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우 / wandong

전적으로 옳은 이야기다.
나는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다. 서울대를 학부/석사를 졸업하고, 지금 유학와 있다.
그런데, 미국으로 유학 올 수 밖에 없었던 현실도 있다.
미국 박사 아니면 한국 시장에서 자리 잡기 힘들므로..
장학금 미국 만큼 잘 주는 곳 없으므로. 유학 정보가 풍부하는 곳은 미국이므로.
특정 분야가 아니라 전반적인 교육의 질이 세계 최고 이므로.
미국식 교육을 한마디로 표현 하자면, 메뉴얼 교육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선명한 아이디어를 혹은 지식 가공품을 제도적으로 잘 보장해주는
교육 시스템이다. (자료의 풍부함은 여기서 비롯된다)
석사 이상을 미국이나 한국에서 공부해 본 사람들은 안다.
학위논문 혹은 학위저널에 비실용적이면서 쓰레기 같은 논문 졸라 많다는 것을.
미국에서 생산되는 지식이 항상 옳고 좋은 것은 아닐진데,
많은 한국인들은 맹신하는 경향이 있다.
지식인의 풀이 다양해야 한다. 학문적 배경이 다양해야 한다.
우리 나라 언론인들을 봐라.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대부분이 아니던가?
조선/동아는 더더욱 그렇다. 그 부작용도 많이 생기지 않는가?
곱씹어 봐야 할 문제다.

 

한모 / khahn339

미친놈,, 니 학회지에 논문 몇개 냈는지 한번 얘기해 봐라... 다 지 사고의 폭으로 생각하는 놈... 니,, 세계 권위있는 학회지에 미국교수들이 싣는 논문수가 몇개인줄 아니?? 또 그러겠지,, 그건 미국 위주의 학회지라고,,, 미친놈,, 다른 나라에서 나오는 학회지들이 더 좋은게 많으면 우째 미국 학회지들이 주도하겠니, 그럼? 니는 사회학 하니까 지댕이만 까면 되니까 어떤지 모르겠지만, 이공계에서도 그게 통할거 같니, 이 멍충아? 니는 사회학 했지만, 이공계는 미국이 압도적으로 우세다,,,그럼,, 이것도 미국화냐? 미국유학가는 사람들 중에 대부분은 공대야, 공대, 이 멍충아.. 미국에서 학교를 다녀 봤어야 알지,, 지가 다른 나라에서 학위했나보지.. 지 밥그릇을 이런식으로 챙기나...

 

ultramankorea / ultramankorea

한모 님께,

이 계시판은 우리의 자녀들도 보고 있습니다. 충분히 다른 언어를 사용하여도 반박이 가능한 것을 욕을 써가면서 한다는 것 좀 부끄러운 일 같군요. 얼마나 훌륭한 분인지는 모르겠스나 그런식의 표현은 일반인으로서도 도를 벗어난 듯한 느낌이 드는 군요. 최소한의 넷티켓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한모 / khahn339

속어 사용은 사과합니다..그러나,,,

이런 편협하고 무식한 "사회과학"한다고 떠드는 "사기과학"자들은 좀 쌍욕 먹어도 됩니다. 현실도 모르고 뭔 양식있는 지식인인척 사기만 치고 자빠져 있는 셰이들은 쌍욕먹어 마땅합니다...

 

너만큼바보 / kskkk

엘리트사유의 미국화라는 글을 개탄한다

사설을 쓴 분은 사회학과 교수라고 하는데 참으로 걱정스럽다.
사회학을 한다는 사람의 생각이 단편적이고 선동적인 수준에서 사회문제를 해석하다니. 미국화라구? 대부분의 한국유학생들은 한국에서 석사까지 마치고 유학을 간다. 즉 자아와 세계관이 어느정도 형성된 이후에 간다는 소리다. 유학을 가는 사람이 아메바가 아닌 이상은 자신의 정체성과 미국이라는 새로운 사회체계간을 끊임없이 비교하지 자신도 모르게 미국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좁은 한쪽 세계에 빠져서 자신의 문제가 정작 무언지를 모르는 것보다는 차라리 매우 다른 또다른 세계를 경험하면서 자신의 문제를 찾아가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신문의 상업성을 악용하여 학문을 하는 사람이 진지한 고민없이 그냥 선정적인 제목을 달아 글을 쓴다는 것이다.

하도 글을 쓴사람이 궁금해서 경력을 찾아보니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인데 그 대학 교수진을 보니 거의 대부분 서울대 사회학과 학사 석사 박사 출신이었다. 그런 상황이 엘리트 사유의 미국화보다 훨씬 심각하지 않을까?

Joony / dan8922

글쓴이의 의도가 더욱 걱정스럽다.

정말 미국유학의 의미를 정확히 모르고 쓴 글 같군요.
당신의 그 글이 진정 한국사회를 걱정하고 쓴 글입니까?
미국화라구요?
미국에서 공부만 하면 미국화가 된답니까?
아마도 당신은 일본이나 유럽에서 공부하거나 아님 국내에서 박사한것에 따른 열등의식을 가진듯 하군요.

미국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의 절반이상은 돈문제입니다. 미국만큼 박사과정을 하는 외국인에게 장학금이나 일거리(조교)를 많이 주는 나라도 없습니다. 물론 몇몇 유럽나라는 등록금이 없다곤 하지만 한국교육에서 배운 도둑질이라곤 영어밖에 없으니깐 유럽중 영국밖엔 없군요. 또한 수업방식과 수업내용이 미국만큼 잘 되있는 나라도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한국에서 석사를 하고 조교도 미국나오기 전까지 3년을 했지만 석사를 하면서 배운건 아래아 한글과 엑셀밖에 없습니다. 석사가 그러한데 한국박사를 하면 5년이상을 진정 제대로된 공부란걸 할 수 있을까요? 물론 한국서 박사하신분은 반박하시겠지만 속으론 동감하실 겁니다.

