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싸우지 않는 디지털 습관 적기 교육 -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 주기 전 꼭 알아야 할 디지털시대 양육법
얄다 T. 울스 지음, 김고명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지금 내가 읽어야 할 딱 바로 그 책이 아닌가!! 초등4학년 딸아이와 날마다 휴대폰, 컴퓨터, 아이패드 등으로 이런 말 저런 말을 하는 나로서는 이 책의 제목에 이끌릴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이런 종류의 책이 정답을 제시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적당한 위로를 받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컸다고나 할까? 그런거 있지 않나? 이런 일로 자녀들과 싸우는 사람은 나만이 아니야, 아니면, 이 정도쯤 허용해주는 것도 나쁘진 않잖아? 뭐 이런 위로 말이다.

 

이 책에서는 서두에 임상심리학자 캐서린 스타이너 어데어(Catherine Steiner-Adair)디지털 시대, 위기의 아이들 The Big Disconnect에서 소개한 자녀의 미디어 사용에 대한 대응법이 완전히 상반된 두 사람의 사례를 먼저 소개한다. 일라이는 디지털 제품을 쓰는 시간을 제한하고, 컴퓨터에는 유해 콘텐츠 파단 프로그램 설치했으며, 노트북은 인터넷 연결이 안되고, 텔레비전에서는 케이블방송도 나오지 않는 환경이다. 이와 달리 아이번은 최신 텔레비전이 있으며, 온 가족이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을 즐겼고, 아이들도 저마다 노트북과 휴대폰을 사용한다. 이 두 사람의 환경은 정반대였지만, 이들 가족의 자녀들은 모두 창의적이고 생각이 깊고 영리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가정의 미디어환경은 다르지만, 두 사람 모두 적극적으로 자녀와 어울리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미디어에 대한 원칙과 규제가 어떻게 정해져 있든 간에 아이들이 건전하게 성장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부모와 자녀의 관계(p.38)라고 말한다.

 

, 정말 여기까지만 해도 뻔한 대답이 아닌가? 가족간의 신뢰, 애착관계형성, 부모와 자녀간의 대화 등 부모 자녀간의 문제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문제의 기본이 되는 정답이다. 그나마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알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부모들을 위해, 혹은 잘 알지 못하는 부모들을 위해 현황과 실천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자녀의 나이와 상관없이 권장하는 5대 원칙을 보면 다음과 같다.

1. 부모 자신의 미디어 행동을 면밀히 점검해보자. 2.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을 정하자. 3. 긍정적인 면을 보자. 자녀의 미디어 선택을 두고 무조건 부정적인 소리만 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4. 아이가 사는 세상에 들어가자. 5. 현실에서 교육의 기회를 포착하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미디어사용에 대해서는 이렇게 충고한다. 1) 2세 미만 아이가 제한된 시간 동안 스크린을 보는 것은 괜찮다. 2) 생후 1년 동안은 중요한 기술을 배우는 데 꼭 필요한 자극은 스크린이 아니라 현실세계이다. 3) 스크린 시청과 여타 활동의 균형을 잘 맞추자. 4) 양질의 콘텐츠를 찾아서 아이와 함께 보고 놀면서 온라인 세상을 오프라인 세상과 연결 지어 주면 학습효과는 극대화된다. 5) 쌍방향성, 상호적 반응성이 있는 미디어 기능을 잘 이용해야 한다. 6) 부모 자신의 미디어 습관을 돌아보자.

 

이틀 전 아이가 휴대폰을 너무 오래 본다며 야단을 치는 남편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기 손에 있는 휴대폰부터 끄고, 방안에 켜져 있는 텔레비전부터 끈 다음 아이에게 말을 해야지, 나는 되지만 너는 안돼. 이게 먹히겠냐". 부모들은 자신도 할 수 없는 일을 아이에게만 강요하고 있는건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그러니 이제 또 하나의 골칫덩어리, 휴대폰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아이에게 언제 휴대폰을 허락해야 할까? 이것은 많은 부모들이 하는 질문이다. 책에서는 이렇게 알려준다. 1) 아이가 휴대폰을 책임질 능력이 되는가? 2) 스마트폰을 사 줄 것인가, 일반 휴대폰을 사 줄 것인가? 3) 휴대폰을 어디서 충전하게 할 것인가? 어떤 요금제를 선택할 것인가? 4)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가족과 함께 하는 미디어 사용 약속, 엄마와 하는 스마트폰 사용 계약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5) 십대에게 휴대폰을 줄 때는 당연히 그것으로 부모에게 행선지를 알려 줄 것이라고 믿는다는 말을 해야한다. 그러면 아이는 자기가 먼저 연락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 6) 방에서 휴대폰을 사용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스마트폰은 더더욱 그렇다. 밤에 스마트폰을 끄기만 해도 수면시간이 거의 한 시간 늘어나는 효과가 있고 수면의 질 역시 좋아진다. (P.101~102)

 

사실, 휴대폰은 이제 사주지 않겠다고 하기보다는 사주고 약속을 정하고, 그 약속을 어떻게 지키게 할 것인가를 더 고민해야 할 시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자신의 휴대폰 사용 습관을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뇌의 물리적 구조가 크게 변하는 시기는 영아기와 청소년기라고 한다. 뇌가 발달하는 초기 몇 년 동안은 아이의 미디어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한다. 또한 뇌가 재구성되는 청소년기에는 감정을 전달하는 대뇌변연계의 발달로 감정적 반응이 최고조에 이른다. 따라서 감정, 또래의 평가, 위험, 보상에 강렬하게 반응을 한다.

 

소셜미디어는 디지털기기의 발달과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더욱 더 확대되고 있다. 소통의 공간으로만 생각했던 인터넷이 요즘은 소속감을 주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10년 넘게 기본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해서 오프라인 공동체보다 더 큰 구조적 안정성을 느끼게 하며, 소속 욕구가 높은 사람들일수록 페이스북도 더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청소년에게 소셜미디어는 어떤 존재일까? 태어날 때부터 모바일 기술과 함께 자란 요즘 아이들은 온라인에서 사는 나와 오프라인에서 사는 나를 구분 짓지 않는다. 다만, 아이가 학교 생활이나 여타 오프라인 활동에서 문제시되는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면 디지털 세상에서도 잘 처신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우리들의 걱정은 아이가 인터넷 세상에서 홀로 고립되어 사회생활을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저자는 오히려 반대로 이야기한다. 즉 대부분의 청소년은 현실 세계의 인간관계를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확장하기 위해서 디지털 기기를 쓴다는 것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디지털 기기는 이제 선택이라기보다는 필수인 시대이다. 부모의 걱정보다 아이들은 이 시대에 잘 적응하여 살아가고 있다. 무작정 반대하거나, 금지시킬 것이 아니라 영리하게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