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박사 배출 외국대학 서울대 ‘1위’

 

지난 5년간 1655명 배출
“미국화 현상 심각”지적도

미국 대학을 뺀 외국 대학 가운데 ‘미국 박사’를 가장 많이 배출한 대학은 우리나라의 서울대학교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위상을 정확히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이른바 ‘한국사회의 총체적 미국화 현상’에 대한 성찰적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은 10일 미국 고등교육전문 주간신문 <더 크로니클 오브 하이어 에듀케이션>을 인용한 기사에서,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서울대가 모두 1655명의 미국 박사를 배출해, 외국 대학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이 조사는 미국 시카고대가 국립과학재단과 교육부 등의 후원으로 지난 5년 동안 미국 박사학위 취득자의 출신 학부를 분석한 결과다.

이는 미국 대학들을 포함시킨 전체 순위에서도 버클리대(2175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것이며, 대만국립대(1190명·2위)와 중국 베이징대(1153명·3위)보다도 훨씬 많은 규모다.

서울대말고도 연세대(720명·5위), 고려대(445명·8위), 한양대(323명·18위) 등 한국의 주요 대학 네 곳이 20위권 안에 들었다.

나라별로는 중국이 485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국이 3143명으로 2위, 대만(1436명)과 인도(1177명)도 1천명 이상의 미국 박사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로니클은 “미국 박사학위자의 출신 학부 중 가장 비중이 큰 대학은 버클리대이지만 두 번째로 박사를 많이 배출한 대학은 한국의 서울대”라며 “이번 조사 결과 중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홍성태 상지대 교수(사회학)는 “심지어 군인들도 출세하려면 미국을 갔다 와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 사회의 ‘총체적 미국화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한국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미국 유학파의 인적 네트워크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이재성 기자 san@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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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5-01-10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겠지만, 내심 자랑스럽게 생각할 사람도 상당수 있을 것 같은데 ...

balmas 2005-01-10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미국 유학파의 인적 네트워크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 정말 공감이 가는 지적이다.

딸기 2005-01-10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면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 이미 오래전부터 그런 연구는 필요하지 않았나요. 학자들은 왜 그런 연구를 안 하는걸까요.

balmas 2005-01-11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말예요.

막연하게나마 추측해 보자면, 그런 연구를 할 만한 사람들(많은 숫자는 아니겠지만)은 진보적인 사회과학자들일 텐데, 그들에게는 이런 류의 주제가 중요한 연구과제로 여겨지지 않았던 게 아닐까 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데올로기(또는 "거대담론") 지향적이었다고 할 수도 있겠죠.

balmas 2005-01-11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기사의 [조선일보] 판본입니다.

정말 조선일보다운 제목달기, 윤색하기의 기술이군요. 정말 뿌듯해할 사람들이 많을 듯...

 

서울大 출신 미국박사 美제외 세계대학중 1위
연세·고려大도 10위권내


[조선일보 박중현 기자]
전 세계 대학 중 미국 대학을 제외하면 서울대 학부 출신자가 미국 박사학위를 가장 많이 취득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내 대학 학부 출신자를 포함하더라도 세계 2위다.

미국 외 대학 순위에서 연세대(5위)·고려대(8위)·한양대(18위)도 미국 박사 배출 20위권에 들었다. 한국 대졸자의 해외 유학이 많은 데다 유학 대상 국가가 미국에 집중됐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보인다.

미국 고등교육 전문 주간신문인 ‘더 크로니클 오브 하이어 에듀케이션(The Chronicle of Higher Education)’은 지난 7일자 지면에서 시카고대가 미 연방정부의 후원으로 1999∼2003년 미국 박사학위 취득자를 출신 학부별로 분석한 결과 서울대가 1655명으로 해외 대학 중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미국 대학들을 포함시킨 전체 순위로 보면 서울대가 버클리대(2175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박사를 배출했다.

연세대는 720명으로 5위, 고려대는 445명으로 8위를 차지했다. 10위권 내에는 한국의 3개 대학 외에 베이징대 등 중국의 4개 대학, 대만·태국·터키 각 1개 대학씩이 포함됐다.

(박중현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jh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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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5-01-11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보기엔 똑같은 걸요, 양쪽 기사가.

딸기 2005-01-11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저의 '편견'인지도 모르겠지만.

