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 스님 추석 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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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바람구두 > <한국의 출판기획자>(15)도토리 심조원 대표

출판코너를 채우기 위해 그간 나름대로 찾다보니 "문화일보"에서 괜찮은 기획을 진행했었더군요. 기획 제목은 "한국의 출판기획자를 찾아서"인데, 출판에 있어 기획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넘치지 않을 겁니다. 책을 구해 읽다보면 작게는 단행본 한 권의 기획, 크게는 총서나 전집과 같은 시리즈 기획물을 발견할 때도 있습니다. 저는 편집을 "선택과 배제"의 원칙에 따른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편집자는 직접 글을 써서 자신의 의중을 전할 때도 있지만 이렇듯 "선택과 배제"의 원칙에 따라 자신의 의중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게 됩니다.

특히 우리 현대 출판 100여년의 역사에서 '기획'은 가장 뒤늦게 발견된 분야이기도 합니다. 70년대말에야 비로소 기획자란 이들이 등장한 셈이니까요. 많은 이들이 나름대로 기획이 무엇인가 궁금해하면서도 정작 기획이 무엇인지 잘 모릅니다. 이 시리즈를 읽다보면 저절로 문리가 트이지 않을까 하는 궁리를 하면서 새로운 시리즈의 퍼 나르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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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출판기획자>(15)도토리 심조원 대표
 
 
 
오승훈기자 oshun@munhwa.co.kr 
 
“자네 시골가서 6개월 동안 할머니들과 얘기나 하다가 돌아오지.” 89년 겨울 서울 합정동 보리출판사 사무실. 입사원서를 들고 찾아온 스물네살의 신출내기 편집자 심조원(37·현 도토리 대표)씨에게 윤구병(57·현 변산공동체 대표)사장은 다짜고짜 낙향을 엄명했다. “듣기만 하라”는 주문도 보태졌다.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한뒤 을지로 출판동네를 전전하다 “배우고 싶습니다”라며 입사를 간청했던 심씨는 도리없이 고향인 경북 청송으로 내려가야 했다.

동네 할머니들의 옛얘기와 넋두리를 듣고, 녹음까지 했다. 심씨는 ‘유배’같은 생활을 하면서 윤사장의 뜻을 헤아렸다. 사회변혁이 지식인의 가장 큰 임무라고 생각했던 시절, 그때까지 지식인은 민중보다 먼저 말하고 가르치려 했다. 하지만 바른 관계는 민중이 말하고 지식인은 그것을 담아서 전달하는 역할이어야 한다. 출판도 그래야 한다는 것을 자각토록 한게 윤사장의 의도였다. 외적 성장에 비해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 어린이 출판분야에서 자연생태·환경 그림책의 전문기획자로 입지를 다진 심씨. 출판인으로서의 그에 대한 ‘담금질’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88년 설립한 보리출판사는 한국적인 어린이 그림책을 추구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어린이 책 시장은 위인전과 외국서적 번역물이 주류였고, 전집류의 방문판매에 의존했다. ‘천사주의’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마냥 예쁘고, 환상을 심는 그림책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그에 대한 반성의 기운이 움트고, 어린이 교육이 갖는 중요성과 ‘국적있는’ 어린이 도서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다양한 출판이 모색된다. 보리출판사는 그런 새 흐름을 주도했다.

심씨는 보리출판사가 선보였던 ‘올챙이 그림책’(91년 완간)의 제작에 참여하면서 어린이 책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는다. “미혼인데다, 특별히 아이들을 좋아하는 성품도 아니었는데 새롭게 어린이들을 보기 시작한거죠. 집단화가 안되는 세상에서 가장 약한 대상이지만 그들의 세계에도 논리가 정연하고 다툼에도 이유가 있지요.” 어린이에게 한국의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다룬 그림책을 보여주고 싶었던 심씨는 ‘달팽이 과학동화’(전 50권)를 만들면서 그 구상을 현실로 옮겨갔다.

우선 일러스트레이션이 달라져야 했다. 자연에 대한 정보를 전하는 그림이 아이들의 인지구조에 맞도록 과학적이어야 한다는 것. 세밀화의 필요성이 절실했다. 각종 식물, 동물 도감이 많았지만 그림에 느낌이 없거나 외국 것을 베낀게 태반이었던 실정에서 ‘이쁜 그림’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담은 표현기법을 개발해야 했다.

