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동향_프랑스, 새 플라톤전집 22년만에 완간
풍부한 해설에 저렴한 가격...한국 '정암학당'도 준비

2006년 03월 26일   양창렬 프랑스통신원 이메일 보내기

올 2월 ‘법률’편이 상·하권으로 나뉘어 역간됨으로써, 프랑스는 또 하나의 플라톤 전집을 갖게 됐다. 이는 1984년 플라마리옹 출판사가 모니크 칸토-스페르베르, 뤽 브리송과 새 플라톤 전집 출판 계약을 맺은 지 22년, 1987년 ‘고르기아스’, ‘서간집’이 첫 선을 보인 뒤 19년 만의 일이다.


플라마리옹판 이전에는 주로 벨르 레트르 출판사의 플라톤전집이나 갈리마르 출판사의 플레이아드판이 사용됐다. 전자가 희랍 텍스트 대역본으로서 전문가들에게 읽혔다면, 후자는 매끄러운 번역으로 대중에게 읽혔다. 그러나 2차대전 이후 프랑스에서 고대철학사 연구가 활발히 진행됨에 따라, 이전의 두 판본을 현대적 언어감각에 맞게 고쳐 옮기고, 새로 누적된 연구성과들에 기초해 풍부한 주석을 덧붙인 새로운 전집을 만들 필요성이 제기됐다. 플라마리옹판은 풍부한 설명을 담아냄으로써 전문가들의 연구도구로 사용되기에 부족함이 없을 뿐 아니라, 원화로 환산하면 1만원 남짓의 저렴한 가격으로 일반인들에게도 부담없이 다가갈 수 있었다. 가령, 뤽 브리송이 번역한 ‘소크라테스의 변명· 크리톤’(1997)은 출판된 그 해에만 3만 5천부 이상 팔리는 성공을 거뒀다.


지난 해 11월, ‘마가진 리테레르’, 플라톤 특집호에 실린 인터뷰에서 뤽 브리송이 잘 지적했듯이 플라마리옹판의 번역원칙 및 체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 (평균 70여쪽에 이르는) 알찬 서문. 둘째, (충분한 독해에 기초한) 짧고 명료한 번역. 셋째, (수백개의) 풍부한 주석. 가령, 희랍어 텍스트가 훼손됐거나 전승과정에서 판본들이 서로 차이날 때 발생하는 독해상의 어려움, 플라톤의 대화편이 참조하고 있는 역사적 사건들, 소크라테스와 대화자들의 논증 전개 과정을 설명하고, 중요 구절들이나 특정 주제들에 따라 분류한 풍부한 참고 문헌들, 고유명 및 테마별로 정리한 찾아보기를 제공함으로써, 새 플라톤전집은“일반 대중과 전문가의 대립을 넘어선다??는 최초의 목표를 충실히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고전 번역의 대중적 성공은 저렴한 가격에만 있는 게 아니라, 매끄러운 번역 및 친절한 설명에도 그 원인이 있는 것이다. 이전의 벨르 레트르판에서 희랍어 텍스트를 제외한 채, 번역문만을 담아 출판한 대중용 포켓판들이나, 포켓북 고전총서를 통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또 다른 플라톤 번역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플라마리옹판이 전문가나 대중들 사이에서 더 신뢰를 받는다는 사실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새 플라톤 전집이 20년에 걸쳐 차례로 출판될 수 있었던 것은,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고대철학분과 내의 자체 합동세미나 및 개별 연구의 축적, 연구팀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비 지원, 국립인문학센터(CNL)의 출판지원이라는 삼박자가 맞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바뀌어도 끊이지 않는 장기 지원은 가장 어려운 일이면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예컨대, 뤽 브리송이 책임자로 있는 고대철학분과에서는 이런 전폭적인 정부의 지원 하에 전 세계에서 출간되는 고대철학연구서들을 모으고, 분류해 매년 ‘문헌학연감’을 간행할 뿐 아니라, 5년에 한 번씩 중요한 플라톤 연구들을 분석 정리한 참고문헌집을 출판하기도 한다. 이에 못지않게, 고대문헌에 대한 번역, 특히 그것이 비단 고전어에 대한 지식 뿐 아니라, 역사, 철학적 배경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필요로 하는 경우, 개인작업보다는 공동작업이 선호할만하며, 한국의 정암학당에서 계획 중인 플라톤 전집 공동 번역은 위의 프랑스적인 협동 방식을 따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덧붙여, 한 권의 번역서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그 텍스트에 대한 연구서들이 비슷한 시기에 함께 나와줘야 한다. 이번에 출간된 ‘법률’편의 경우, 2005~2006년 아그레가시옹 구술 시험 텍스트로 선정된 것과 맞물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그에 대한 여러 권의 연구서들이 선을 보였다. 시험준비를 위한 단편적인 연구서들을 제외하더라도, 1990년에 역간된 바 있는 레오 스트라우스의 ‘플라톤의 ‘법률'편에서 논증과 행위’가 포켓판으로 재출간됐고, 앙드레 락스의 ‘성찰과 강제, 플라톤의 '법률'편 독해를 위하여’와 레티티아 무즈의 ‘법률가와 시인, 플라톤의 '법률'편 해석’ 등을 꼽아볼 수 있다. 10년이 지나긴 했지만, 파리 10대학 철학과 학술지인 ‘철학적 시간’ 창간호(1995), ‘가능한 도시 국가에 대하여, 플라톤의 <법률>편에 대하여’에 수록된 논문들도 참고할 만하다.


번역작업에 대한 학술적 인정과 정부지원은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강조된 바 있다. 이에 덧붙여 플라마리옹판 플라톤전집이 주는 또 하나의 교훈은, 잘 안 팔리는 철학책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다는 것이 일종의 도박임에도 불구하고, 출판사가 기꺼이 그것을 감행했고, 성공을 거뒀다는 것이다. 이로부터 플라마리옹 출판사는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로티누스 새 번역 사업까지 그 영역을 확장한 바 있다. 국내 출판계에서도 이러한 사례를 잘 벤치마킹해 전문가/대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양창렬 / 프랑스 통신원 · 파리 1대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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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06-03-2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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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6-03-28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거의 다해 주네. ^-^
22년에 걸쳐 전집을 완성했다 ...
프랑스처럼 연구층이 두터운 나라에서도 전집을 출간하는 데 20년이 넘게 걸린다.