기자 공채에서 서울대 출신 가장 많이 뽑는 곳(비율로 봐서)은 한겨레가 아닐까 싶기도 해요. 편견인가 -.-a

balmas 2005-01-11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제가 조금 과민했나요?

아마 업계에 계신 분이 더 잘 아시겠죠.

어쨌든 미국 유학파의 인적 네트워크에 대한 연구는 꼭 필요한 것 같아요.

릴케 현상 2005-01-12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일보는 그냥 소개에 그친다면 한겨레는 비판점을 지적하고 있지 않나요? 일반인의 눈으로 보기엔 이런 점은 차이점인 것 같은데...

사량 2005-01-12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꿋꿋이 이 땅을 지키고 계신 발마스님(스님?-_-)과 '토종' 박사님들께 경의를!

MANN 2005-01-12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어, 뿌듯해 하는 사람이 꽤 많을 것 같네요 -_-;;

미국 내 대학까지 포함해도 두 번째라니 대단;;;

balmas 2005-01-13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명한 산책님, 예, 그런 점은 있죠.^^ 딸기님 말씀은 아마, 조선일보에서 윤색까지 한 건 아니지 않느냐는 뜻인 것 같습니다.(맞나??^^)

사량님, ㅋㅋ, 그런 말씀 하시면 낯뜨겁죠.^^

사실 외국박사냐 국내박사냐 하는 것보다는 국내 고등교육이 아직도 제대로 재생산 구조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게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해방 이후 60여년 동안 진행된 근대화 과정에 비추어본다면, 고등교육 분야, 특히 철학(을 비롯한 인문사회과학-다른 학문들은 괜히 덤터기 씌우는 게 아닌지 모르겠지만^^) 분야는 가장 뒤떨어진 분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철학 분야에만 한정해서 말한다면, 서양 철학의 경우 국내 대학원은 "외국 유학 준비반"과 다를 바 없거든요. 그렇다고 지난 50여년 동안 꾸준히 유학생을 배출해서 뭔가 구조적인 기반을 마련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거든요.

고등교육을 남의 나라에 이렇게 전적으로 위탁해 놓은 채로, 우리나라의 지식생산 및 유통, 소비의 구조가 고도화되기를 기대하는 건 어렵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하기야 그걸 자랑으로 아는 사람들이 권력을 틀어쥐고 있는 판이니 ...

사량 2005-01-13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위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논문을 마치고 진학을 고민하는 석사과정생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유학을 권하는 교수들이 그렇게 많다고 해요. 국내 박사는 설 자리가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분명히 있겠지만, 명색이 교수라면 자기 자존심을 생각해서라도 '내가 이 녀석만은 훌륭한 학자로 성장시켜야겠다'라는 오기, 아니 의무감을 가져야 하지 않나요? 그래야 학생들도 '이분을 따르면 내가 밖에 나가지 않더라도 공부하는 방법을 확실히 배울 수 있겠다'라는 믿음을 갖지 않겠습니까? 해방 이후 어떻게 만들어온 학자양성시스템인데 교수들이 '나서서' 그것을 붕괴시키려 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다. 가르칠 자신이 없나? 책임 회피 그 자체입니다. 발마스님 같은 분들이 많아져야 할 텐데요...

릴케 현상 2005-01-13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회사 동료들 중에 대학원 안 나온 사람이 나밖에 없는 분위기여서(몇 명 안 되니까 그런 게지만^^) 저도 대학원 좀 가면 좋을까요? 하니까 다들 '비추천'이라고 하네요^^ 역시 돈이나 벌어야 할까봐...

딸기 2005-01-13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멍청함에 대한 산책님의 지적과 발마스님의 변호... 헤헤 무안하여요...

balmas 2005-01-14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량님,

아마 그 분들 중에는 선의로 그런 말씀 하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국내의 교육 여건도 마땅치 않거니와 교수 입장에서는 학생들의 장래 취직 문제까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거든요. 이 문제에 대해서는 몇 가지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해보겠습니다.

자명한 산책님, 그럴 겁니다. 대학원에 비싼 등록금 내고 가봐야 배우는 건 별로 없으니 그럴 만하죠. 석사학위는 아무 의미가 없어진지 이미 오래인 데다가 그 돈보다 훨씬 적은 돈을 내고서도 그만한 내용을 공부할 수 있는 곳도 여럿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