접근 방식도 달라야 했다. “당시 식물도감에는 대개 우리가 먹는 벼, 보리가 없었어요. 또 동물도감에는 한국인과 가장 친숙한 개, 돼지가 없고 코끼리, 사자, 기린 등 열대동물들만 가득했어요. 아이들이 낯선 자연을 그리고 있었던 것이죠.” 심씨의 문제의식은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자연을 담아 아이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발품을 파는 일이 시작됐다. 자동카메라를 들고 산, 강을 닥치는 대로 돌아다니며 찍어댔다. 통바지와 고무신 차림으로 1주일에 3~4일은 ‘출장중’이었다. 한겨울 계곡을 넘다 폭설을 만나기도 하고, 모기알을 떠다 사무실에서 키우는 일도 감수해야 했다.

특히 그림과 글쓰기의 관계를 재조정하는 것은 기획자의 주요한 몫이었다. 그림책의 종류에 따라 글의 역할이 다르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그림을 보는데 글이 방해되면 비켜줘야 해요. 그림으로 모자라면 글이 받쳐줘야 하지요. 글은 그 자체로 그림이 되기도 하고, 때론 캡션(사진설명)에 불과할 수도 있는 겁니다.” “내 글로 모두 보여줘야 한다”는 작가들을 설득하는 일, 아이들의 언어발달 과정을 고려한 문장을 어른 작가들이 이해하는 것 등이 난제였다.

독특한 것은 집단창작 방식이었다. 심씨는 이를 ‘우르르 시스템’이라고 지칭했는데,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듯 경험을 축적해야 하는 상황인터라 난제가 등장할 때마다 함께 머리를 맞대야 했던게 출판기획의 새로운 시스템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96년에는 보다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심씨, 화가 이태주씨 등이 편집기획자집단인 ‘도토리’를 설립해 보리출판사에서 독립했다. 그런 역량을 모아 ‘보리 아기그림책’(5세트·1994년)에 이어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식물도감’(1997년),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동물도감’(1998년)을 내놓았다.

이들은 기존의 도감과 형식부터 색달랐다. 학문적 분류법을 따르지 않고 생활에서 서로 연관성을 가진 주제별 분류법을 시도했다. ‘보리 아기 그림책’은 10만 세트 이상 팔린 스테디셀러가 됐고, 식물도감과 동물도감은 각각 3만부 정도 팔렸다. 이달초에는 제작하는데 6년이 걸린 ‘나무도감’이 출간됐다. 조만간 ‘곤충도감’도 선보인다. 생태그림책 ‘갯벌에 뭐가 사나 볼래요1’을 시작으로 갯벌살림, 산살림, 들살림 등을 주제로 묶어 약 50여권을 출판할 예정이다.

심씨가 기획출판한 책은 약 100여권. “딱히 히트작이랄 건 없지만 모두가 판을 거듭하며 살아있다는데 자부심을 느낀다”는 심씨의 말처럼 어린이 책시장에서는 스테디셀러가 중요하다. 그는 어린이 책시장에 대해서 “출판시장의 의미를 공간에서 시간으로 바꿔야 한다. 당장 보이는 시장보다 멀리 내다보는 관점이 중요하다. 1년에 10만부가 팔릴 책을 만들게 아니라 1000권씩 10년 동안 팔리는 책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이 출판의 특성상 육아일기를 쓰는게 의무이고, 신입사원 모집때는 ‘시골출신 우대’라는 이색 조항이 추가되는 도토리. 현장취재를 책에 반영하고, 박제화된 자연이 아니라 생활과 교류하는 오감이 살아 있어야 한다는 편집기획원칙은 도토리 기획의 차별화를 보장하는 중요한 요소다.

<오승훈 기자 oshun@munhwa.co.kr>

<문화일보  2001/05/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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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조선인 > (보도사진윤리) + (수니나라님 고맙습니다)

대학교 2학년 때 보도사진윤리를 주제로 꽤나 진지하게 토론했던 기억이 난다. 만약 비폭력집회 도중 백골단이 쳐들어와 참가자들을 죽일듯이 팰 경우 이를 사진으로 찍어 널리 폭로하는 것이 중요한가, 아니면 일단 학생을 구하는 게 맞는가. 당시 우리는 일단 얼른 사진을 찍은 뒤 학생을 구한다는 식으로 얼버무렸지만, 과연 그게 가능할까 라며 냉정하게 따지던 선배의 안경이 지금도 오싹하게 기억난다.

나로선 보도와 인명(혹은 인간존엄)중 무엇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설 기회가 아예 없었다는 게 다행으로 여겨질뿐 도저히 해답을 못내겠다. 하지만 수니나라님이 보내준 고마운 공짜표로 세계보도사진전을 가본 소감은 영 씁쓰름하다.