릴케 현상 2006-03-28 0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덕분에 저도 이제 잘 수 있겠네요^^ 몸 건강하세요~

승주나무 2006-03-28 0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법률이나 후기 저작의 경우는 우리나라에서 구경하기 힘들죠. 박현종 선생의 작업이 하나씩 마무리되기를 바랍니다.
정암학당에서 전집 작업계획을 세우고 있나요?
아무리 오래된 학문이라고 뭐라 그래도 플라톤은 우리 가슴 속에 있는 거~쬬^^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balmas 2006-03-29 0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박종현 선생 ... ^^;;
예, 정암학당에서는 오래전부터 플라톤 저작들을 강독하면서 번역해왔는데,
올해부터 이제이북스에서 몇 권씩 번역서를 내기로 했답니다. 기대해볼 만하죠. ^-^
 

 

북한인권에 관한 한국사회의 논의 동향 비평: 진보진영의 대안적 모색을 중심으로


평화네트워크 김경미

Ⅰ. 머리말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북한인권은 진보․보수 모두에게 결코 쉽지 않은 난제로 이해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한국 사회에서 통일문제, 대북정책 등을 둘러싸고 진보와 보수 진영이 늘 대립각을 띄어 왔지만 북한인권을 둘러싼 논쟁은 그런 전통적인 논의와는 또 다른 차원의 복잡다단한 양상을 띠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전통적으로 약자들을 위해 서 있어 왔던 진보 진영이 북한인권에 대해서는 침묵 내지 신중한 입장을 취함으로써 대내외적으로 고민과 혼란을 야기한 점이나, 극우보수 진영이 정치적인 공세로 북한인권을 제기하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보수 진영이 한반도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주로 정치․시민적 권리 측면만을 문제제기함으로 인해서 국제사회로 하여금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서게 했다는 점이다. 물론 여기에는 북한이 인권개선에 좀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과실이 크지만, 문제는 이러한 강경한 입장이 국제사회의 대북지원 중단, 대북경제제재 등을 야기함으로서 오히려 북한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수 진영의 노력으로 인해 국제사회가 북한인권의 심각성에 대해서 깨닫고, 이에 대한 행동을 취하게 된 것까지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그 결과가 오히려 북한주민들의 목을 죄여가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은 현재 보수진영이 취하고 있는 북한인권 제기 방식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러한 양 진영이 당면한 혼란스러움은 급기야 북한인권을 얘기하면 보수, 북한인권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 진보라고 규정지어 버리고, 서로의 이야기들을 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북한인권이 대북정책에 이은 또 하나의 남남갈등 지점이 되는 순간인 것이다.


이러한 모순들에 대해 진보․보수 진영 모두가 한국 사회와 국제 사회에 설명해 주지 못한다면, 북한인권 논의는 여전히 진부한 정치적 논쟁을 계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 만큼 북한주민들을 위한 각 진영들의 인권논의는 늦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인권의 국제화가 북한주민들에게 양날의 칼로서 작용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 가야할까.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에서 먼저는 북한인권을 둘러싼 진보․보수 양 진영 간의 입장 차이를 비교해보고, 서로가 어느 지점에서 틀린지, 그리고 또 어느 지점에서 만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볼 것이다. 또한 대북정책 수행자인 한국 정부가 북한인권에 대해 취하고 있는 정책 방향에 대해서 살펴보고, 그에 대한 나름의 평가를 내려 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모두를 종합해,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화두를 던져 볼 것이다. 다만 현 시점에서 북한인권개선을 위해 보수진영과 정부가 취해야할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선 굳이 논하지 않겠다. 이는 지면의 한계도 있지만 변화는 남이 아닌 나로부터라는 말도 있듯이, 북한인권 상황이 남이 아닌 나로부터 그리고 우리로부터 개선되어졌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기도 하다. 


Ⅱ. 북한인권을 둘러싼 진보․보수 진영 간의 차이


1. 한국 사회의 전통적 진보․보수 진영의 차이


한국사회에서 전통적으로 진보와 보수는 정치개혁, 경제개혁, 노사문제, 한·미관계, 남북한관계, 통일문제, 역사문제 등을 중심으로 [표1]과 같이 구분되어져 왔었다. 즉, 진보는 민주화, 분배문제, 노동자, 자주, 대북포용, 통일, 친일청산 등 약자와 사회개혁을 위해 목소리를 내어왔고, 그에 비해 보수는 권위적인 정부, 성장중시, 재벌, 한미동맹강화, 대북강경, 반공, 친일문제에 침묵 또는 반발 등 기득권과 현 상황 유지를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표1] 한국 사회의 전통적 진보․보수 진영의 차이

전통적 편향성

진보

보수

정치개혁

민주화

국가보안법 폐지

권위적 정부
국가보안법 존속

경제개혁

분배 중시

성장 중시

노사문제

노동자

기업․자본가

한·미관계

자주

한미동맹 강화

남북한관계

대북포용

대북강경

통일문제

통일

반공

역사문제

친일청산

친일문제 침묵․반발


하지만 이런 진보와 보수의 입장이 북한인권에 관해선 완전히 다른 양상을 띠게 되었다. 즉, 보수 진영이 북한 주민들을 위한 인권 문제에 강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오히려 진보가 이 문제에 대해서 침묵 내지 신중함을 보였던 것이다. 물론 북한인권의 심각성 자체에 대한 부정이 아니라 북한인권 제기 방식에 대한 우려로 인한 것이 더 컸지만 어떻든 이러한 진보 진영의 태도는 국가보안법, 대체복무제 등 남한의 인권문제에 있어서는 한반도의 특수성을 이야기하며 줄곧 시기상조론을 펼치던 보수진영이 북한인권만큼은 인권의 보편성을 이야기하며 목소리를 높인 것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었다.1)


2. 북한인권을 둘러싼 진보․보수 진영의 차이2)

북한인권을 둘러싼 진보와 보수 진영간의 차이는 [표2]에서처럼 북한인권에 대한 입장, 북한인권 발생원인, 주로 다루어지는 인권의 범주, 평화와 인권 간의 우선순위 경향성, 그리고 북한인권 해결방법, 지향하는 목표 등 크게 6가지 영역에서 나타나고 있다.3)


[표2] 북한인권을 둘러싼 진보․보수 진영의 차이

 

진보

보수

참조

입장

북한인권 침묵․신중

북한인권 적극제기

←혼란

원인

대내적․대외적 요인

- 북한국가의 총체적 실패(경제난, 의료난, 식량난, 자연재해 등)와 미국의 봉쇄정책

대외적 요인 - 체제문제와 경제난

 

주요

인권 범주

경제적 ․ 사회적 ․ 문화적 권리1)

정치적 ․ 시민적 권리2)

 

우선순위 경향성

평화 > 인권

인권 > 평화

 

해결방법

북한인권의 심각성을 인정하되, 개혁․개방 정책을 통한 북한 자체적인 변화 유도, 이를 위해 대화․협력을 통한 문제해결 중시, 말보다는 조용한 실천 중시

인권의 보편성을 기준으로 대북압박, 남한․북한․중국 정부 강력비판, 미․EU․UN등 국제사회에 북한인권 심각성 적극적으로 제기

 

지향하는 목표

북한인권수준, 북한사회 복구, 북한의 국제화 진입

북한 체제변화(체제전환) -민주화, 개방화, 세계화

 