미국에서 공부하면 미국화가 된다구요? 정 반대 입니다. 오히려 더욱더 애국자가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 대해 더욱 반감을 가지게 됩니다. 부시가 된 이훈 더욱 그렇구요. 미국에서 배우는건 단지 학업과 관련된 것 뿐입니다.

제발 이상한 논리로 자기 밥그릇 찾고자 하는 행위좀 하지 마시지요. 교수님. 그보다 먼저 한국대학을 개혁하려 노력하시지요. 지금도 교수님 밑에서 공부하는 대학원생들은 미국에서 공부하길 갈망할 것입니다.

 

 짐우 / wandong

논지의 연결이 옮겨 갔군요.

지식과 지식의 미국식으로의 편중화를 위 기사의 필자는 지적하는데,
준님은 애국자 vs. 미국화로 말씀하시는 군요.

현실적으로 미국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생각이 미국화 되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자기가 아무리 한국과 미국을 비교해서 취사 선택하고 비판해도
자기가 배운 지식을 썰 풀때는 미국대학에서 배운 것을
써 먹어야 하지 않나요?

미국이 훌륭한 교육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미국에서 공부한 박사들이 한국 가서 교수하는데, 왜 한국 교수들은
미국의 시스템 중에서 나쁜 것만 배우려 할까요?
예를 들어, 기여 입학제, 자유 사장 경제 도입....

미국은 돈 있는 자만이 공부할 수 있는 나라 인데 말이죠.
돈없으면 빚내서 공부해야 하고요. 그리고 평생 값아야 하고..
대학 졸업자중 20%정도는 10만불 이상의 빚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

커꿈 / qedsshin

좋은 지적이십니다.

서울대에서 박사학위자를 배출하기 시작한지 이제 갓 25년 정도 되었다고 합니다. 왜 그 수많은 학생들이 미래가 불투명한 유학의 길을 떠나야만하는지에 대해 아무런 고민없이 현상만보고 '미국화'라고 딱지를 붙여 버리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학문을 시작하는 나라라면 어쩔 수 없이 한 번씩은 거쳐가야하는 일 아니겠습니까.

 

사투리 / ioanness

이게 곱씹기만 해서 될 일인가.

학문역시 일종의 가치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삶은 여러종류의 가치로 이루어져 있다. 확대해서 하나의 국가역시 여러종류의 가치로 이루어져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교육이란 측면은 역사적으로 학문자체가 가지고 있는 가치와 더불어 새로운 가치를 재생산 할 수 있는 중요한 기능으로 다루어져 왔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한 자의 대부분은 한국사회의 지도층인사로 편입되고, 가치 재 생산의 패러다임이 미국식으로 변해가는 것이 인지되지도 못 할 정도로 한국사회에 크나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학교수로 임용되는 자의 대부분은 미국에서 학위를 받는 자이고, 80년대 이전에 간간히 국어로 번역되었던 대학교재는 이제 대부분이 원서라는 이름의 영어교재로 되어있고 이것이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 들여진다. 프랑스에서 어렵게 공부를 해서 학위를 받은 친구는 어디서 학위를 받았냐는 질문이 이제는 부담스럽다고 한다.
누구도 자연과학이나 공학의 새로운 용어를 국어화 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 같다. 이러한 판국이니 영어는 더이상 특수한 용도의 도구가 아닌 학문의 도구가 되어 버렸고 이를 조기에 습득하려고 어린나이에 언어연수또는 조기유학이 당연시되고 있다. 영어가 자유롭지 못한 많은 사람들은 학창시절 내내 영어컴플렉스를 가지고 있고, 학창시절을 마치고서도 이에 자유롭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모순을 모순처럼 느끼지도 못한다. 한국에서 세계화아닌 미국화가 많이 진행 되어 있고 그것이 바뀌어지기엔 너무도 많이 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대학교가 세계에서 수백위라는 것에는 모멸감을 느끼면서도 미국내 2위라는 것에는 수치가 아닌 자랑감이 된다. 논리적을 따지자면 공립 사립을 막론하고 세계에서 미국화에 가장 성공한 대학인 것이다. 그러한 모순구조에 있는 학교임에도 서로 그 대학에 갈려고 발버둥을 친다. 미국식으로 변해 버린 언론은 미국에서 박사학위 배출대학의 2위가 서울대학이라는 사실이 한민족에게 있어서 얼마나 큰 재앙인지를 논평할 능력조차 없다.
크로니클은 “미국 박사학위자의 출신 학부 중 가장 비중이 큰 대학은 버클리대이지만 두 번째로 박사를 많이 배출한 대학은 한국의 서울대”라며 “이번 조사 결과 중 가장 흥미로운 부분”
이라는 논평이 얼마나 조소로 들리는 지 우리들중 대부분은 모를 것이다.

 

앨리스 / doroclistz

편협한 견해의 소산일뿐.

신문기사를 손으로 베끼는 작업을 하고 있다보면, 비문이 상당히 많이 발견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이번 기사도 예외는 아니다. 곳곳에 비문이 등장하는데,
예컨데 몇가지 예를 들면

..그런데 우리 사회의 명문대학 출신들이 미국에서 그렇게 많이 박사를 받는다는 것은 .. (박사를 받는게 아니라 박사 학위를 받는 것이며)

..따라서 보편성의 소재지는 미국 대학과 우리 대학 간의 대화와 토론에서, 그리고 예컨대 인도의 대학과 우리 대학 사이의 교류와 논쟁 속에 존재하는 것이지..
(소재지가 교류와 논쟁 속에 존재한다는 표현이 어법에 맞기나 한지)

..우리와 실정이 달라도 한참 다른 사회가 우리의 준거점이 되는 지적 편식을 거듭하는 일이 된다...(글의 논조대로라면 우리 사회가 엘리트 집단이 중심이 되어 지적 편식을 거듭한다는 얘기일 텐데.)