참혹한 전쟁을 고발한다는 명목으로 라이베리아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사체는 곳곳에서 거리낌없이 전시되고 있었다. 그뿐인가. 미국의 이라크 공습으로 부모와 형제는 물론 11명의 친척이 죽고 본인은 상반신만 남은 병신이 되었다는 것을 사진으로 말하기 위해, 어린 알리 이스마일의 가엾은 몸뚱아리를 가리고 있던 모포는 거리낌없이 제쳐졌다. 남편의 학대를 피하기 위해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실패한 마리아의 사진은 또 어떤가. 초점이 흔들린 사진결과를 보건대, 전신화상으로 얼룩진 나체의 몸뚱아리와 얼굴을 가리기 위해 그녀가 노력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충격적인 사진들은 전세계적으로 파장을 불렀고,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사진들 모두가  '보도'를 우선시할 때 정당화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과연 누가 사진기자에게 촬영을 거부한 사람의 사진을 전세계에 순회전시할 권한을 주었는가. 보도를 명목으로 초상권 고소의 위험이 없는 사체의 사진을 마음대로 찍어도 되는가?

이는 서방의 사건을 다룬 보도사진의 예와 비교해볼 때 더욱 문제시된다. 가령, 미국에 불어닥친 초거대 허리케인의 피해로 수십명이 죽고 수백명이 다쳐야했던 사건을 보도한 사진을 보자. 단 1명의 사체도, 부상자도 발견할 수 없다. 사진속에는 아름답기까지한, 장엄한 자연의 순간이 담겨있을 뿐이다. 전시회에는 사진이 없었지만, 미국의 학교 총기난사 사건을 다루었던 보도사진을 기억하는가. 교실벽에 박혀있던 총알, 혹은 희생자를 추모하며 흐느끼는 친구의 사진이 실렸었지, 총기난사후 자살한 주범의 사체나 비명횡사한 급우의 현장사진이 신문에 실리지 않았다.

아프가니스탄, 라이베리아, 팔레스타인, 이라크... 이 나라들은 서방세계에 속하지 않는 타자이며, 감히 국제사진기자에게 저항할 힘이 없는 약자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서방기자들은 고소당할 염려없이, 상대적으로 사진을 찍을 것인가 말 것인가 라는 고민을 덜 하면서, 보다 충격적인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지금 난 서방기자들 개개인의 윤리의식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수십통의 사진중 단지 한 장만이 보도될 수 있다고 할 때, 그러한 사진이 널리 알려지고, 순회전시되고, 사진집에 수록되고, 상을 받을 수 있는 배경에도 서구우월주의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수니나라님, 인사가 너무 늦었죠? 님덕에 정말 좋은 전시회를 관람할 수 있었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얼마전 전시회에 갔었으나 그동안 바빠서 정리할 시간이 없었습니다.페이퍼에는 전쟁 사진의 참혹함만을 끄적였지만, 스포츠 사진이나 인물사진, 자연사진 등 다양한 주제가 다루어졌고, 수니나라님 덕분에 참으로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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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nrim > 서울국제노동영화제 9회 정기 상영회

서울국제노동영화제 9회 정기 상영회

노동영화제 정기 상영회가 10월 2일 토요일 늦은 6시, 미디액트에서 열립니다.(추석 연휴로 예전보다 한주가 미뤄졌습니다)

제8회 서울 국제 노동영화제를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상영회인 이번 8회 상영회의 작품은 영국의 좌파 저널리스트 존 필거의 작품인 <세계의 새로운 지배자들>입니다. 인도네시아를 소재로 삼아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현실을 심층분석해내는 이 작품은 체제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담아낸 방송 다큐멘터리의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의 대상입니다. 국내 배급이 불가능한 작품이기 때문에 이번 상영이 아마도 마지막으로 이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듯 합니다.