국내․국제사회의 대북압박에도 불구하고 대북지원정책의 당위성 지속적으로 설명, 대북지원, 경협 등을 통해 북한사회 복구를 위한 노력 지속, 국제사회에 한반도 특수상황에 대한 이해 폭 넓혀감(예-문타본 제62차 유엔인권위원회 북한인권관련 보고서)

미․EU․UN등 국제사회에 북한인권 심각성 적극적으로 제기, 북한인권의 국제화에 성공

←혼란

북한인권에 침묵하는 진보진영에 대한 국내외적인 비판과 혼란에 직면, 이로 인해 북한인권에 대해 주체적으로 풀어갈 기회를 상실, 북한인권의 국제화 초래

유엔대북인권결의안 채택 등 국제사회가 대북압박을 하는데 성공, 이것이 대북경제제재, 식량지원중지 등을 초래해 오히려 북한주민들의 생존에 위협을 가할 가능성을 높임3)

←혼란

평가

인권 없는 평화는 없고, 평화 없는 인권은 불안정 할 수밖에 없다4)

북한정권과 북한주민들을 통전적으로 바라봐야한다5)

 

과제

북한인권의 남남갈등화 해결 시급, 이념을 떠난 실사구시적인 대안 모색 필요

 

그렇다면 이러한 입장 차이는 어디서부터 발생한 것일까. 혹시 북한인권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의 차이 때문일까. 아니면 한반도 특수성에 대한 민감성의 차이일까. 많은 고민들이 있지만 북한인권이 문제 제기되던 초기와 달리 북한인권의 심각성에 대해 진보나 보수 모두가 비슷하게 인식하고 있는 현재로서는 전자가 그다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후자 역시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분단 상황에서 평화와 인권 간의 우선순위에 대한 차이를 설명하는 것 외에 진보와 보수 진영간의 입장 차이를 설명하는 변수로 크게 작용하는 것 같지 않다. 그렇다면 과연 북한인권을 둘러싼 진보와 보수 진영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이 차이점을 안다면 또한 서로가 교차하는 부분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북한인권을 위한 실질적인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이러한 차이점에 대해 서보혁은 북한인권에 대한 우리 사회의 갈등지점을 북한의 인권실태, 북한인권의 발생원인, 탈북자 실태, 소위 기획탈북 ․ 입국의 문제, 미국이 북한인권법에 대한 평가, 북한 인권개선 등 6가지 논의주제로 나누었다.4) 윤여상 역시 북한인권에 대한 평가, 발생원인, 평가대상, 평가기준, 개선 및 접근 방법, 지향하는 목표 등 6가지 기준으로  북한인권에 관련한 한국 사회의 지형을 진보적 견해 ․ 중도적 견해 ․ 보수적 견해를 가진 세 그룹으로 나누었다.5) 하지만 여기서 윤여상은 북한인권 이슈를 둘러싼 진보 진영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더불어 필자는 그 차이가 각 진영이 가진 대북인식, 그리고 북한정권과 북한주민간의 상호관계에 대한 이해의 차이로 인해 벌어졌다고 보았다. 즉, 북한정권을 외부 환경이나 기타 조건들이 주어졌을 때 충분히 변화가능한 주체로 보는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 그리고 북한정권과 북한주민을 연계해서 인식하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 이 두 차이점이 각각 교차하여 북한인권에 대한 다양한 입장이 나타났다고 보았다.


이러한 분석에 따르면 크게 북한정권을 대화와 협력을 통해 변화 가능한 존재로 보고, 북한정권과 주민들을 연계해서 생각하는 그룹과 북한정권을 변화 가능한 존재로는 보기 어렵지만, 북한정권과 북한주민을 연계해서 바라보는 그룹, 마지막으로 북한정권을 변화 불가한 존재이며 동시에 북한정권과 북한주민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그룹 이렇게 세 그룹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그룹은 북한정권과 그 체제를 인정하며,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해결 주체는 북한정권이라 보고, 북한 정권이 스스로 북한주민들의 인권 및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대내외적 조건들을 마련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대화와 협력을 통한 문제 해결을 원칙으로 하고, 특히 북한주민들의 생존권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대북지원은 북한 정권과의 관계 개선 여부와 상관없이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평화네트워크, 참여연대, 좋은 벗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진보 진영이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그룹은 대외적인 압박이 없으면 북한 정권은 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따라서 북한인권개선을 위해선 지속적인 국내외적 압력이 취해져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경제제재나 북한정권 교체 등과 같이 북한주민들의 삶에 큰 충격을 가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대안으로 아시아인권레짐과 같은 방식을 통해 북한인권을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의 북한인권시민연합이 이에 속한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마지막 그룹은 북한정권을 근본적으로 불신하며, 오로지 북한정권이 교체 되어야지만 실질적인 북한인권 개선이 이루어진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북한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대북경제제재, 심지어 군사제재까지도 가능하다고 보고, 국제사회의 보다 강력한 대북압박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 UN탈북난민청원운동본부, 피랍․탈북자인권과 구명을 위한 시민연대, 미국의 민주주의 진흥재단(NED),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 북한인권위원회, 유럽의 인권감시협회(HRW), 국제기독교인 연대(CSW), 일본의 북한민중구조긴급행동네트워크(RENK), 북한난민구원기금, 북조선귀국자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회, 피랍일본인구출회 등이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분석에 따르면 첫 번째 그룹과 두 번째 그룹은 북한정권과 북한주민을 연계해서 바라본다는 측면에서 협력이 가능함을 알 수 있다. 즉, 대북압박 정책들을 폈을 경우, 그것이 고스란히 북한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에 있어서도 북한주민들을 위한 지속적인 대북지원정책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 진영 간에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진보 진영과 마지막 그룹, 즉 북한정권을 개선 불가한 정권이라고 생각하며 북한정권과 북한 주민을 분리시켜 생각하는 진영들 간의 접점은 사실상 찾기 어렵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위 진영들과 어느 지점에서부터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대화를 시작해야 할까. 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논의는 후반부에서 논의하도록 하겠다.


Ⅲ. 북한인권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 및 평가


위에서 분석한 것과 비교해서 그렇다면 대북정책의 입안자 및 정책실행자인 한국 정부의 북한인권에 대해 입장은 어떠할까. 이것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2004년 국가안정보장회의 명의로 된 정부의 북한인권관련 ‘기본4원칙’과 2005년 3월 국가안정보장회의 명의로 된 북한인권관련 ‘정책방향 보충내역’을 바탕으로 분석 및 평가해보고자 한다.