그러나 이러한 형식적인 부분을 떠나, 미국식 학문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세계화 추세에 대한 칼럼인의 생각은 정말 협소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칼럼인은 일반 학문의 범주를 경제학의 범주와 혼동하고 있는데, 글의 뒤 부분에 이러한 논조는 더욱 명확해져서, 일괄적으로 엘리트 집단으로 칭해지던 표현이 한국의 경제 엘리트로 어느순간 바뀌어버리고 있으며, 경제학 박사 학위 취득 비율을 실례로 들며 논조를 강화해 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칼럼인이 애초에 학문이라는 커다란 범주에서 경제학이라는 하위 범위로 주장을 상세, 심화 발전시켜나가고 있다고 볼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칼럼인은 미국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경제학 학문과 현대 경제학 속에 내재한 신자유주의적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그야 말로 미국식 학문을 통째로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에서 박사 학위를 획득하는 학문이 경제학만 존재하는 것일까.
이공계학문의 비율이 만만치 않다고 본다.

또한 칼럼인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해도 그러한 주장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실상 신자유주의를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의 재편은 불가피한 현실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것과 신자유주의 체제의 수용이 불가피함을 인정하는 것은 별개로 다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신자유주의 체제를 비판하는 것은 지식인들의 몫이며, 우리 사회가 앞으로 폭넓게 숙고해 나아가야할 과제이다. 그렇다고 신자유주의 체제를 부정할 수는 없다.

더군다나 외환위기 이후의 신자유주의의 도입은 세계 경제의 일괄적인 흐름에서 이루어진 구조적 모순에 의한 작업의 일환이었지 우리나라 일개 앨리트 집단이 신자유주의 체제를 수용하니 안 하니 하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이야 말로 편협한 견해의 소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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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5-01-14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겨레]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김종엽 교수의 글에 대한 댓글들을 퍼왔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식 상태를 보여주는 한 가지 징표로 읽어볼 만한 듯합니다.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 ‘대학서열체제 혁파 보고서’


‘학벌=대학서열체제’ 개념화
90여개 여론조사·통계표
‘서열’ 위력 낱낱이 드러내
‘국립대학 통합네트워크’ 대안

학벌주의 또는 학벌구조의 가공할 위력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한국 사회에 발딛고 있는 한, 그로부터 피해 또는 이익을 취한 경험이 없을 리 없다.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원장 정진상)이 이를 파헤쳤다. 우선 학벌이라는 말을 ‘대학서열체제’라는 개념어로 정리했다. 각종 사회조사 자료를 총동원해 그 구조를 실증적으로 살폈다. ‘국립대학 통합 네트워크’라는 대안까지 제기했다. 〈대학서열체제 연구-진단과 대안〉(한울 아카데미)은 이런 내용을 한 권에 담은 연구보고서다.

학벌문제에 대한 비판적 진단은 이전에도 많았다. 그러나 〈대학서열체제 연구…〉처럼 사회과학적 분석으로 초지일관한 연구는 드물었다. 2003년 봄부터 10여명의 교수들이 ‘대학개혁 연구팀’을 만들어 매달 토론과 연구를 거듭해 왔다.

380여쪽에 담긴 90여개의 각종 여론조사·통계표는 이들의 연구가 무엇을 지향했는지를 웅변한다. 비판여론에 기대 학벌주의를 준엄하게 꾸짖는 차원을 넘어, 대학서열체제가 한국 사회에서 어떤 구조를 통해 가공할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드러내려 했던 것이다.

이때의 대학서열체제는 “대학입시를 매개로 한국교육의 총체적 모순을 낳고 있는 주범”이다. 문제는 이 서열이 정상적이고 공정한 경쟁을 한번도 거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서열은 대학교육의 질에 대한 평가보다는 외부 요인들에 의해 매겨졌고, 이에 대해 대학 구성원들은 저항도 하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자연적 경쟁’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것은 학문세계의 경쟁에 따르는 원리다. 그러나 현재의 대학서열체제는 “계급고착화의 구조를 은폐하는 외피”에 불과하다. 그것은 “다른 학문의 존재기반까지 무너뜨리”는 가공할 것이다. 이 구조의 정점에 서 있는 서울대는 “한국 사회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압도적인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독점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가장 중요한 권력기관”이다.

그래서 “대학서열체제 혁파는 우리 사회의 지배구조의 중요한 원리에 대한 도전”이며, “그렇기 때문에 기득권층은 대학서열체제에 대한 효과적 해결책에 대해 그토록 비판하고 비난하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국립대학 통합 네트워크’ 구성을 대안으로 내세운다. 대학교육의 공공성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대책이다.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의 국립대를 통합 네트워크에 포함시키고, 학생들은 서울대가 아니라 국립대 네트워크 체제 아래 교육을 받도록 한다는 것이다.