한편, 올해 노동영화제의 준비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해 영화제는 11월 16일에서 21일까지 서울 아트 시네마에서 열리는대요. 해외 프로그래밍은 현재 약 10편 정도의 섭외가 완료된 상황입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우선 베네주엘라의 혁명에 대한 특별 섹션이 현지 활동가들의 전폭적인 협조에 힘입어서 순조롭게 준비되고 있고, 초국적 자본의 물 사유화와 그에 대항하는 전지구적 투쟁을 담아낸 <갈증>, 해고된 정보통신기업 노동자의 거리 농성 투쟁을 그린 <이구아주 효과>, 미국과 쿠바의 의료제도의 현실을 조망한 <유혈 : 삶 죽음 의료제도>, 이주노동자의 현실을 다각도로 조망한 벨기에의 <힘이 정의다>, 아르헨티나 여성 노동자의 투쟁과 삶을 그린 <여성전사들>, 기업농이 초래한 생태계의 파괴를 패로디로 표현한 단편 애니메이션 <미트릭스>, 대안적 라디오 운동의 대표적 사례를 꼼꼼히 기록한 , 베트남전에 반대해 파업한 항만노동자들을 소재로 했기에 30년간 프랑스 당국에 의해 상영이 금지됬던 극영화 <부두에서의 조우>, 켄 로치의 <빵과 장미>에 출연했던 여성 활동가를 주인공으로 한 <켄과 로자>등이 이미 섭외가 끝난 상태입니다. 그리고 이외에도 여러 국내외 작품들이 준비중이며 <케메라를 든 노동자> 교육 프로그램의 참여 노동자들이나 영화제 사전제작지원작들을 포함하는 최종 프로그래밍은 아무래도 10월중에 ! 완료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 영화제의 모든 준비는 노동자뉴스제작단과 노동영화제지원단이 꾸려가고 있으며, 이 준비과정에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특히 해외작품의 번역 및 자막작업과 관련해서 자원활동가로 참여해주실 수 있는 분들의 연락을 기대하겠습니다. (02-888-5123 노뉴단) 그리고 아울러, 올해 장소 대관 비용이 만만치않게 들기 때문에 영화제를 제대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많은 분들의 후원 또한 필요한 상황입니다. 관심 가져주시구요.

그럼 상영회때 뵙지요 !



* 세계의 새로운 지배자들 (2001, 영국, 54분, 존 필거)
The new rulers of the world (2001, UK, 54 min, John Pilger)
현 세계를 지배하는 자는 누구인가?
미국의 포드사의 자산 규모가 남아프리카 전체의 경제 규모를 넘어서고 있고, 빌 게이츠 회장같은 소수의 부자들이 소유한 재산이 전체 아프리카의 부의 양보다 많으며, 전세계 아동의 3분의 2가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 그런가하면, 영국인의 절반이 휴대폰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도 인류의 절반은 전화를 걸어본 적조차 없다. <세계의 새로운 지배자들>은 새로운 ‘글로벌’경제라는 미명하에 빈부 격차를 가속화한 다국적 기업과 IMF, 세계 은행 등의 본질적 성격을 분석해낸 역작이다. 제1회 인권영화제를 통해서 동티무르에 대한 다큐멘터리로 국내에도 이미 소개된 바 있는 저명한 좌파 저널리스트 존 필거는 이번에는 인도네시아의 사례에 초점을 맞춘다. IMF 간부, 영국 정보 각료 등과의 공격적인 그러나 논리적인 인터뷰는 비판적 저널리스트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며, 나이키나 GAP과 같은 유명한 신발 및 의류 브랜드 기업의 노동 환경의 실태는 여지없이 폭로된다. (제5회 서울국제노동영화제 상영작)
John Pilger explores the impact of globalisation, taking Indonesia as his prime example, a country that the World Bank described as a "model pupil" until its 'globalised' economy collapsed in 1998. Under scrutiny are the increasingly powerful multinationals and the institutions that back them, notably the IMF and The World Bank.



존 필거 (John Pilger)
전쟁 특파원이자, 작가이자, 영화 감독인 존 필거는 베트남, 동티무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호주, 이라크, 팔레스타인 등 지역을 중심으로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취재를 전문으로 하는 저널리스트이며, BAFTA 작품상, 에미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그의 최근작은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의 감추어진 진실을 폭로하는 <침묵을 깨고 : 테러에 대한 전쟁의 진실과 거짓말, Breaking the Silence: Truth and Lies in the War on Terror> 이다.
(참조 : http://www.johnpilger.com/)
John Pilger was born and educated in Sydney. he has been a war correspondent, film-maker and playwright. Based in London, he has written from many countries and has twice won British journalism's highest award, that of 'Journalist of the Year', for his work in Vietnam and Cambodia. Among a number of other awards he has been 'International Reporter of the Year' and winner of the 'United Nations Association Media Prize'. For his broadcasting, he has won an 'American Television Academy Award', an 'Emmy' and the 'Richard Dimbleby Award', given by the British Academy of Film and Television Arts.