1. 정부의 기존 입장

1) 2004년 국가안정보장회의 명의로 된 정부의 북한인권관련 ‘기본4원칙’

        ① 인권은 인류보편적 가치로서 우리 정부는 북한의 인권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왔음

        ② 정부는 북한인권을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개선하는데 있어서 각 나라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접근방식을 전략적으로 검토․선택할 수 있다고 봄

        ③ 정부는 평화번영 정책을 통해 남북간 긴장완화와 화해협력을 실현하고, 그 과정        에서 북한인권의 점진적, 실질적 개선을 도모하는 정책을 견지하고 있음

        ④ 정부는 북한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노력이 6자회담 진전과 남북관        계 개선 등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우리의 노력과 조화될 수 있도록 계속 노        력해 나갈 것임


이러한 정부의 ‘기본 4원칙’은 인권의 보편성에 기초한 북한인권 인식, 정부의 평화번영정책 추진 과정에서 북한인권개선,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조화되는 북한인권 개선 방침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여기에는 정부가 북한인권 상황 인식에 있어서는 국제사회와 공유하지만, 그 개선 과정에 있어서는 한반도 상황에 연유하는 정부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국제 사회와 다른 접근을 한다는 고민이 반영되어 있다. 그러나 4원칙은 여론으로부터 찬반 양론을 불러일으키면서 북한인권의 범주, 정부의 북한인권 개선 노력, 북한정부의 역할과 과제 등 구체적인 입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런 지적을 받은 정부는 북한인권 결의안 상정이 예상되는 제61차 유엔 인권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추가적인 입장 표명을 밝힐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 2005년 3월 국가안정보장회의 명의로 된 북한인권관련 ‘정책방향 보충내역’

        ① 북한 역할론으로서 “북한인권상황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서는 북한이 ․․․․ 인권상        황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② 북한의 개혁․개방 지원, 인도적 상황 개선, 탈북자 지원 등을 예시하며 정부의         그간의 북한인권개선 노력이 있었음을 밝히고 있다.

        ③ 정부는 한반도 평화정착의 중요성을 감안해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간 신뢰구축을         추진하는 가운데 북한인권상황 개선을 도모해 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④ 정부는 북한당국이 인권분야에서 국제사회와 대화와 협력을 통해 북한주민의 인        권을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향상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히고 있        다.

        ⑤ 정부는 납북자․국군포로에 대한 북한의 적극적인 자세변화를 북한에 촉구한다고         말하고 있다.


위의 ‘보충내역’은 ‘기본4원칙’을 바탕으로 5가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첫째, 북한 역할론으로서 “북한인권상황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서는 북한이 … 인권상황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북한의 개혁․개방 지원, 인도적 상황 개선, 탈북자 지원 등을 예시하며 정부의 그간의 북한인권 개선 노력이 있었음을 밝히고 있다. 셋째, 정부는 한반도 평화정착의 중요성을 감안해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한 신뢰구축을 추진하는 가운데 북한인권상황 개선을 도모해 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넷째, 정부는 북한당국이 인권분야에서 국제사회와 대화와 협력을 통해 북한주민의 인권을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향상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히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납북자․국군포로에 대한 북한의 적극적인 자세변화를 북한에 촉구한다고 말하고 있다. ‘보충내역’을 통해 정부의 북한인권정책은 보다 구체화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데, 북한인권관련 범주를 북한내 주민의 인권, 탈북자의 인권, 납북자․국군포로 등 남북한 인도주의적 사안 등 포괄적으로 설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2005년 12월초 서울에서 열린 제2차 북한인권 국제대회에 즈음하여 관계 부처간 협의를 통해 북한인권문제 관련 정부 입장을 내부적으로 정리하고 “북한인권, 말보다 실천이 중요합니다”는 케치프레이즈와 함께 위와 같은 입장을 7개항으로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2. 평가

이상 살펴본 한국 정부의 북한인권관련 입장은 특수성과 역할분담론 등 크게 두 가지 논리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특수성론에 입각하여 정부는 북한인권을 생존권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정책이 북한 인권개선에 대한 공개적 요구보다 우선할 수 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같은 논리로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을 생존권에 우선을 두고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자유권에 대한 관심을 차후로 유보하는 것도 인권의 보편성, 불가분성 혹은 상호의존성에 위배된다고 지적할 수 있다. 또 한반도 평화와 인권의 관계를 평화 우선으로 밝히는 것도 인권 범주에 대한 협소한 인식과 인권 영역간의 상호의존성 혹은 상호관련성을 인식하지 못한 판단이라고 비판받을 수 있다.


둘째, 정부는 북한인권 개선과 관련하여 각행위자별로 역할분담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역시 실질적인 북한인권 개선에 얼마나 이바지할지 의문이다. 한국정부는 한반도의 특수사정을 고려하여 인도적 지원을, 국제사회는 북한에서의 인권 침해 사례에 대한 적극적인 비판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판단은 관련 당사국들과 각 행위자들의 대북 인식 및 정책 목표가 다 상이하기 때문에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적 역할분담은 현실성이 낮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한국정부의 북한인권정책은 그 방향과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그 논리가 국제사회에서 공유되는 국제인권 담론과 일정한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보완이 요구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첫째, 북한인권은 보편성, 불가분성, 상호의존성, 상호연관성에 입각하여, 자유권, 사회권, 그리고 개발권과 평화권 등 모든 영역을 동시에 다루고, 둘째, 실질적 인권개선의 관점에서 북한당국의 책임과 역할을 균형적으로 거론하고, 셋째, 국제사회의 구체적인 협력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그런 관점에서 각행위자의 역할을 통합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필요함을 인식시켜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이나 긴장완화와 같은 한반도의 특수 상황이 북한인권 개선을 유보하는 근거가 아니라 북한인권의 범주를 재구성하고 개선 방법을 수립하는데 고려할 사항으로 이해될 수 있도록, 정치적, 총론적 접근보다 실용적, 각론적 접근을 중심으로 정부는 당국간 대화, 민간교류협력지원 그리고 국제기구 및 외국과 북한의 정치․인권대화 등을 위한 중재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6) 


Ⅳ. 북한인권해결을 위한 진보 진영의 과제


1. 북한인권을 둘러싼 진보․보수 진영의 의미 있는 동향


지금까지 북한인권을 둘러싼 진보와 보수 진영 그리고 정부의 입장, 그리고 그것이 나눠지는 지점들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북한인권이 제기되던 초기와 달리 시간이 흐를수록 양 진영 간에 조금씩의 변화들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즉,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북한인권에 침묵 내지 신중론을 펼침으로서 북한인권이 균형적인 시각에 의해 다루어 질 수 있는 장을 마련하지 못했던 진보 진영이 이제는 북한인권에 대해서 보다 적극적이고, 진지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평화네트워크, 민주노동당,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참여연대7)가 그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제사회에 한반도 특수 상황과 북한인권 간의 역학 관계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함으로써 북한인권 개선에 있어 복잡 다양한 상황에 대한 국제 사회의 이해의 폭을 넓혀 갔다. 문타본 유엔 북한인권 보고관이 작성한 제62차 유엔인권위원회 북한인권 관련 보고서를 보면 이러한 점이 잘 나타나있다.8) 이와 더불어 주로 정치적․시민적 권리 측면에서만 북한인권을 제기하여, 심하게는 북한정권붕괴의 차원까지 논의를 전개하던 보수 진영이 대북경제제재나 식량지원중지 등으로 인해 북한주민들의 생존에 위협을 가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반성을 토대로 북한인권의 정치성을 최대한 배제하고, 새로운 대안으로 아시아인권 레짐과 같은 틀 안에서 북한인권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곳도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북한인권시민연합을 들 수 있을 것이다.9) 그렇다면 앞으로의 논의에 있어서는 이러한 진보 ․ 보수의 입장 차이를 최소화하고 공동의 인식의 장을 최대화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지, 특히 진보 진영의 대안적 모색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하겠다.


