 먹고 사는 집단이라고들 하는데 단 한건의 사고라도 해당군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은 생각보다 훨씬 크고 심각하답니다. 멀쩡한 아들을 군에 보냈는데 어느날 싸늘한 주검으로 변했다면 가족은 어떤 마음이겠습니까? 군내의 사망사고는 주로 고참병의 강요된 기합이나 구타로 인한 군생활 염증, 애인문제및 입대전의 가정문제입니다. 집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음에도 말을 안했다뿐이지 한창 민감한 시기의 젊은이들은 의외의 많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군에서도 젊은 청년들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하여 입대를 하였기에 부모를 대신한 관리자로서의 소임을 충실히 하기 위하여 수없이 많은 제도와 교육 등으로 인격 도야의 도장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개인적 문제로 인한 분명한 자살임에도 가족의 진정에 의하여 타살이라는 설정하에 관련자의 진술이 아니라 범죄자요 피의자를 다루듯 한다는 것입니다. 그 다구침이 얼마나 집요한지 정말 할복이라도 해서 아니라는 것을 밝히고 싶다는 것이 대부분의 조사를 받은 사람들의 입장입니다. 조사위원들은 군내의 모든 사람들이 짜고 감싸려고 한다는 의식이 강해서인지 정말 진실의 내용보다는 자신들의 설정된 결론에 가까운 증언을 듣기를 원한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대통령직속이라는 힘이 실려있어 안하무인격임은 물론이고 초법적인 행동이라도 가능하다는 무서운 사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것은 군이 아무리 폐쇄된 사회라고 하더라도 진실은 항상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 진실은 설령 막강 권력의 의문사위라도 꺾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할것입니다. 오히려 사회범죄라면 그렇게 무거운 형을 받지 않아도 될 군인들이 단지 군인이라는 이유로 중형을 받아야 한다는 점도 상기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 문제는 일반적으로 군을 보는 시각이 왜곡되어 있음에 대한 반론이며 마치도 군이 사고를 은폐하기 위한 집단으로 오해를 받고 있음에 대한 해명이라고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강력하게 아님을 알리고 싶어도 군은 이제 그만한 힘이 없답니다. 법적으로 무력집단이라는 정의속에 있음이 반드시 폭력적임은 아니며, 지금은 전후방이 명확하게 구분이 되어 직업이라는 프로의식속에서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진정 손가락질을 받으며 돌팔매를 당해야 할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balmas 2004-07-18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답글이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하루종일 밥벌이하느라 돌아다니다 보니 이제야 컴퓨터 앞에 앉게 되었습니다.
두 분 글을 보니 이제 남은 건 두 가지 문제인 것 같군요. 도대체 간첩이란 무엇인가? 스파이는 어떤 존재인가?라는 물음이 하나 있고, 의문사위는 의문사위로서의 역할을 다해왔는가? 혹시 부당한 활동을 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그것은 이 정권의 성격(그것이 무엇이든 간에)과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지 않은가?라는 물음이 하나 있습니다.
첫번째 물음은 인권의 관점에서든 시민권의 관점에서든 제기해볼 만하고, 또 제기해봐야 할 물음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면 간첩/스파이이라는 게 초역사적 존재라기보다는 역사적으로 규정된 정체성과 역할을 지니고 있는, 일종의 증상 같은 존재라는 게 밝혀질 수도 있겠지요. 저는 이걸 밝힐 만한 능력은 없습니다만.^^
두번째 물음은, 수수께끼 님 같은 분이 진지하게 제기하실 정도면 어떤 사실적인 근거가 있을 거라고 추측은 됩니다. 하지만 역시 저로서는 알고 있는 게 너무 적은 만큼 뭐라고 딱부러지게 단언할 처지는 아닌 듯합니다.
답글이 좀 빈약한 것 같지만, 오늘은 이걸로 대신 하겠습니다. 혜량하시길 ...^^

비로그인 2004-07-19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긴 코멘트 하나를 실수로 올리기도 전에 지워버렸네요...
하지만 지나치게 흥분한 글을 코멘트로 달 뻔 했습니다.

제 글의 요지는 두 가지였습니다. 수수께끼님의 글이 개인경험상 사실을 근거하기도 했을 테지만, 진지하기도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정말 수수께끼같은 글이었다고 실망스럽다 한탄하는 글이 조금 있었구요... 이게 개인적인 비난은 아니라고 봅니다.