안수찬 기자


대학서열 체제에 기댄 대다수 지식인

90년대 중반부터 ‘내부자고발’ 본격화

학벌체제에 대한 지식인들의 비판은 일종의 ‘내부자 고발’이다. 대다수 지식인들이 기존의 대학서열체제에 기대어 생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 및 교수사회, 학벌체제 등에 대한 지식인들의 비판적 연구와 발언이 드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련 논의는 1990년대 중반 본격화됐다. ‘서울대 폐지’를 주창한 강준만 교수(전북대)의 <서울대의 나라>(개마고원·1996)가 이 논의를 대중화시켰다. 이후 학벌주의에 대한 지식인 사회 내부의 반성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김경근 교수(전북대)의 <대학서열 깨기>(개마고원·1999), 김동훈 교수(국민대)의 <한국의 학벌, 또하나의 카스트인가>(책세상·2001), 김상봉 문예아카데미 교장의 <학벌사회>(한길사·2004) 등이 대표적이다.

학벌주의를 비판하는 대표적 시민단체인 ‘학벌없는 사회’( www.antihakbul.org )와 ‘학벌없는 사회 만들기’( www.goodbyehakbul.org )는 각각 홍훈 교수(연세대)와 정영섭 교수(건국대)가 대표를 맡아, 학벌주의에 맞서는 지식인들의 우물 역할을 하고 있다. 이밖에도 정회익 한성학원 이사장(전 서울대 교수)·유팔무 교수(한림대)·김동춘 교수(성공회대) 등도 학벌주의 비판에 관심을 쏟고 있다.

그런 면에서 정진상 교수(경상대)의 ‘국립대학 통합네트워크’ 구상은 10여년에 걸친 이들의 비판적 연구를 아우르는 하나의 결실이다. 이 구상에 대한 비판이 없진 않지만, 다분히 선동적이었던 서울대 폐지론이 교육 체제 전반을 아우르는 ‘정책 대안’의 수준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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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와 사유의 미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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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박사 배출 외국대학 서울대 ‘1위’

  • 며칠 전 신문에서 미국의 박사학위 취득자 가운데 미국 대학을 뺀 외국 대학 출신자 가운데 서울대가 1위를 차지했으며, 미국 대학을 포함해도 버클리대학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 기사를 보면, 서울대에 더해 연세대와 고려대도 10위권에 들었다고 한다. 그 기사를 읽은 날이 내가 재직하는 대학의 입학 면접날이라 입시생들에게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았다. 학생들은 교수의 질문 의도를 잘 짐작 못해서 머뭇거리긴 했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현상이며 굉장한 성취 아니겠느냐는 식으로 답했다. 그들에게는 서울대 출신들이 미국에 가서 그렇게 많이 박사학위를 받는다는 사실이 올림픽 경기에 나가서 메달을 많이 따온 것이나 진배없는 것 같았다.

    아마도 이런 식의 생각이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는 학생에게 한정될 것 같지는 않은데, 만일 그렇게 사태를 본다면 그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다.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한 사회의 엘리트 집단의 일원이 된다. 그들은 우리 사회의 지적 담론과 사유의 흐름을 규정하는 지식인이 되고, 정책을 생산하고 집행하는 관료가 되며, 사회적 생산력을 담지한 기업의 경영진으로 편입된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명문대학 출신들이 미국에서 그렇게 많이 박사를 받는다는 것은 엘리트 집단의 충원이 미국을 매개로 해서 이루어지며, 그런 만큼 미국 사회가 생산한 지적 패러다임과 시스템을 우리 사회의 표준으로 수용할 가능성이 커짐을 뜻한다.

    그저 미국 대학에서 공부한 것뿐이고 학문이란 보편적인 것 아니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학문의 보편성이란 국민적 특수성을 아우름으로써 형성되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특수성을 산입하지 않고는 구성되지 않는다. 따라서 보편성의 소재지는 미국 대학과 우리 대학 간의 대화와 토론에서, 그리고 예컨대 인도의 대학과 우리 대학 사이의 교류와 논쟁 속에 존재하는 것이지 미국 대학에 있지 않다. 미국 대학은 불가피하게 미국적이다. 그러니 엘리트 재생산이 미국 대학을 매개로 해서 이뤄지는 것은 우리와 실정이 달라도 한참 다른 사회가 우리의 준거점이 되는 지적 편식을 거듭하는 일이 된다.

    이 문제는 생각보다 큰 사회적 파급력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꽤 치명적인 사태를 낳을 수도 있다. 1997년 외환위기의 원인을 분석하는 신장섭과 장하준의 책,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은 그런 사례를 잘 보여준다. 그들은 외환위기의 가장 중요한 원인을 80년대 말, 90년대 초를 통해서 우리나라 경제 엘리트 집단이 적극적으로 신자유주의를 수용했고, 그 결과 90년대 초부터 97년까지 적극적으로 국가의 산업정책 기능을 축소해 나간 데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면서 이들은 한국의 경제 엘리트가 이렇게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자발적으로 복속해간 원인의 하나를 경제학 문화의 미국화에서 찾는다. 그들은 87년 말부터 95년 사이에 미국 경제학 박사 가운데 한국인이 차지한 비율이 약 10%였다고 집계했다. “한국 인구가 세계 인구의 약 0.75%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는 놀라운 일이다. “이 경제학자들은 대부분 한국에 귀국했고, 따라서 대학의 경제학 교육을 점차로 신자유주의적 방향으로 움직여나갔다. 추가로 처음에 한국 대학에서 점차로 신자유주의적 노선을 따라 교육받게 된 많은 엘리트 관료들은 2년 동안의 고급과정 학습을 위해 미국에 보내졌다.

    그들 중 얼마는 심지어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더 오래 미국에 머물렀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은 결국 한국 정부에서 맡고 있던 이전의 직무로 복귀했다.”

    이런 지적은 지식·정책·엘리트 충원 간의 관계에 대한 더 체계적인 연구에 의해 보완되어야겠지만, 고등교육과 그것을 매개로 한 엘리트 충원방식이 한 사회의 운명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임은 분명하게 시사하고 있다. 그러니 우리 모두 엘리트와 사유체계의 미국화를 암시하는 통계를 더 깊이 곱씹어 생각해야 할 것이다.