2. 북한인권 현황에 대한 공동의 자료 확보


먼저 북한인권 현황에 대한 진보 ․ 보수 공동의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현재 북한인권을 둘러싼 논쟁이 심화된 데에는 서로가 가진 북한인권을 둘러싼 정보 및 사실관계의 차이 때문이기도 하다. 그 조사의 한계상 주로 탈북자들의 증언을 의지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왜곡과 부풀리기의 과정이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10) 이러한 현상은 북한인권에 대한 객관적 자료 확보의 어려움과 자료의 절대적 부족 때문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쉽지는 않겠지만 진보 ․ 보수 공동의 북한인권실태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보다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한 논의들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각 진영이 특히, 진보 진영 자체적으로 신뢰성 있는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시민사회 간에 북한 인권의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뿐만 아니라 북한인권개선을 위해 각자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들 또한 적극 공유해야 할 것이다.


3.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로드맵 구축


북한인권개선을 실질적으로 개선시켜 나갈 수 있는 종합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되고, 북한이 개혁․개방 정책을 펼 때 자연스럽게 북한인권 역시 해결될 것이라는 기존의 원칙만 되뇌이는 것으론 충분하지 않다. 물론 이것이 큰 틀에서는 맞지만 재중탈북자 문제, 강제송환, 식량부족, 의료물자 부족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들에 대해서는 부지런히 그 해결방안들을 찾아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현재 북한인권 이슈를 둘러싼 진보진영의 진정성에 대해 의심을 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 국내와 국제사회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북한인권을 염려하는 시민들의 신뢰를 얻어 낼 수가 없다. 그렇게 될 경우 북한인권에 대해서 정치적 의도를 가진 진영 혹은 한쪽으로 치우친 시각을 가진 그룹들에 의해서 북한인권에 관련된 모든 해결 방안과 여론들이 흘러갈 수 있다. 그 일례로 미국의 북한인권법과 유엔북한인권결의안 채택 과정, 보수 기독교 사회, 해외 교포, 혹은 외국 시민들이 보수우익 혹은 북한정권교체를 목적으로 하는 일부 북한인권단체들을 돕고, 그들에게서만 지속적으로 북한인권관련 정보를 듣게 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따라서 진보 진영은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순기능으로 작용하도록 하기 위한 종합 로드맵으로서 인신매매, 강제송환 등 심각한 인권 침해에 노출되어 있는 탈북자들, 의료난, 식량난 등으로 생존권의 위협을 받고 있는 북한주민들을 위한 긴급구호 영역부터 국가의 실패로 인해 일어나는 인권 유린의 상황을 회복하기 위한 북한사회시스템의 복구방안까지 다각도의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토록 해야 한다. 또한 대북지원정책, 기술협력증대, 미국과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것 등 북한으로 하여금 개혁․개방 정책으로 나올 수 있는 외부 조건들을 마련해주는 것도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체제가 불안정 할수록 그 정부가 국민들에게 더욱더 폭압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의 근대사나 9.11 테러 이후 미국 정부가 시민들에 대한 무차별적 도청을 대거 실시 한 것 등의 사례를 봐도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11) 또한 이러한 시민사회의 요구에는 대북인도적 지원, 중국정부에 탈북자의 신변 보장 요구 등과 같은 당면한 현안뿐만 아니라 보다 지속적인 남북경협, 남북한 간의 군비축소회담 개최 등 북한인권 뿐 아니라 한반도 전체의 인권을 궁극적으로 보장해 줄 수 있는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 또한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로드맵 구축은 단순히 시민사회의 힘만으로는 이루어지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정부가 이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진보 진영은 힘써 요구해야 한다.


4. 북한인권 해결을 위한 다양한 창구 개발


북한인권을 둘러싼 한반도의 특수성과 북한정권과 북한주민이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적극 설명하고 이러한 공동의 인식 위에 북한인권개선을 위해 연대할 그룹들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12) 옛 서독 사민당이 추진한 ‘새로운 동방정책’의 기본틀을 만들었던 전 브란트 총리 핵심참모 에곤바르는 “동독에 자유가 보장되는 것은 새로운 동방정책의 전제가 아니라 그 결과로 기대되는 것”이라고 언급한바 있다. 즉 북한이 인권을 전면적으로 개선하고, 개혁․개방으로 나와야지만 대북지원이나 기타 국제적 협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대북지원정책과 대외적 관계 회복 등을 통해 북한이 국제 사회로 진출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개선될 때까지 어떠한 관계도, 지원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일부 그룹들의 주장은 북한주민들의 생명권을 볼모 삼아 북한인권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에 참으로 비인권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유엔인권위원회에 제출한 북한 인권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인권은 북한정권과 북한주민 간의 관계, 한반도 특수성 및 남북한의 미묘한 관계들과 맞물려 생각해야 하며 따라서 다각도의 방면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문타본도 이야기했다. 따라서 앞으로도 이 부분은 지속적으로 한국 사회와 국제 사회에 설명을 해 나가야 한다. 그래서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북한인권을 위해서 일하기 원하는 사람들이 한쪽으로 편향된 지식에 바탕을 두고 일하지 않도록 진보 진영은 더 많은 노력을 한국 뿐 아니라 국제 사회에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진보 진영은 국내․국제 시민사회, 국제NGO들의 협력과 노하우를 적극적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동북아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주요한 조건으로 북한이 동북아 지역 경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라고 본 EU가 취했던 북한경제개발 프로그램과13) 현재는 EU가 대북인권결의안 채택으로 관계가 소원해졌지만 EU와 북한 간에 이루어졌던 정치․인권대화 역시 벤처마킹 할 필요가 있다.14) 그리고 앞서 논의에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좋은벗들, 국제엠네스티와 같은 중도그룹과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진행 중인 핵협상과는 연계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국제구호단체인 자비봉사단(Mercy Corps), 국가법률 제정에 관한 친우위원회(Friends Committee on National Legislation), 한국을 걱정하는 학자들의 동맹(Alliance of Scholars Concerned about Korea) 등과 같이 북한인권개선에 대한 의지가 있지만 더불어 북한인권의 정치적 도구화에 찬성하지 않는 국제NGO들을 적극 개발 ․ 연대할 필요가 있다.


