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에게서 평화를 배우다 지식은 내 친구 15
김황 지음, 김은주 그림 / 논장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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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브라운의 『우리는 친구』라는 그림책이 있다. 새끼고양이와 고양이의 우정을 다룬 그림책이다. 이 책 표지를 보는 순간 그 그림책이 떠올랐다. 물론 이 책은 그림책도 아니고, 앤서니브라운의 책도 아니다. 경기도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선정작으로 재일한국인3세 김황 작가의 글이다. 책 속에는 코코라는 고릴라와 볼이라는 고양이의 이야기가 나온다. 아마도 앤서니브라운도 이 실험 속 고릴라와 고양이를 모델로 삼았을 것 같다. 『고릴라에게서 평화를 배우다』는  인간과 가까운 유인원인 고릴라의 일생과 생태연구결과 등을 알려주면서, 자연스럽게 인류가 직면한 갈등을 풀어나가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

 

 


이야기 속에만 존재하던 고릴라가 실제로 발견된 시기는 1846년이었다. 현지 사람들을 제외하고 살아있는 고릴라를 처음 본 서양인은 미국의 탐험가 폴 뒤 샤이였는데 자신의 눈 앞에서 드러밍(두 다리로 서서 가슴을 치는 행동)을 하는 고릴라가 무서워서 총을 쏘아 죽여 버렸다. 그 이후로 고릴라는 흉악한 존재로 인식되는데 다윈의 진화론이 발표된 이후 진화론을 부정하기 위해 인간과 고릴라의 차이를 강조하기 시작하였고, 인간은 신이 만든 성스러운 존재이고 고릴라는 악마의 대표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이런 오해를 푸는데 걸린 시간은 100년이었다.


미국의 동물학자 조지 섈러는 2년간의 고릴라 관찰기를 써내었고, 미국의 다이앤 포시는 고릴라의 말이나 행동을 흉내내면서 고릴라 무리 안에 들어가 고릴라의 진짜 모습을 구체적으로 연구하였다. 고릴라는 아프리카에서만 사는데, 서부고릴라와 동부고릴라로 나누어진다. 영장류 중에서 가장 몸집이 크고, 새까만 얼굴, 두꺼운 손, 긴 팔, 짧은 다리를 가졌고 시각, 청각, 후각은 인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고릴라는 10마리 정도가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데 리더를 '살버백'이라고 한다. 수컷 고릴라는 13세 정도 되면 은백색으로 변한다. 고릴라는 침팬지나 오랑우탄과 달리 과일이나 풀을 먹는 채식주의자이다.

 

이 책에는 고릴라의 '말'도 소개해주고 있다. 동물원에 가서 고릴라를 만나면 말을 걸어볼 수 있을까? 하.하. 고릴라는 가슴을 치는 행동을 하는데 이것을 '드러밍'이라고 한다.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는 일종의 일인극이다. 사람들은 드러밍을 위협이나 공격의 신호로 알고 총으로 쏘곤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고릴라를 연구할까? 그리고 고릴라는 '평화'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우리는 자유롭고 평등하고 전쟁이 없는 세상을 꿈꾼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것은 인간이 조상에서서 물려받은 본성인지 아니면 사회적 결함인지를 알아내고 싶어한다. 인간과 유인원은 공통 조상에서 갈라져 나왔고, 유인원을 연구하면 인간이 하는 행동의 근원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유인원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고릴라 무리에는 우두머리의 역할은 있으나 서열은 없다. 그리고 먹이는 나누어먹는다. 무리와 무리 사이에도 먹이와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공격을 하지만 먹이를 독차지하려고 하거나, 암컷에 대해서도 포용력을 보인다. 고릴라들은 어릴 때부터 놀이를 통해  서로 공감하는 법을 배운다. 또한 싸움이 일어난다고 해도 무리의 리더인 실버백이 중재를 한다.

 

고릴라는 인간에게 피해를 주거나 흉악한 맹수가 아닌데도 인간의 욕심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몸집이 크다는 이유로 사냥의 표적이 되곤 하였다. 싸움을 싫어하고 서로 공감하며 살아가는 고릴라들은 인간이 일으킨 전쟁의 희생자가 되었다. 고릴라의 서식지가 파괴되는 여러 원인 중에서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는 부분이 있다. 탄탈럼이라는 희귀금속을 얻기 위해 고릴라의 서식지를 파괴한다. 저자는 고릴라가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면, 그건 바로 인류가 전쟁을, 환경파괴를 멈춘 때(p.129)일 것이라고 말한다. 고릴라의 생태와 습성, 사회를 들여다봄으로써 인류 사회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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