    김종엽 한신대 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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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기 2005-01-14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충분히 할 수 있는 이야기, 해야 하는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결국 '공부하는 사람들'의 문제는.

    1. 한국에서 공부를 안(못) 하고 유학을 가야만 한다.
    2. 유학을 가면 대다수가 미국으로 간다.

    문제는 두 가지인데, 이 글에서는 두번째 문제점을 주로 짚고 있군요.
    첫번째 문제점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렇다면.
    1. 한국에서도 충분히 공부를 할 수 있어야 한다
    -> 한국 고등교육이 발전해야 합니다. 여러가지가 필요한, 장기적 과제.

    2. 유학을 미국으로만 가지 말고 여러 나라로 가서 다양한 세계관을 접해야 한다
    -> 미국으로만 유학을 가는 이유 중에 장학금 문제에 대해선 별로 할 말이 없군요.
    유학 가는 분들한테는 너무나 중요한 문제일테니까요.
    하지만 미국으로만 유학을 가는 이유-
    학문 분야 자체가, '미국식'에 집중되어서 그런 것 아닐까요.
    예를 들면, 지역학 연구가 활성화 돼있다면
    터키로도 갈 것이고 중국으로도 갈 것이고 남아공으로도 갈 것이고 브라질로도...
    경제학, 사회학, 철학, 예술학, 각종 어학... 모든 분야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이 학문에서도 필요한 것 아닌가요.
    -> 미국식 뿐 아니라 다른 스타일(유럽만을 미국으로 대안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포함해서)도 통용될 수 있어야 하지요. 그러려면 사회의 거의 모든 면이 바뀌어야겠지요.

    정부가 국공립사립 기타등등 각종 대학교에
    미국 외의 다양한 지역에 대한 분야별 공부가 이뤄질 수 있게 지원을 해주고
    대학들도 나름대로 특화를 시킬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마도 저 교수의 글은 이런저런 문제제기/대안 모색 ... 이런 계기를 만들어보려고 했던 것 같은데, '미국에서 공부한 사람/그들을 욕하는 사람'들의 반응이 너무 즉자적/일차원적인 것 같습니다. 발마스님께서 댓글들을 퍼오시면서 보여주고자 하신 것도, 그런 측면일 것으로 생각하는데요.


    공부도 못/안하고 생각도 없는 인간이 길게 떠들었습니다.

    balmas 2005-01-14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이렇게 긴 댓글을 주시다니 ...

    "뱀딸기"(으윽, 왠지 징그런 느낌 ...^^;;;)님 말씀에 대체로 동의합니다. 간결명료한 분석에 감탄하면서 ...^^

    딸기 2005-01-15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체로 동의하시는군요. 동의 안 하시는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 발마스님 생각을 듣고 싶어요. 요즘 퍼뮤니케이션에 충실하시되, 하고픈 말씀을 직접 안 하시는 것 아닌가 싶은데... 핫핫핫;;
    아무래도 학계??에 계신 분이니까, 저같은 외부인이 보는 것과는 달리 여러가지 지적을 하실 수 있으실 것 같거든요. 궁금해요.

    릴케 현상 2005-01-16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0년대에 사회학계는 그래도 국내파가 선전했다는 말을 학부수업때 들은 적이 있는데 그런 약발이 그다지 이어지지 않은 걸까요? 학비 문제는 유럽도 어느 정도 해결이 된다고 들었는데 결국 영어 외의 외국어 공부를 할 환경이 안 되어 있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네요...

    balmas 2005-01-16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딸기님, 대체로 동의한다는 말은 특별히 동의하지 않는 점이 있다는 말이 아니라, 이 문제를 꼼꼼히 따져보지 않은 상태라서(또는 꼼꼼하게 논의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어서)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특별히 반대할 만한 점은 없다는 뜻입니다.
    이 문제에 관한 제 생각을 말하려면 따로 논문 한 편은 써야 할 것 같은데, 언젠가 이야기해볼 기회가 있겠죠.
    자명한 산책님, 80년대는 사회과학에서 한국사회성격논쟁이 풍미했던 시기죠. 다수의 소장사회과학자들이 이 논쟁에 참여했는데, 많은 논자들이 "국내파" 연구자들이었어요. 90년대 이후에는 그 논쟁에 비견할 만한 논쟁이 없었죠. 여러가지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죠.

    딸기 2005-01-17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 그런데 유럽 유학가면 힘들긴 한가봐요.
    재작년에 각국에 유학중인 친구.선배들과 인터넷으로 잡담을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유럽에서 독일이고 프랑스고 영국이건 간에, 대학 민영화 한다고 난리를 쳐대고 있고, (단기적인 건지는 모르지만) 유로가 뛰어서 아주 죽을 맛이라더군요.
    그러니 미국으로 유학을 가라는 얘기는 아니고, 미국 아니면 유럽 밖에 생각 못하는 그런 틀도 좀 벗어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물론 이건 유학생들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어느 쪽 인력을 필요로 하느냐의 문제이겠지만요.

    릴케 현상 2005-01-20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그렇군요 저희 회사사람들은 다들 유럽 유학판데... 한 10년 전 정보를 줬나보네요. 비용은 제가 서울유학한 거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고 했는데-_- 유럽 말고는 뭐...한국의 진정한 세계인(?)은 크리스찬들밖에 없지싶어요. 제3세계권에 가 있는 한국인은 죄다 선교하러 간 것 같던데요

    balmas 2005-01-20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자명한 산책님, 날카로우시군요. "제3세계권에 가 있는 한국인은 죄다 선교하러 간 것 같던데요" ...