Ⅴ. 결론


지금까지 우리는 북한인권이 한국 사회에서 왜 그처럼 뜨거운 이슈가 되었는지, 북한인권을 둘러싸고 진보와 보수가 어떠한 입장들로 나뉘어졌는지에, 또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은 어떤지에 대해 분석해보았다. 이를 통해 북한의 인권실태, 북한인권의 발생원인, 탈북자 실태, 소위 기획탈북 ․ 입국의 문제, 미국이 북한인권법에 대한 평가, 북한 인권개선 목표, 북한정권에 대한 인식, 북한정권과 북한주민간의 관계 인식 등을 기준으로 진보 ․ 보수 모두 북한인권에 대해 다양한 견해들로 나뉘어져 있음도, 또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 정부의 보다 정교화 된 논리가 필요함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우리는 진보와 보수 간에, 그리고 시민사회와 정부 간에 갈등 지점도 분명 존재하지만 반면 대화와 협력이 가능한 지점 역시 존재함을 발견하였다. 즉, 북한정권과 북한주민을 연계해서 바라본다는 측면에서 어떠한 경우에 있어서도 북한주민들을 위한 지속적인 대북지원정책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진보와 일부 보수 진영, 그리고 정부와의 공동의 인식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공동의 인식을 넓혀가기 위한 제안으로 필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제안을 해보았다. 진보 ․ 보수 진영, 그리고 정부 간에 가진 인식의 차이 인정, 북한인권 현황에 대한 공동의 자료 확보,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로드맵 구축, 북한인권 해결을 위한 다양한 창구 개발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진보 진영 혼자만의 노력으론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북한인권에 대한 진보 진영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과 동시에 현재 제기되고 있는 북한인권 제기 방식에 대한 보수 진영의 성찰 또한 요구되는 바이다. 각 진영이 가진 입장에 따라 북한인권에 대한 견해가 다르겠지만 통일 정책에 있어 초당적인 노력이 필요하듯이 북한인권 역시 진보와 보수를 떠난 초이념적 연합, 탈정치적 접근, 이것을 보다 제도적, 실질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한 정부의 노력 또한 필요하다. 왜냐하면 북한인권은 통일을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결국 우리 모두가 풀어가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의들을 바탕으로 이제는 진보 ․ 보수 양 진영이 북한인권을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을 벗어나 특히 북한인권의 정치화를 최대한 배제하고, 실질적으로 북한주민들의 인권과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길 희망한다. 그래서 북한인권이 한국사회의 또 하나의 남남갈등이 아닌 남남갈등을 풀어가는 기제로 사용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더불어 본 연구는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진보 진영의 대안으로 북한인권 현황에 대한 공동실태 조사, 로드맵 구축, 다양한 국제사회 창구 개발 등을 제시할 뿐 그것을 이루어가는 방법에 대해선 심도 깊은 논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보수 진영과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보다 깊은 논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의 연구 과제라 하겠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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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보혁, "북한 인권의 이해와 해법," 미네르바정치연구회 편, <정치학이란> (서울: 인간사랑, 2005)

윤여상, “북한인권과 우리의 성찰”, 『황해문화』(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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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 “북 인권에 대한 바람직한 접근 방식과 실질적 개선을 위한 권고”, 참여연대,『한반도평화보고서』(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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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타

한겨레 홈페이지. http://www.hani.co.kr

문화일보 홈페이지. http://www.munhwa.com

프레시안 홈페이지. http://www.pressian.com

북한인권시민연합 홈페이지. http://nkhumanrights.or.kr

유럽연합 홈페이지.  http://www.europa.eu.int


원재천, “한국은 아시아 인권협약을 주도하라”, 『복음과 상황』, 통권 172호(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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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 Park,《코리안저널》, http://kjol.com/

EU-북한 국가전략보고서, 『'The EC-DPRK Country Strategy Paper 2001 -2004』, http://www.europa.eu.int/comm/external_relations/north_korea/csp/index.htm




1)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북한 인권 문제로 인해 진보 진영이 고전적 진보 의제인 인권을 통일 담론에서 제거하는 고통스런 자기분열에 빠져 있다”며 “인정하든 안하든 북한 인권 문제는 이제 세계 진보운동 진영의 핵심적인 문제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한겨레》, www.hani.co.kr, “진보지식인 100인에게 묻다 - ‘북한 인권 조심스럽게 제기해야’ 76.8% ”, 2006-01-02


2) 2장 1절에서 갖는 의미와 2장 2절에서의 보수와 진보의 의미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2절에서는 북한인권 이슈에 관한 입장이 진보 ․ 보수가 아니라, 그 이슈들을 대하는 집단의 정치적 성향이 진보-보수라는 의미로 이해된다. 이렇듯 북한인권을 전통적인 진보 ․ 보수의 논의가 아닌 북한 이슈들을 대하는 집단의 정치적 성향에 의해 나누어 진 것은 한국사회의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과 접근이 과거 권위적인 정부 시절 순수한 보편적 인권 측면에서의 접근이었다기보다 남북한 체제 대결에서 한국의 우위를 선전하는 중요한 체제선전 도구의 차원에서 제기된 측면이 강했던 것에서 기인한다. 북한인권을 둘러싼 이런 현상이 김대중, 노무현 정부 들어서는 보수 진영에 의해 북한 정권의 사악함과 그런 정권을 오히려 곤고케 하는 대북지원정책의 무용성, 나아가 현 정부의 무능력함을 비난하는 정치적인 도구로 사용된 측면이 강하였다. 이런 현실을 토대로 앞으로 논의에서는 북한 인권을 둘러싼 진보 ․ 보수를 전통적 진보 ․ 보수 개념이 아닌 북한인권을 대하는 집단의 정치적 성향에 따른 구분을 따를 것이다.   