필르모그라피
Filmography
1970 Vietnam: The Quiet Mutiny
1971 Conversations With a Working Man
1974 1974 Vietnam: Still America's War
Palestine is Still the Issue
Guilty Until Proven Innocent
Thalidomide: The Children We Forgot
The Most Powerful Politician in America
One British Family
1975 An Unfashionable Tragedy
Nobody's Children
Mr Nixon's Secret Legacy
Smashing Kids 1975
To Know Us Is To Love Us
A Nod & A Wink
1976 Zap - The Weapon is Food
Pyramid Lake is Dying
Street of Joy
Pilger in Australia
1977 A Faraway Country
Dismantling A Dream
An Unjustifiable Risk
1978 Do You Remember Vietnam?
1979 Year Zero: The Silent Death of Cambodia
1980 The Mexicans
1981 Cambodia Year One
Heroes
1982 Frontline: In Search of Truth in Wartime
1983 The Truth Game
Nicaragua: A Nation's Right to Survive
1984 Burp! Pepsi v Coke in The Ice Cold War
1985 The Secret Country - The First Australians Fight Back
1987 Japan Behind the Mask
1988 The Last Dream: Heroes Unsung; Secrets; Other People's Wars
Secrets
Other People's Wars
1989 Cambodia Year Ten
1990 Cambodia The Betrayal
1992 War by Other Means
Frontline - In Search Of Truth In Wartime
1993 Cambodia: Return to Year Zero
1994 Death of a Nation: The Timor Conspiracy (updated in 1999)
1994 Flying the Flag, Arming the World
1995 Vietnam: The Last Battle
1996 Inside Burma: Land of Fear (updated 1998)
1997 Breaking the Mirror - The Murdoch Effect
1998 South Africa: Apartheid did not Die
1999 Welcome to Australia
2000 Paying The Price: Killing the Children of Iraq
2001 The New Rulers Of The World
2002 Apartheid Did Not Die!
2002 Palestine Is Still The Issue
2004 Breaking the Silence: Truth and Lies in the War on Terror


노동자뉴스제작단 Labor News Production
노동자뉴스제작단은 1989년이래 노동영상운동과 진보적 독립영화운동의 최전선에서 활동해온 단체로서, 영상물 제작, 일상 촬영, 미디어 교육, 영상동아리 조직, 국내외 연대, 조사 연구, 배급 및 상영 등 을 활동 영역으로 삼고 있습니다.

서울국제노동영화제
Seoul International Labor Film and Video Festival
1997년부터 시작된 서울국제노동영화제는 노동영화의 상영 공간으로서, 그리고 영상활동가, 투쟁 주체간의 상호 교류의 장으로서 그동안 7회에 걸쳐서 개최되었습니다. 2004년 1월부터 노동자뉴스제작단은 영상미디어센터에서 노동영화제 월례 정기 상영회를 개최합니다. 노동자뉴스제작단이 주최하는 서울국제노동영화제 및 정기 상영회는 많은 자원활동가들의 참여를 통해서 준비되고 있으며, 정기 상영회 및 영화제를 준비하기 위해서 자원활동가의 모임인 <노동영화제지원단>이 조직되어 있습니다. 프로그래밍, 홍보, 후원조직, 번역, 자막작업, 행사진행, 노동영상운동 연구사업 등 다양한 영역을 담당하고 있는 지원단의 활동에 많은 분들의 참여를 바랍니다.
(연락처 : 노동자뉴스제작단 02-888-5123 / http://www.lnp89.org/festival )




▶ 지하철
- 5호선 광화문역 5번출구
- 1,2호선 시청역 4번 출구 프레스센터 방향으로 5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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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영화제 정기상영회 소식지 http://www.lnp89.org/festival/
인권영화 정기상영회 반딧불 소식지 http://www.sarangbang.or.kr/hrfilm/2004test/news2_ullim.html

해당 페이지에서 E-mail을 등록하면 소식지를 받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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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말했던 것처럼 [한국출판인회의]라는 단체에서 매달 내고 있는 [북 앤 이슈Book & Issue]라는 서평지에서 지난 달에 서평을 부탁해와서 보름전에 서평을 써서 보냈습니다. 이제 책이 나오겠거니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오늘 이 단체 관계자로부터 황당한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이 책을 선정했던 분이 책을 꼼꼼하게 읽지 않고서 책을 선정한 것 같아서, 내부 회의 결과 이 책의 선정을 취소했고, 따라서 서평도 빼고서 책을 냈다고 말입니다.

   인문사회과학계에서 잦은 오역시비가 일어나는 줄 뻔히 알고 있는 사람들,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책을 읽어보지도 않고서 이 달의 책을 선정한다는 관행 자체(그런데 누가 그들에게 그런 권위를 부여했는지??)도 어이가 없거니와, 자신들이 서평을 부탁해서, 고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서평을 부탁해서 여러 날 동안 없는 시간 들여가며 책을 읽고 서평을 써주니까, 그제서야 책의 선정을 취소하고 서평을 없던 일로 하자는 것은 어디에서 나온 발상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서평에서 지적한 것처럼 이 단체의 공신력이 떨어지는 것이나 선정자의 위신이 실추되는 것, 또 아마도 출판사의 입장이 난처해지는 것 등이 고려되었겠지요.