    딸기 2005-01-21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좀 짱나기도 하지요. 선교사들...
     

     

     

    대법원 “호주제 대체 1인1적제로”


    새 신분등록방안 제시…
    법무부도 대안마련 나서

    대법원이 다음달로 예정된 국회의 호주제 폐지에 발맞춰 호주제를 대신할 새로운 신분등록제를 마련해 국회에 내기로 했다. 대법원이 이번에 확정한 새 신분등록제는 호주를 중심으로 가족들의 신분변동 사항을 기록했던 기존의 호적과 다른 이른바 ‘1인1적’안으로, 사람마다 자신의 인적사항을 담은 하나의 신분등록부를 갖는 형태다.

    대법원은 10일 “이번에 마련한 새 신분등록제는 호주제 폐지를 포함한 민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대안을 마련해 달라는 국회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대법원이 호적사무 관장기관인 만큼 오랜 연구와 각계의 의견을 종합해 양성평등의 이념과 신분정보 보호 취지에 맞춰 확정한 방안”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이 이번에 확정한 1인1적제는 개인의 출생과 혼인 등의 기본적인 정보를 담은 개인별 신분등록부에다 배우자와 부모, 자녀의 신분정보를 담은 ‘가족부’ 성격을 혼합한 형식이다. 여기에 개인의 결혼과 이혼 내역을 담은 ‘혼인이력 사항’과 자녀를 입양하거나 파양한 내역을 담은 ‘입양이력 사항’도 신분등록부 기재사항에 포함됐다.

    특히 대법원은 유럽 대부분의 나라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출생부와 혼인부, 사망부 등을 따로 관리하고 있는 것처럼, 혼인이력과 입양이력만을 따로 발급할 수 있도록 했다. 개인의 전체 정보를 담은 신분등록 등본은 본인 외에는 철저한 허가를 거쳐야 발급하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대법원처럼 국회의 대안 마련 요청을 받은 법무부도 10일 대법원과 행정자치부, 여성부 등 관련부처 관계자들과 변호사, 법무사, 법대교수 등이 참여하는 신분등록제 개선위원회를 두어 호주제 폐지에 따른 대안 마련을 시작했다. 법무부는 이미 대법원이 확정한 1인1적안과 함께 부부 및 미혼 자녀를 기본단위로 하는 ‘가족부’안 두 가지를 놓고 논의를 벌인 뒤 최종적으로 정부안을 마련해 이달 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그러나 호적사무 총괄 기관이 대법원인데다, 1인1적제가 호주제 폐지와 개인정보 보호라는 취지에 맞아 여성부나 관련 단체 쪽의 지지를 받고 있어 국회에서도 최종적으로 1인1적제를 채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국회는 이달 말 대법원과 법무부가 확정된 안을 제시해 오면 다음달 중으로 공청회를 열어 최종안을 확정한 뒤, 임시국회에서 호주제를 폐지하고 최종안을 토대로 한 신분등록법을 제정할 예정이다. 국회는 새 신분등록제 시행을 호주제 폐지 2년 뒤로 잡고 있으나, 대법원은 새 제도 도입을 위한 시스템 정비와 현행 호적정보를 옮기는 데 2년6월 정도가 필요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1인 1적제, ‘호주’ 대신 ‘나’를 중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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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 “호주제 대체 1인1적제로”


  • 양성평등·정보보호 초점

    ■1인1적제 살펴보니

    대법원이 10일 확정해 발표한 1인1적제는 호적을 대신해 자국의 국민임을 확인하고, 친족 사이의 법적인 관계를 확정하기 위해 필요한 일종의 ‘신분등록’ 제도다.

    이번에 마련된 1인1적제는, 그동안 호주제가 남성과 가부장 중심으로 가족관계를 규정하고 개인 정보를 너무 많이 담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온 점을 고려해, 양성 평등과 신분 정보의 효율적 보호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평가된다.

    ◇ 1인1적제, 호적제와 뭐가 다른가= 1인1적제는 우선 그동안 ‘호주’ 중심이었던 신분등록제도가 ‘나’를 중심으로 바뀌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결혼한 여성이라도 신분등록 등본에는 자신의 신상정보를 중심으로 남편의 정보가 배우자 란에 표시된다. 남편 외에 가족 정보는 친부모와 자녀의 정보만 포함된다. 현 호적제도에서는 여성이 결혼하면 호적이 남편 쪽으로 옮겨가지만, 새 제도에서는 ‘나’를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배우자 정보가 추가될 뿐, 본적도 그대로 유지된다.

    이밖에 이 제도가 시행돼도 당분간 구호적, 호주 등을 기록하게 되는데, 대법원은 “새 신분등록 정보가 완벽하게 완성되기 전까지는 과거 호적을 찾아볼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수십년이 지나면 자연스레 없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혼땐 부모만… 결혼뒤 배우자·자녀정보추가
    형제는 기록안해…혼인·입양등 분리발급가능
    과도기엔 본적·옛호적·호주 표시란 남겨놓기로

    ◇ 개인정보 보호 특징, “가족해체” 비판도= 새 제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개인정보 보호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였다는 점이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본인의 정보 외에는 부모와 배우자, 자녀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생년월일 등 기초정보만 들어간다. 현 호적에는 호주를 기준으로 배우자와 부모, 자녀, 형제·자매 등 가족 구성원의 결혼, 사망 등 모든 신상 정보가 한꺼번에 담겨져 있지만, 새 등본에는 본인의 신상 변동 사항만 추가될 뿐 다른 가족의 변동 사항은 기록되지 않는다.