또 하나를 요약하자면,
나는 최근 의문사위의 권한과 위원들에 대한 색깔시비, '간첩'논의를 보며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 냉전적 사고의 고리가 얼마나 끊어내기 힘든 것인가를 다시 한번 느낀다는 것이었으며 그것에 대한 근거로 대충 이런 걸 인용했습니다.

리영희 선생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고위간부에게 한 말을 요약인용해보았습니다.
'남한에는 많은 비전향장기수들이 있다. 당신들이 남한정부를 비난하며 그들의 존재를 남쪽의 조작이라고 주장하였다. 당신들의 영웅적 혁명가들을 무국적으로 만들어 남한정부로 하여금 북송거부와 가혹행위의 근거를 마련해준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남한의 민주화 인권운동가들은 명절이면 그들을 위로하며 지내왔다. 그런데 북한 당국은 남한 정부만 비난하고 있다. 당신들은 과연 책임이 없는가?"

제 서투른 글은
사고의 전환이라는 게 이렇게도 힘든가?
냉전의 시대에 남한과 북한의 정권들은 어떤 식으로 서로의 존재를 지탱해왔는가?
각 정권의 유지에 기여했던 크고 작은 인물들을 각 정권들은 어떤 식으로 영웅화하고 역사의 기록에서 말소해왔는가?
또 이 남북의 체제가 유지되기 위해 각 정권에서 소위 반체제인사라고 낙인찍힌 인물들에 대해 과연 남북의 정권은 얼마나 가혹한 일들을 해왔는가?

이러한 진실들을 캐기 위해 각종의 위원회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치욕스러운 일인가? 한반도에 존재하는 두 국가가 자신의 존재, 그 정당성을 위해 얼마나 큰 희생을 치뤄왔는가를 하나씩 풀어헤쳐놓고 인정하기가 이다지도 어렵다는 말인가?

이런 것 다 풀어놓고 대동의 장에서 화해의 굿 한판 벌이고 새 출발하기가 이다지도 힘든 일인가?

개탄하는 글이었습니다.

너무 흥분하다보니 비약도 심했고 허탈함도 심하네요...

잠도 쉽게 못이루겠군요. 다시 쓰자니 김도 새고.




balmas 2004-07-19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또 그런 일이 있었군요 ... 코멘트는 꼭 먼저 복사를 하신 다음에 <코멘트 저장>을 누르셔야지, 안 그러면 날라가버리는 일이 잦더라구요.
매우 본질적인 문제제기인데, 서운해서 어떻게 하나요?
 

 

“수구언론들 또 반공푸닥거리”


△ ‘1기 의문사위’ 안병욱 교수

  관련기사

  • 조사관 전력 문제된 ‘남매 간첩’ 사건은…
  • 의문사위 모델된 남아공 ‘진실위’는…

  • ■‘1기의문사위’의원 안병욱 교수 인터뷰

    “국회 동의로 임명된 위원들이 의문사 결정
    수사·결정권 없는 조사관 출신만 문제삼아”

    1기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국사학과)는 16일, 최근 의문사위를 겨냥한 일부 보수신문들의 잇단 문제제기에 대해 “송두율 교수 사건으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를 깎아 내린 데 이어 벌어지는 ‘주기적 마녀사냥’의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 <중앙일보>와 <조선일보>에 잇따라 의문사위를 비판하는 기사가 1면에 보도됐는데 어떻게 보나

    =수구 언론들이 주기적으로 마녀사냥에 나서는 것이다. 최장집, 한완상 교수 사건 등 지나고 보면 우스운 해프닝들이 얼마나 많았나. 사회 발전에 아무런 도움은 못주고 국민의식을 냉전의 틀 안에 붙들어 놓자는 시비들이었다. 차츰 희미해지는 자신들의 존재 가치를 사회발전의 발목을 잡으며 확인하는 것이다. 머지 않아 냉전언론의 이런 ‘반공 푸닥거리’가 과거 청산의 대상이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본다.

    -그들은 조사관들의 과거를 문제삼고 있는데

    =의문사 결정을 내리는 것은 조사관들이 아니라 의문사위원들이다. 그리고 이 위원들은 한사람씩 국회 동의를 거쳐 임명됐다. 국회의 동의를 거쳐 임명되는 공무원이 몇이나 되나. 대법관, 헌재재판관, 총리, 감사원장 정도에 불과하다. 이렇게 엄격한 절차를 거쳐 임명된 사람들이 비전향 장기수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의문사 인정 결정을 내렸다. 수구보수 언론들은 이 부분은 언급하지 않고, 결정권도 수사권도 없는 조사관들의 출신만 문제삼고 있다.