하지만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300여개 출판사들이 창립한 <한국출판인회의>는 지식문화의 근간인 출판의 개념과 영역을 확장시키고 그 산업 발전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지식정보 사회를 실현하는 데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입니다>라고 자신의 정체를 표방하고 있고, 자신의 정체에 따라 소임을 다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이 달의 책들을 선정하는 일을 여러 차례에 걸쳐 해온 단체라면,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게 아닌가요? 이처럼 엄연히 이미 이 달의 책으로 선정, 발표하고 나서(이는 이미 중앙일간지에 보도된 바 있고, 인터넷 서점들 가운데는 이러한 선정의 결과를 공지한 곳들도 있습니다) 선정의 행위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오자, 그제서야 선정의 행위를 취소하고 서평을 싣지 않겠다고 하는 것(처음부터 선정을 없었던 일로 하는 것)은 자신들의 선정 행위가 갖는 권위는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잘못된 선정 행위의 책임은 회피하겠다는 발상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 경우 또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될 쪽은 잘못된 정보를 갖고 책을 구입하는 독자들일 텐데 말입니다.

그동안 이 책에 관해 인터넷 서평을 쓸까 망설였는데, 이제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번역에서 잘못된 부분들을 포함시켜서 본격적으로 인터넷 서평을 써야 할 것 같군요. 시간에 쫒겨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고맙게도(??) 시간을 내라고 부추기는군요. 

아래는 [북앤이슈]를 위해 써준 서평의 원문입니다.

 

 

또 하나의 참담한 데리다 오역본


  데리다는 현재 인문사회과학 및 예술이론 분야에서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철학자 중 한 사람이다. 심지어 영미 학계에서는 데리다의 작업에 관한 논의가 하나의 독자적인 하위학문(sub-discipline)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데리다의 이론적 작업은 여러 학문분야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인문사회과학 및 예술이론 분야의 이론적 발전을 위해서는 데리다의 작업을 소개하고 이해하는 일은 필수적인 과제라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데리다의 중요한 예술론 저서 중 한 권인 [시선의 권리](아트북스)의 출간은 원칙적으로 환영할 만한 일임에 틀림 없다. 데리다는 문학에 관해서는 물론이거니와 회화에 관해서도 여러 권의 책(La vérité en peinture(1978), Mémoires d'aveugle(1990), Atlan: Grand format(2001), Artaud le Moma(2002))을 낸 적이 있지만, 사진, 포토로망에 관해 이처럼 체계적인 논의를 전개하는 것은 이 책이 거의 유일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벨기에 출신의 사진작가인 마리-프랑수아즈 플리사르의 포토로망에 관해 데리다가 긴 ‘해설’을 붙이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진지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격조 높은 사진들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지만, 데리다가 덧붙인 탁월한 ‘해설’은 이 책을 통상적인 사진집(과 해설)의 차원을 넘어, 이미지와 문자, 보기와 말하기/쓰기, 장르와 젠더, 현전/현상과 환영/유령 및 더 나아가 시선과 감시, 법과 권력 등에 관한 예술적, 철학적 논의의 기념비적 업적으로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번역이 제대로, 읽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게 이루어졌을 때의 이야기이며, 그렇지 못할 경우 이는 대부분의 국내 독자들에게는 하나의 전설, 신화일 따름이다. 사실 국내의 데리다 독자들은 이미 이같은 사실과 소문, 현실과 신화 사이의 참담한 괴리를 여러번, 너무나 자주 경험한 바 있다. 아쉽게도 이는 이 번역본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경우인데, 이 책은 [그라마톨로지](민음사, 1996)나 [해체](문예출판사, 1996), [불량배들](휴머니스트, 2003) 등과 더불어 데리다 저서의 최악의 오역본들 중 하나로 꼽을 만한 책이기 때문이다.