    형제·자매의 정보는 아예 없다. 이 때문에 형제 사이의 재산 상속 분쟁 등이 일어날 경우, 형제 관계를 증명하기 위해 부모의 신분등록등본을 발급받아야 하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본인의 신상정보 가운데 ‘혼인이력’이나 ‘입양이력’은 예민한 부분임을 고려해 따로따로 뜯어서 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목적별 공부식 증명’이라는 유럽식 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증명서 발급 목적과 관련이 없는 개인정보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서 마련했다.

    한편, 대법원의 개인별 신분등록제는 전통적인 가족제도를 옹호하는 쪽으로부터 “가족 관계를 증명할 수 없어, 가족 해체를 가속화 할 것”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입법 과정에서 유림이나 보수층의 반발로 한바탕 ‘홍역’을 치러야 하는 사안인 것이다.

    또 본인 외에 가족의 신분 변동사항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없어 국민들이 당분간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 앞으로 자신이 아닌 남의 신분등록을 발급받을 수 있는 합리적 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남은 과제다.

    ◇ 그밖에 검토되는 가족부는?= 1인1적제와 함께 법무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가족부’제도는 보수층의 반발을 우려해 가족별로 하나의 신분등록부를 만들자는 안이다. 현재 일본이 채택하고 있는 이 제도는 부부 가운데 어느 한 쪽을 기준인으로 정해야 하는 점 때문에 호주제 폐지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 방안은 본인과 가족 사이의 신분관계 파악이 쉽고, 편제방식이 현행의 호적과 비슷해 자료 정리가 쉽다는 장점이 있으나, 분가나 폐가, 일가창립 등 복잡한 호적업무 처리가 힘들고 개인정보 보호나 혼외자 차별 문제에 약점이 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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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은아이 2005-01-10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호주제가 폐지되는가요. 국회에서 또 삽질만 안 하면 좋겠는데.

    balmas 2005-01-10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어떻게 될지는 두고봐야겠죠.

    물만두 2005-01-11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회 삽질하면 반드시 폭파합시다...

    balmas 2005-01-11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고정하소서.

    저들이야 삽질하겠지만, 물만두님 그러시다가 혹시 알카에다 한국지부장쯤으로

    오인될까 두렵사옵니다.^^


    물만두 2005-01-11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어찌 아시고... 울 엄미 알카에다 들어오면 표지판 들고 도로에 계시겠답니다. 국회가는길 하고요^^

    balmas 2005-01-11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무서운 집안이군요.^^

    나도 하나 들고 나가야 하나 ...

    MANN 2005-01-12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족제가 아니라 1인1적제로 가는 건가, 다행이네요. 제대로 통과되어야 할 텐데-

    balmas 2005-01-13 0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
     

     

    미국박사 배출 외국대학 서울대 ‘1위’

     

    지난 5년간 1655명 배출
    “미국화 현상 심각”지적도

    미국 대학을 뺀 외국 대학 가운데 ‘미국 박사’를 가장 많이 배출한 대학은 우리나라의 서울대학교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위상을 정확히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이른바 ‘한국사회의 총체적 미국화 현상’에 대한 성찰적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은 10일 미국 고등교육전문 주간신문 <더 크로니클 오브 하이어 에듀케이션>을 인용한 기사에서,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서울대가 모두 1655명의 미국 박사를 배출해, 외국 대학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이 조사는 미국 시카고대가 국립과학재단과 교육부 등의 후원으로 지난 5년 동안 미국 박사학위 취득자의 출신 학부를 분석한 결과다.

    이는 미국 대학들을 포함시킨 전체 순위에서도 버클리대(2175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것이며, 대만국립대(1190명·2위)와 중국 베이징대(1153명·3위)보다도 훨씬 많은 규모다.

    서울대말고도 연세대(720명·5위), 고려대(445명·8위), 한양대(323명·18위) 등 한국의 주요 대학 네 곳이 20위권 안에 들었다.

    나라별로는 중국이 485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국이 3143명으로 2위, 대만(1436명)과 인도(1177명)도 1천명 이상의 미국 박사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로니클은 “미국 박사학위자의 출신 학부 중 가장 비중이 큰 대학은 버클리대이지만 두 번째로 박사를 많이 배출한 대학은 한국의 서울대”라며 “이번 조사 결과 중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홍성태 상지대 교수(사회학)는 “심지어 군인들도 출세하려면 미국을 갔다 와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 사회의 ‘총체적 미국화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한국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미국 유학파의 인적 네트워크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이재성 기자 san@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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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lmas 2005-01-10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겠지만, 내심 자랑스럽게 생각할 사람도 상당수 있을 것 같은데 ...

    balmas 2005-01-10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미국 유학파의 인적 네트워크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 정말 공감이 가는 지적이다.

    딸기 2005-01-10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면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 이미 오래전부터 그런 연구는 필요하지 않았나요. 학자들은 왜 그런 연구를 안 하는걸까요.

    balmas 2005-01-11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말예요.

    막연하게나마 추측해 보자면, 그런 연구를 할 만한 사람들(많은 숫자는 아니겠지만)은 진보적인 사회과학자들일 텐데, 그들에게는 이런 류의 주제가 중요한 연구과제로 여겨지지 않았던 게 아닐까 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데올로기(또는 "거대담론") 지향적이었다고 할 수도 있겠죠.

    balmas 2005-01-11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기사의 [조선일보] 판본입니다.

    정말 조선일보다운 제목달기, 윤색하기의 기술이군요. 정말 뿌듯해할 사람들이 많을 듯...

     

    서울大 출신 미국박사 美제외 세계대학중 1위
    연세·고려大도 10위권내


    [조선일보 박중현 기자]
    전 세계 대학 중 미국 대학을 제외하면 서울대 학부 출신자가 미국 박사학위를 가장 많이 취득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내 대학 학부 출신자를 포함하더라도 세계 2위다.

