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 - 초등 1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 수록도서 그림책은 내 친구 8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 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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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는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 중 한 명이다. 예전에 서울에서 북페스티벌 때였나? 우연히 시민청 지하에서 하는 강연을 듣고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녀의 그림책은 '상상'을 자극하는 것들로 가득하다. 그녀의 책을 처음 만난 건 한솔이가 아기였을 때 '생각하는ABC'였다.

일부러 작가의 책을 찾거나 골라서 읽는 편이 아니긴 하지만, 어지간한 것은 다 봤다고 생각했는데 이 그림책은 보지 않은 책이다.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수록도 되었다고 하고, 이번에 개정 증보판으로 다시 나온 책이라고 한다. 이전의 그림책을 보지 않아서 어느 장면이 추가가 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 잠들기 전에 떠나는 상상 여행 - 발가락

★잠들기 전에 이불 밖으로 빼꼼 나온 발가락들이 여행을 시작합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잠자리에 든 누군가의 발가락들은 이불 밖에서 아직은 자고 싶지 않다. 어딘가를 돌아다니지는 않지만, 침대에 가만히 누워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상상한다. 발가락들의 여행은 그렇게 상상하면서 시작한다.

이 그림책은 작가가 '여행'을 주제로 폴란드에서 열린 '책 예술'공모전에 참가하기 위해 만든 원고라고 한다. 직접 가서 보고 듣고 체험하는 것만을 여행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아주 좁은 의미의 여행을 한다. 흔히들 인생도 여행이고,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르는 모험도 여행이라고 한다. 작가는 잠자리에 들기 전 침대에 누워 발가락을 바라보며 멋진 여행을 시작한다.

태평양의 섬을 지나고 해변에는 모래장난을 한다. 눈 속에 들어가기도 하고 커다란 다리를 건너 도시로 가기도 한다. 나무 아래 풀밭에 눕기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도시락도 먹고 독서도 한다. 그러다 텔레비전에서 하는 영화도 본다. 영화에는 커다란 바다가 나오는데 이때쯤 되면 슬슬 피곤하기도 하고 정말 잠들어야 할 시간이다.

 

 

★열개의 텔레비전에서는 하는 영화 중 수평선이 나오는 장면, 다시 바다로 이어진다.

꼬물꼬물 발가락들의 여행은 이렇게 끝이 나고 발가락들은(아니 어쩌면 작가는) 잠이 든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은 언제나 다양한 재료들로 보여진다. 무심하게 툭 던져놓은 듯한 콜라주가 보이기도 하고, 세심하게 콕콕 박아놓은 콜라주가 보이기도 한다.  색연필로 그린 듯한 옅은 그림과 각각의 질감이 돋보이는 콜라주재료들이 잘 뒤섞여있어서인지 그림책을 보는 내내 상상과 현실을 오간다.

열개의 발가락이 가지런히 모여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상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발가락 10개의 구조적인 모양, 각각의 발가락이 주는 느낌, 그리고 상상의 바다와 숲을 지나 도시의 텔레비전 영화 속 수평선을 거쳐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여행, 이 모든 것이 적절하게 잘 어우러진 그림책이다.

이런 그림책은, 유아, 어린이 뿐만 아니라 청소년, 성인과 함께 북토크를 하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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