  이미 이런저런 기회에 지적했던 것처럼 데리다는 현대뿐만 아니라 철학사 전체를 통틀어 볼 때에도 보기드문 문장가(그에 비견할 만한 현대의 이론가는 라캉 정도일 것이다)여서, 이론적인 논증과 수사학적인 어법을 교묘하게 결합하여 글을 쓰며, 그의 작업이 갖는 의의, 중요성의 상당 부분은 이러한 논증과 수사학의 결합이 산출해내는 의미효과들에 있다. 따라서 데리다 저서에 대한 번역의 성패는 이러한 의미효과들을 얼마나 정확히, 얼마나 충실하게 옮겨내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

  하지만 내가 읽은 바로는 이 책의 역자는 “dont”이나 “que”와 같은 프랑스어의 초보적인 관계대명사의 용법이나 과거시제의 용법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격자”라는 의미로 이해해야 할 “abyme”를 줄곧 “심연”으로 번역하거나 “독촉”과 더불어 “총합”이라는 의미를 지닌 “sommation”이라는 단어를 줄곧 “독촉”이라고만 번역하는 등의 일이 생기는 것은 불가피한 결과이며, 더 나아가 복잡하게 뒤얽힌 논증과 수사학의 결합을 풀어내어 이해 가능한 표현으로 전달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애초부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해할 수 없는 문장들로 가득차 있는 이 번역본은, 데리다를 신비스러운 인물로,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글을 쓰는 데도 외국에서는 놀라운 명성을 누리고 있는 불가사의한 인물로 만드는 데 기여할 뿐, 독자들이 미묘한 논의들을 통해 산출되는 놀라운 의미효과들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데리다의 이론적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기회는 전혀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된 데에는 역자만이 아니라 출판사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 문학동네의 자회사인 아트북스 같은 출판사라면, 그리고 “데리다의 3대 예술서의 하나”―무슨 근거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라고 광고할 만큼 이 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면, 더 나아가 역자가 불어 능력을 거의 갖추지 못했음을 알고 있다면, 데리다 전문가나 적어도 불어 능력을 갖춘 사람에게 외주를 줘서 이 책의 번역을 꼼꼼하게 교열하고 교정했어야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이 번역본의 상태는 출판사에서 이런 과정을 생략한 채 이 책을 출간했음을 잘 말해준다. 그런 마당에 “3대 예술서 중 하나”라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럴 바에야, 재판을 찍을 경우에는 아예 [자크 데리다, 시선의 권리]라는 민망한 제목을 빼고 대신 [마리-프랑수아즈 플리사르의 포토로망: 시선의 권리]라는 제목으로 고쳐내는 게 옳을 것이다. ‘포토로망의 번역본’이라는 말이 앞뒤가 맞지 않긴 하지만 말이다.

  한국출판인회의의 공신력 역시 이 책으로 인해 시험을 받을 수밖에 없을 듯하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위촉해서 달마다 우수한 도서들을 선정하는 일은 매우 바람직하고 장려할 만한 일이다. 그리고 데리다에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데리다의 책이 이처럼 우수도서로 선정된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 나는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 달의 최악의 도서들 중 한 권으로 꼽힐 만한 오역본을 우수 도서로 선정해놓으면, 이 단체의 권위를 믿고 이 책을 마음놓고 사서 읽는 독자들이 입게 될 피해는 과연 누가 보상해줄 것인가?

  이래저래 이 책의 출간과 우수도서 선정은 한국 출판계 및 인문학계의 한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또하나의 사건, 또하나의 해프닝으로 기록될 것 같다. 제발 이런 류의 참담한 사건, 이런 식의 어이 없는 해프닝은 이번으로 끝나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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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4-09-24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고 퍼갑니다.

로드무비 2004-09-24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앤이슈가 큰 실수를 했군요.

balmas 2004-09-24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저 황당할 따름입니다.

chika 2004-09-24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추천요... 전 님의 서재를 즐찾한 줄 알았는데, 이 글을 다른 분 서재에서 보고야 즐찾안됐다는걸 깨달았지뭡니까.. ㅡㅡ;;;;;
^^

조선인 2004-09-24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아... 추천합니다. -.-;;

바람구두 2004-09-24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 서평 청탁 받고, 글 썼다가 애꿎은 시간만 날려먹은 일이 있었습니다. 에효... 왜들 그러는지....

balmas 2004-09-24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분이 추천해주셨군요. 근래 보기드문 성황입니다.
나쁜 번역은 사라지고 좋은 번역만 나오길 바라는 마음들이겠죠. 그런 의미에서 감사^^
바람구두님, 그러셨군요. 정말 왜들 그러는지 ...