3) 여기서 주요 인권범주와 우선순위 경향성이라는 표현을 덧붙인 것은 이것을 중요시 여긴다고 해서 다른 부분들에 대해서 배타적인 것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4) 서보혁, "북한 인권의 이해와 해법," 미네르바정치연구회 편, <정치학이란> (서울: 인간사랑, 2005), 393-411쪽


5) 진보적 견해 : 평화네트워크, 참여연대, 민주노동당, 인권운동사랑방 등

   중도적 견해 : (사)좋은 벗들, 국제엠네스티(AI)

   보수적 견해 : 한국의 북한인권시민연합, 북한인권개선운동본부, 북한민주화네트워크, UN탈북난민청원운동본부, 피랍․탈북자인권과 구명을 위한 시민연대, 미국의 민주주의재단(NED), 북한인권위원회, 유럽의 인권감시협회(HRW), 국제기독교인 연대(CSW), 일본의 북한민중구조긴급행동네트워크(RENK), 북한난민구원기금, 북조선귀국자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회, 피랍일본인구출회 등 인권 및 난민지원 단체 등,  윤여상, “북한인권과 우리의 성찰”, 『황해문화』(2006), 3~6쪽


6) 서보혁, “국제인권원리, 북한인권, 그리고 한국정부의 입장”, 미발표 논문, 10~14쪽


7) 평화네트워크 - 북한인권강좌, 북한인권세미나 상설화, 북한인권모니터링

    민주노동당 - 북한인권관련 내부 워크숍, 재중탈북자 실태조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 북한인권내부 세미나, 탈북자 실태조사 

    참여연대 - 북한․EU 인권대화 사례 조사 등


8) 문타본 북한인권 보고관은 제62차 유엔 인권위원회를 앞두고 작성한 북한인권 관련 보고서에서 국제사회는 이니셔티브와 안전보장, 경제와 발전을 위한 인센티브를 묶어 북한의 '안보 우려'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문타본 보고관은 국제사회의 균형있는 대응을 주문하면서 정치적으로 민감하고 변동이 심한 역사를 깔고 있는 한반도의 특수성, 남북한 관계의 미묘한 점이 이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한은 역사적 배경, 지리적 근접성, 정치와 안보의 우려, 사회문화적 유대로 볼 때 북한 인권을 보는 남한의 입장은 지극히 미묘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프레시안》, www.pressian.com, “유엔 인권보고관, 북한인권 균형 잡힌 대응 필요”, 2006-02-22 검색


9) 아시아 인권 레짐(regime)을 확립해야 한다. (여기서 ‘레짐’이란 정부만 아니라 민간부문까지 포함하는 ‘체제’를 의미한다). 아시아 인권 레짐을 만들자는 구상은 사실 유럽에서 헬싱키협약을 통해 이미 시행된 적이 있는 모델이다. 헬싱키협약은 70년대에 서부 유럽이 동부 유럽과 소련의 영토와 체제를 인정하고 경제지원을 약속하는 대신 그들이 준수할 인권의 최소 기준을 만들었던 사례이다. 동유럽은 체제보존과 경제지원을, 서유럽은 동유럽의 인권개선을 이끌어냄으로써 지역 안정화를 이루었다. 북한체제의 일방적 붕괴는 지역 내 역학관계 및 평화유지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므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북한 내에서 인권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약속을 받아내어 북한의 민주적 질서 성립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유도해내는 것이 최선이다. 중국은 자체적인 역량으로 점진적 개방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지만, 중국보다 활용수단이 적은 북한은 지금과 같이 특정 강대국들과 ‘통 큰’ 해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나, 국제기구와 지역적 협력 체제를 잘 병행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북한은 물론 아시아 지역 안정에도 바람직할 듯하다.  원재천, “한국은 아시아 인권협약을 주도하라”, 『복음과 상황』, 통권 172호(2005.11)


   북한의 인권문제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같은 다자적 형태를 통해 과학․교육 협력, 경제, 통상 문제 등과 함께 논의․해결하자는 106조 a항과, 헬싱키 프로세스와 같이 지역의 모든 국가들이 인권과 근본적 자유를 존중하는데 공동으로 노력하는 지역적 차원의 대북 인권대화 구도를 개발하자는 106조 b항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다자적 접근은 비단 북한의 인권문제라는 현안을 해결하는 데만 유용한 것이 아니다. 아시아에는 구주, 미주, 아프리카에 모두 존재하는 ‘지역인권보호체계’가 없고, 특히 동북아에는 정부차원의 지역인권메커니즘뿐만 아니라 비정부단체들 간의 네트워크도 발달하지 못했다. 북한의 인권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간 협의는 앞으로 동북아에 인적접촉이 더욱 활발해지면 반드시 필요하게 될 지역인권보호체계를 만드는데 좋은 시작이 될 것이다. 허만호, “북한인권 계속 침묵할 것인가?”, 『월간북한』(2005.11)


10) “탈북자들 중 사실관계를 과장․왜곡함으로써 자기 몸값을 높이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다. 북한인권논의가 복잡해진 데는 ‘사실’과 ‘선전선동’을 구분하지 못한 일부 보수언론에도 책임이 있다. 인권논의는 무엇보다 객관적인 사실의 확인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사안별로 두 사람 이상의 증언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김두식,《한겨레》, www.hani.co.kr, 2005-3-30


11) 미국은 9.11테러가 있은 뒤 여러가지 상황이 바뀌고 있다. 변화하는 것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연방정부가 이제는 미국인들의 사생활을 속속히 들여다 보는 국가보안이 대폭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마이클 헤이든 공군참모총장은 미국은 앞으로 미국 시민들의 자유(리버티)보다는 안전(시큐리티)을 보장하는 쪽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내용의 발언을 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당시까지 연방정부가 미국 시민들을 대상으로 도청하는 것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내용의 1978년 법안이 발효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공개적으로 NSA로 하여금 미국 시민들의 전화, 이메일 등 소위 전자통신정보를 도청하도록 명령했다. 그리고 이러한 연방정부의 도청 사실이 최근 하나 둘 드러나자 부시 대통령은 이같은 NSA의 도청은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국가안보를 위해 지난 2001년 9월 14일 긴급 발효된 비상시 대통령의 긴급 명령권 등을 준수하고 있기 때문에 헌법에 부합하는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Jason Park,《코리안저널》, http://kjol.com/, 검색일 2006년 2월 27일


12) 지금까지 북한 인권문제는 주로 정치적 ․ 시민적 권리 부분만 집중적으로 부각됨으로써 경제적 ․ 사회적 ․ 문화적 권리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식량난으로 최소한의 생존적 조건이 붕괴상태에 이르렀음에도 별반 달라지지 않고 있다. 경제적 ․ 사회적 ․ 문화적 권리가 인권영역에 속하지 않거나 혹은 정치적 ․ 시민적 권리에 비해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보수적 견해가 북한 인권문제에 있어 더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탓이다. 좋은벗들, 『북한식량난과 북한인권』(2004), 23쪽


13) 2001/2002년, 유럽집행위원회는 EU가 북한에서 경제개발프로그램을 발족시킬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의 틀을 짜기 시작했다. 전세계 다른 지역에서의 경제개발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북한 경제개발프로그램 추진 전략은 “국가별 전략 보고서”에 명시되어 있다. 본 보고서는 EU가 다음 분야들에서 가장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았다. 첫째, 북한 관리들에게 시장 경제 구성 요소들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한 제도적 역량 강화, 둘째, 에너지 부문 효율성 강화, 셋째, 농촌발전, 넷째, 수송시설 개선 등이다. 『'The EC-DPRK Country Strategy Paper 2001 -2004』, http://www.europa.eu.int/comm/external_relations/north_korea/csp/index.htm 검색일 2006년 3월 11일



14) 이규영, “유럽연합의 대북한인권정책”, 『한․독 사회과학논총』(제13권, 제2호, 2003 겨울), 36~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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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7 2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3-28 0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안녕하십니까? 평화네트워크 대표를 맡고 있는 정욱식입니다.