    -최근 보수 세력들의 움직임이 우리 사회의 과거청산 흐름과 관련돼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의문사위의 목적은 범인 색출과 처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밝히고 이에 바탕해 당사자의 사과와 피해자의 용서를 이끌어내자는 것이다. 이런 용서와 화해를 통한 과거청산을 거부한다면 폭력과 보복을 수반한 과거청산을 원한다는 말인가. 평화적인 과거청산이 싫다면 정치적 격변을 통해야 한다는 말인데, 수구보수 언론들이 진실로 이를 원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3기 의문사위가 제대로 출범할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과거청산이 이 나라 민주주의 정착의 과도기적 과정으로서 필요하다는 전제 아래, 당연히 보다 진일보한 형태로서의 과거 청산제도는 마련돼야 한다. 최소한의 조사권과 자료제출 요구권이 있고 조사 대상도 좀더 확대된 3기 의문사위가 출범해야 한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학계 “헌법개정” 목소리 번진다


    △ 2004년은 헌법이 우리 정치·경제·사회의 전면에 등장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학계의 관심은 이제 현행 헌법이 ‘국민주권’의 원리를 제대로 구현하고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14일 헌법재판소가 대통령탄핵심판 사건 결정 선고를 내리는 모습(위)과 17대 총선 직후인 4월17일 서울 광화문 앞에 모여든 시민들이 탄핵무효를 외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김태형 기자

      관련기사

  • 현행헙법 어디가 문제인데?
  • “개혁논의 시작해야” 외쳐온 박명림 교수

  • 탄핵발의·이라트파병 등 거치면서
    정치·사회학자들 문제제기 나서

    2004년을 대표하는 으뜸말은 헌법이다. 대통령 탄핵을 발의한 야당과 이들을 규탄하며 거리로 나온 국민들 모두 그 근거를 헌법에서 찾았다. 헌정문란·파괴 행위로부터 헌법을 지키겠다는 것이었다. 이라크 파병, 행정수도 이전, 송두율 교수, 양심적 병역거부 등도 그 뿌리를 헌법에 두고 사회적 논란을 거듭하고 있다.

    바야흐로 “모든 사회적 문제가 헌법적 문제로 귀결되는”(조국 서울대 법학과 교수) 시기가 온 것이다. 그것은 “헌법을 정략적·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에도 불구하고, 헌법을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았던 과거에 비해서는 분명한 진전”(김종철 연세대 법학과 교수)이다.

    문제는 대한민국 헌법을 헌법재판소에만 맡겨둘 수 없다는 데 있다. 1987년 10월 개정 이후 16년 이상 외면당했던 헌법이 갑자기 만인의 화두로 떠오른 지금, “사회적 갈등이 깊을수록 더욱 의존해야 하는 헌법을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해서라도 진지한 헌법 개정의 담론이 필요하다”(김종엽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제안이 조금씩 번지고 있는 것이다.

    헌법 개정을 말하는 학자들의 문제의식에는 “현행 헌법은 ‘이행기 헌법’일 뿐, 온전한 의미에서 민주주의를 보장하는 헌법이 아니다”(박명림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판단이 깔려 있다. 21세기적 상황은 물론 80~90년대조차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현행 헌법의 균열과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이야기다.

    조국 교수는 “다음 대선이 오기 전에 정치권이 권력구조와 관련한 개헌 문제를 제기할 것이 분명한데, 그 이전에 전반적인 헌법 개정의 틀을 학계와 시민사회가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수 정치집단의 협약으로 점철된 헌법 개정사에 마침표를 찍고 ‘국민주권적 합의’로서의 헌법을 마련해 “민주주의 발전에 조응하는 국가 정체와 국가 개조의 전망을 온전히 담아낸 규범”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 헌법은 이행기 헌법일 뿐
    민주주의 보장하는 헌법 아니다”

    당연히 학계의 관심은 기본권의 확장에 집중된다. 정해구 교수(성공회대·사회과학부)는 “헌법 제·개정 과정에서 국민적 토론과 합의를 거친 적이 한번도 없었던 탓에 과거 헌법 개정은 권력구조 개편에만 치중했다”며 “이제는 헌법상 기본권 조항을 하나하나 따져보면서 광범위한 토론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헌법 개정의 필요성에 원칙적으로 공감하면서도, ‘당면 과제’로 현행 헌법의 실질적 구현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87년 헌법체제’가 드러낸 여러 정치·사회적 갈등은 “헌법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헌법 구현의 문제”(김종철 연세대 법학과 교수)라는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현행 헌법의 ‘급진적·민주적 해석’”(조희연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이라는 지적도 비슷한 맥락이다.