비로그인 2004-09-24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이 왜 이렇게 지저분하게 노는 건지...하여간 발마스님의 날카로운 서평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balmas 2004-09-24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말이죠.
그렇게 할 거면 책을 내지를 말고, 책을 선정하지를 말든가 ...

hoyami 2004-09-25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ut you should be happy about one thing! That you are thaaaaat influential!!!!!! Isn't it great! You are such an influential writer that they had to withdraw their decision!!! Oh my God, you're so great!!!! ^^
What is the name of the SeonJeong Wiwon, by the way? Just curious~

starrysky 2004-09-25 0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말도 안돼 말도 안돼!! 어떻게 저런 식으로 일을 한대요. 심하게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옵니다. 나뿐 사람들!!!
우리 balmas님의 시간과 노력은 누가 보상해 주나욧!! 그리고 이런 말 좀 심할지 모르지만 선정위원이란 사람들은 읽어봐도 오역인 줄 모르지 않을까요? -_- 적어도 출판사 관계자들은 꼬옥 balmas님의 글을 읽었음 좋겠습니다.

balmas 2004-09-25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말도 안되죠.

   책을 잘못 선정하는 것 자체는 (될 수 있으면 일어나서는 안되겠지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죠. 몇천명씩 파병도 하고, 기업도시법이나 파견법 같은 어이 없는 일도 개혁의 이름으로 일어나는 마당에, 책 하나 잘못 선정했다고 크게 문제될 건 없다고 봅니다.

   더욱이 지난 몇년 동안 문광부 같은 데서 올해의 우수도서로 선정한 책들을 한번 보세요. 얼마나 어이없는(저자나 편자,  역자들에게는 좀 미안한 말이지만) 책들이 버젓이 우수도서로 선정되고, 우수도서로 마땅히 선정되어야 할 책들은 찾아보기가 어려운지. 우스운 것 중 하나는  올해부터는 한 출판사에서 5권 이상의 책을 선정하지 않도록 방침을 정했다고 공표한 점입니다. 그건 다른 말로 하면 그 이전에는 한 출판사에서 5권 이상의 책이, 그것도 합당한 자격과 질을 갖추지 못한 책들이 다수 선정되었다는 것을 스스로 자인하는 셈이죠. 문화관광부 선정도서는 도서당 1,000만원어치를 구입해서 각 공공 도서관에 비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이름 없는 출판사들에서 내는 좋은 책들이 여기에 선정될 수 있다면 큰 혜택을 받을 수 있겠지만, 또 실제로 그런 경우들도 있지만, 상당수 도서들은 원래의 취지와는 무관한, 선정위원들과의 모종의 친분관계/연줄관계에 따라 선정되었고 또 선정되고 있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한 책들입니다. 좋은 취지에서 시행하고 있는 이런 사업들이 제대로 집행되고 관리된다면 좋을 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게 안타깝고 아쉬울 따름입니다. 이런 분야에도 시민들의 엄정한 감시와 비판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이런 마당에 한국출판인회의 같은 데서 책 한 권  잘못 선정했다고 크게 문제삼을 건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선정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이런 식으로 슬쩍 넘어가려고 하는 것은 좀 문제가 된다고 봅니다. 선정을 취소한다고 하더라도 취소의 이유를 분명히 밝히고 그 계기가 된 서평은 실어야 마땅한 것 아닙니까? 제 생각으로는 그렇게 하는 게 한국출판인회의로서도 좀더 떳떳한 일이 될 것 같은데 말입니다.

 

  어쨌든 별총총님과 여러분들이 모두 공감하고 응원해주셔서 큰 힘이 나는군요. 다시 한번 감사드릴게요.^^

 

  그리고 Shimba, 내가 뭘 영향력이 있다고 그러시나?^^ 영향력이 있다면 그런 식으로 서평 게재를 취소하고 하지도 않았겠지.  어쨌든 [북앤이슈]에는 실어줄 수 없다니까, 인터넷 서점들에라도 서평을 실어야지. 


릴케 현상 2004-09-26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추천이 무척 많군요. 저도 하나 추가하지요^^ 사실 상당수의 출판사는 선정도서에 책을 내지도 않는 것 같더군요. 지이이이이루한 노릇이죠

balmas 2004-09-26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쯧쯧, 그런가요?
특정한 책을 예로 들어서 좀 무엇하긴 하지만, 작년인가 종교/철학 분야의 우수 학술 도서 중에는 로제 폴 드르와라는 사람의 책이 두 권이나 선정되었더군요. 로제 폴 드르와라는 사람은 철학자라기보다는 일종의 저널리스트이고, 선정된 두 권의 책은, 읽으면 좋지만 안 읽어도 상관없는, 수많은 교양철학서들 중의 하나인데, 이 책들을 철학/종교 분야의 우수학술도서로 선정한 이유가 무엇인지 정말 궁금하더군요. 참고로 이 두 권의 책은 같은 출판사에서 같은 시기에 나온 책들입니다. 그 출판사는 문화관광부 우수 도서에 단골로 선정되는 출판사이기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