지난 7년을 돌아보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반도 안팎에 많은 일들이 발생해 경황없이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단체 내부적으로도 처음 3년간은 저 혼자 상근을 하다시피 했는데, 점차 일하는 분들이 늘어 지금은 저를 포함해 4명의 상근자가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눈치 빠른 분들은 아시겠지만, 여러분께 이렇게 편지를 드리는 이유는 도움을 요청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평생회비를 납부한 분들을 포함해 현재 평화네트워크에 회비(후원회비 포함)를 보내는 분들은 300명 정도입니다. 대부분의 수입을 회비에 의존하다보니, 재정 상황이 크게 열악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현재 매달 200만원 가량 적자가 생기고 있는데, 다행이 예전에 모아둔 돈이 있어 그럭저럭 버티고 있습니다. 여러분께 이러한 사정을 말씀드리며, 몇 가지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회원이 아닌 분들께 여러분께 회원가입을 부탁드립니다.

클릭! 회원가입하기

다음으로 기존 회원분들 가운데 여력이 있는 분들께서는 회비를 인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클릭! 회비 인상 메일 보내기(network@peacekorea.org)

아울러 주위 분들에게도 평화네트워크 회원 가입을 권해주시면 감사 드리겠습니다.

혹시 정기적으로 회비를 납부하기가 어렵지만 평화네트워크를 돕고자 하는 분들께서는 연회비 일시불이나 평생회비를 납부해주셔도 좋습니다. 또한 소액이라도 후원금을 보내주시면 평화네트워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후원금 보낼 계좌: 조흥은행 325-04-581037 (정욱식-평화네트워크)

흔히 평화운동을 가리켜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합니다. 나름대로 노력해왔지만, 북핵 문제는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고, 한미동맹은 미국 패권의 도구로 전락하고 있으며, 사람들 먹고사는 문제는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는데 국방비는 매년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이 말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평화네트워크의 존재 이유는 분명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아무리 무모한 일일지라도 '反 평화의 바위'를 깨뜨리는 일은 멈출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저희에게는 그 바위를 깨뜨릴 수 있는 계란이 필요합니다. 바위에 구멍을 만들고 갈라지게 하는 낙수가 필요합니다.

모쪼록 도움을 주시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평화네트워크가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주저하지 마시고 회원가입과 회비인상, 그리고 후원금 보내기에 나서주십시오. 열심히 활동해서 보답하겠습니다.

2006년 2월 28일 정욱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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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03-28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가서 널리 알릴게요. 그리고 후원도 여태까지 안했다는게 부끄러워지네요.

balmas 2006-03-28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 군사문화의 잔재일지 모르겠는데, 국내에는 평화운동이 좀 취약한 편이죠.
이런 점에서 평화 네트워크 같은 단체를 후원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일 것 같아요.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바람돌이님. :-)

숨은아이 2006-03-28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퍼가서 기억하겠습니다.

balmas 2006-03-29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숨은아이님. ^-^
 

한국과학기술인연합(scieng.net)에서 퍼옵니다.

http://www.scieng.net/zero/view.php?id=critic&no=99

 

[성명] 논문조작 징계, 서울대의 냉정한 결단을 바란다.


서울대가 황우석씨의 파면을 비롯, 서울대 소속의 논문조작 가담자에 대한 징계안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황우석씨를 제외한 교수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볼때,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논문 조작이라는 중대한 학문적 범죄에 대한 징계로는 너무나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번 논문조작 사건은 전국민적 관심을 넘어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으며, 관련 연구활동과 조작행위에 구체적으로 참여한 것이 명백히 밝혀진 이들이 심지어 논문조작을 은폐하기 위한 각종 언론플레이에 적극 나선 것을 고려하자면, 소장 학자라는 이유로 이들에게 관대함을 베푼 서울대 징계위측의 결정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이번 징계안대로라면 향후 황우석씨의 연구활동에의 개입을 가능케 함은 물론 그의 연구실이 사실상 유지되는 것이며, 이는 황우석씨를 파면한 징계위의 결정 취지와도 스스로 부합되지 않는다.

서울대 당국은, 동료 학자는 물론 학문 후속세대와 전세계 과학자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망각하지 말고, 다시는 학문적 사기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냉정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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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차 사회운동워크샵 “차베스의 볼리바리안 혁명 어떻게 볼 것인가”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3월 16일(목) 오후 7부터 사회진보연대 회의실에서 열린 2006년 1차 사회운동워크샵 “차베스의 볼리바리안 혁명 어떻게 볼 것인가” 자료집을 발송합니다.

자료실 바로가기

사회진보연대 대안세계화팀 주관, 류미경 정책편집국장의 사회로 열린 이날 워크샵
 
은 여러 사회단체 회원들과 사회진보연대 회원들께서 참석하신 가운데 영상물 상영,
 
발제 및 종합토론의 순서로 약 4시간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차베스의 볼리바리안
 
혁명의 성격 및 라틴 아메리카 좌파 열풍, 대안적 지역통합과 대안세계화 운동의 전
 
망 등이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토론에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이날 제출된 자료집을
 
한글 파일로 사회진보연대 자료실에 등록했습니다.
 
 
자료집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발제 1 이강택(회원, KBS PD) <차베스-베네수엘라 리포트>
발제 2 배준범(회원, 민주노동당 국제부장) <라틴 아메리카 좌파 현황>
발제 3 류주형(조직교육부장) <볼리바리안 혁명과 대안세계화 운동>
부록 권태훈(집행위원) <라틴 아메리카, 베네수엘라 연표>

참고로, 이날 이강택 회원의 발제문은 따로 작성되지 않은 관계로, <미디어 오늘>에
 
실린 인터뷰를 참고자료로 수록한 것입니다. 또 배준범 회원의 경우 WTO 각료회의
 
저지 투쟁으로 홍콩 법원에 기소된 동지들의 재판을 지원하기 위해 홍콩에 상주하
 
고 계신 관계로 이날 워크샵에서는 발제를 생략했고, 대신 지난해 민주노동당 기관
 
지 <<이론과 실천>>에 실린 자료를 첨부했음을 알려 드립니다.
 
이날 발표된 발제문과 미처 제출되지 못한 발제문을 토론 결과를 적절히 반영하여
 
<<월간 사회운동>> 2006년 4월호 특집 기사로 출간할 예정이오니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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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있는 분들은 아래 주소로 가시면 자료집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pssp.org/bbs/view.php?board=document&id=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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