    헌법을 둘러싼 이런 논의는 학술지나 심포지엄을 통한 공개적 발표나 논쟁보다 소규모 연구그룹 등을 통해 ‘조용히’ 진행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 논의가 품고 있는 파괴력을 감안하더라도, 아직 그 연구성과는 부족하고 관련 학계의 발언도 조심스럽다. “사회적 논란을 헌법적 고민으로 승화시킬 연구자가 절대적으로 부족”(김종철 교수)한 학계의 상황도 여기에 한몫을 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87년 헌법체제’에 대한 근원적 성찰이 헌법학의 영역을 넘어 확산되고 있고, 오히려 정치학자와 사회학자들이 관련 논의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헌정체제의 ‘민주화’를 헌법에 더욱 또렷이 새겨넣으려는 인문사회과학계의 거대한 기획이 건국 헌법 제정 56년 만에 그 첫걸음을 떼고 있는 것이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현행 헌법  어디가 문제인데?

     

    “1987년 밀실협상‥국민참여 생략”주장에
    “나름대로 합리성‥선진국에 안뒤져”반론

    헌법을 둘러싼 학계 연구는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방대한 영역에 걸친 첨예한 논쟁 대부분이 잠복해 있는 가운데, 현단계 학계의 접점은 일단 ‘87년 헌법 체제’에 대한 이해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장영수 교수(고려대 법학과)는 87년 헌법의 긍정성을 지적하며, “섣부른 개헌논의 대신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행 헌법은 “건국 이후 10개의 헌법 가운데 16년 이상 안정성을 유지해온 ‘최장수 헌법’”이고 “그만큼 국민적 합의의 기초가 높고 나름의 합리성을 갖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개헌론자들이 비판하는 현행 기본권 조항의 경우,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37조 1항)고 규정하는 등 사회변화에 따라 새로운 기본권이 인정될 수 있는 근거를 이미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민주화 및 사회국가 원리에 관련한 현행 조항도 선진국 헌법에 뒤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장 교수는 “현행 헌법 구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과제를 제쳐놓고 이것저것 다 집어넣고 보겠다는 것은 현명한 태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87년 헌법성립의 ‘역사적 과정’에 주목하는 학자들은 그 과도적 성격으로부터 개헌의 필요성을 이끌어낸다. 김종엽 교수(한신대 사회학과)는 “87년 헌법이 대통령 직선제라는 권력구조의 큰 틀은 수용했지만, 그밖의 구체적 내용들은 당시 여야의 밀실협상을 통해 이뤄졌다”며 “국민적 참여와 이에 따른 학습과정이 생략된 헌법에 대한 사회적 존중은 확고한 뿌리를 내릴 수 없고, 이는 헌법 공동체로서의 국가의 기본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미묘한 시각 차이의 이면에는 ‘대의민주제’와 ‘국민주권’의 원리를 어떻게 혼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깔려 있다. 헌법 개정을 주장하는 박명림 교수(연세대 국제학대학원)는 “탄핵정국을 통해 드러난 대통령과 의회의 충돌, 의회와 시민사회의 충돌 등은 본질적으로 현행 헌법이 내포한 주권 충돌의 모순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국민 주권의 원칙 아래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를 보완하는 실질적인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공동체의 의지와 시대정신이 반영되는 헌법이 이상적이긴 하지만, 현행 헌법의 어떤 부분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미흡한지는 분명치 않다”(김종철 연세대 법학과 교수)는 지적은 헌법 개정론자들에겐 뼈아프다. 개헌의 ‘당위’는 있는데 개정헌법의 ‘구체’에 이르는 길은 아직 멀리 있는 것이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balmas 2004-07-18 0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판결이 나오던 날, MBC 9시 뉴스의 앵커는 "당연한 결정"이라는 촌평을 하더군요. 내참 어이가 없어서 ... 대법원이 보수적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도 존중하지 못하는 대법원의 존재이유는 도대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는 결정입니다.
    헌법에 관한 학계의 관심이 얼마나 생산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을지 좀 회의적이지만, 일단 지켜볼 수밖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