    미국 외 대학 순위에서 연세대(5위)·고려대(8위)·한양대(18위)도 미국 박사 배출 20위권에 들었다. 한국 대졸자의 해외 유학이 많은 데다 유학 대상 국가가 미국에 집중됐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보인다.

    미국 고등교육 전문 주간신문인 ‘더 크로니클 오브 하이어 에듀케이션(The Chronicle of Higher Education)’은 지난 7일자 지면에서 시카고대가 미 연방정부의 후원으로 1999∼2003년 미국 박사학위 취득자를 출신 학부별로 분석한 결과 서울대가 1655명으로 해외 대학 중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미국 대학들을 포함시킨 전체 순위로 보면 서울대가 버클리대(2175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박사를 배출했다.

    연세대는 720명으로 5위, 고려대는 445명으로 8위를 차지했다. 10위권 내에는 한국의 3개 대학 외에 베이징대 등 중국의 4개 대학, 대만·태국·터키 각 1개 대학씩이 포함됐다.

    (박중현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jh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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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기 2005-01-11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보기엔 똑같은 걸요, 양쪽 기사가.

    딸기 2005-01-11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저의 '편견'인지도 모르겠지만.

    기자 공채에서 서울대 출신 가장 많이 뽑는 곳(비율로 봐서)은 한겨레가 아닐까 싶기도 해요. 편견인가 -.-a

    balmas 2005-01-11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제가 조금 과민했나요?

    아마 업계에 계신 분이 더 잘 아시겠죠.

    어쨌든 미국 유학파의 인적 네트워크에 대한 연구는 꼭 필요한 것 같아요.

    릴케 현상 2005-01-12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일보는 그냥 소개에 그친다면 한겨레는 비판점을 지적하고 있지 않나요? 일반인의 눈으로 보기엔 이런 점은 차이점인 것 같은데...

    사량 2005-01-12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꿋꿋이 이 땅을 지키고 계신 발마스님(스님?-_-)과 '토종' 박사님들께 경의를!

    MANN 2005-01-12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어, 뿌듯해 하는 사람이 꽤 많을 것 같네요 -_-;;

    미국 내 대학까지 포함해도 두 번째라니 대단;;;

    balmas 2005-01-13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명한 산책님, 예, 그런 점은 있죠.^^ 딸기님 말씀은 아마, 조선일보에서 윤색까지 한 건 아니지 않느냐는 뜻인 것 같습니다.(맞나??^^)

    사량님, ㅋㅋ, 그런 말씀 하시면 낯뜨겁죠.^^

    사실 외국박사냐 국내박사냐 하는 것보다는 국내 고등교육이 아직도 제대로 재생산 구조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게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해방 이후 60여년 동안 진행된 근대화 과정에 비추어본다면, 고등교육 분야, 특히 철학(을 비롯한 인문사회과학-다른 학문들은 괜히 덤터기 씌우는 게 아닌지 모르겠지만^^) 분야는 가장 뒤떨어진 분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철학 분야에만 한정해서 말한다면, 서양 철학의 경우 국내 대학원은 "외국 유학 준비반"과 다를 바 없거든요. 그렇다고 지난 50여년 동안 꾸준히 유학생을 배출해서 뭔가 구조적인 기반을 마련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거든요.

    고등교육을 남의 나라에 이렇게 전적으로 위탁해 놓은 채로, 우리나라의 지식생산 및 유통, 소비의 구조가 고도화되기를 기대하는 건 어렵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하기야 그걸 자랑으로 아는 사람들이 권력을 틀어쥐고 있는 판이니 ...

    사량 2005-01-13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위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논문을 마치고 진학을 고민하는 석사과정생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유학을 권하는 교수들이 그렇게 많다고 해요. 국내 박사는 설 자리가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분명히 있겠지만, 명색이 교수라면 자기 자존심을 생각해서라도 '내가 이 녀석만은 훌륭한 학자로 성장시켜야겠다'라는 오기, 아니 의무감을 가져야 하지 않나요? 그래야 학생들도 '이분을 따르면 내가 밖에 나가지 않더라도 공부하는 방법을 확실히 배울 수 있겠다'라는 믿음을 갖지 않겠습니까? 해방 이후 어떻게 만들어온 학자양성시스템인데 교수들이 '나서서' 그것을 붕괴시키려 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다. 가르칠 자신이 없나? 책임 회피 그 자체입니다. 발마스님 같은 분들이 많아져야 할 텐데요...

    릴케 현상 2005-01-13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회사 동료들 중에 대학원 안 나온 사람이 나밖에 없는 분위기여서(몇 명 안 되니까 그런 게지만^^) 저도 대학원 좀 가면 좋을까요? 하니까 다들 '비추천'이라고 하네요^^ 역시 돈이나 벌어야 할까봐...

    딸기 2005-01-13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멍청함에 대한 산책님의 지적과 발마스님의 변호... 헤헤 무안하여요...

    balmas 2005-01-14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량님,

    아마 그 분들 중에는 선의로 그런 말씀 하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국내의 교육 여건도 마땅치 않거니와 교수 입장에서는 학생들의 장래 취직 문제까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거든요. 이 문제에 대해서는 몇 가지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해보겠습니다.

    자명한 산책님, 그럴 겁니다. 대학원에 비싼 등록금 내고 가봐야 배우는 건 별로 없으니 그럴 만하죠. 석사학위는 아무 의미가 없어진지 이미 오래인 데다가 그 돈보다 훨씬 적은 돈을 내고서도 그만한 내용을 공부할 수 있는 곳도 여럿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