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글쓰기 - 눈빛을 반짝이게 하는 글 마음에 깊이 남는 글
권일한 지음 / 우리교육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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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일한 선생님의 [행복한 글쓰기]는 교사로서 글쓰기 교육을 직접 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중심으로 하여 쓴 책이다. 그래서, 책 속에 나오는 예시문들이 살아있다.


독서지도현장에서 보면, 유아단계에서 초등단계로 넘어갈 때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글쓰기이다.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눈 다음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읽은 책의 내용을 확인하기도 하고, 자신의 삶과 책의 내용을 연관시켜 글쓰기 또는 말하기의 형태로 풀어내게 된다. 많은 아이들이 책 읽기도 좋아하지 않지만, 글을 쓰는 것은 더욱 싫어한다.


어린 시절 나를 돌아보면, 책을 읽는 것이 가장 즐거운 일 중 하나였다. 읽고 나면 쓰고 싶었고, 읽고 나면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모든 아이들이 그런 것은 아니었다. 독서지도를 하는 선생님의 역할이 필요한 아이들은 후자의 경우이다.


이 책에서는 첫 장에서 마음을 바꾸고 시작하라는 이야기가 먼저 나온다. 글쓰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은 생각은 하기 싫고 글은 써야 하니 한 일만 늘어놓는다. '느낌'이 무엇인지 '생각;을 어떻게 쓰는지 몰라서 안쓴다. (p.17~18) 선생님이든 부모든 간에 아이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하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어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보니 아이들은 글쓰기를 싫어하게 되고 질리게 된다.


어떻게 보면 가장 기본이기도 한 이 사실을 우리는 자주 놓친다. 기다려주지 못하는 것. 독서지도나 글쓰기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기다려주지 못하는 것은, 아이들과 1년, 2년 긴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많은 부모들이 단 기간에 아이가 실력이 쑥쑥 늘어나기를 바란다. 아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부모도 할 수 없는 일을 교사에게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해내라고 요구한다. 그러니 진심으로 쓰고 싶은 이야기를 발견하기도 전에 글쓰는 기술만 가르치게 된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써야 한다'는 마음이 들도록 '쓰고 싶게' 해야 한다(p.35)는 문장이 마음에 쏙 들어온다. 꾸준히 읽는 것은 지식을 넓혀나가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글을 쓰지 않던 사람을 잘 쓰게 만들지는 않는다고 한다. 책을 읽을 때도 글 쓸 것을 염두에 두고 읽어야 문장력도 늘고, 독해력도 향상된다.


이 책의 2장에서는 인생그래프 그리기가 나온다. 짧은 시간 동안 아이에 대해 자세히 알기는 힘들다. 그럴 때 인생 그래프는 활용해봄직하다. 아이에 대해 알고 나면 그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아이마다 글 쓰는 수준도 다르다. 저자는 '쓰기능력이 부족하다면 연습을 해야 한다. 능력은 있지만 쓸 마음이 없다면 쓰고 싶도록 마음을 바꿔 주어야 한다"(p.54)고 말한다. 사소한 것을 특별한 일로 만드는 것은 나의 생각이다. 주변의 모든 것이 글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모든 것들에 대한 내 감정과 생각이 글감이 된다(p.63)는 말은 새겨들을만하다.


책의 3장에서는 갈래별 글쓰기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탐정글쓰기와 1분글쓰기는 글쓰기의 재미를 알게 해주는 글쓰기이다. 세심한 관찰과 표현력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리고 저자는 일기를 최고의 글쓰기 비법이라고 말한다. 나도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일기만큼 다양한 글쓰기를 시도할 수 있는 게 있을까? 내가 어렸을 때는 일기를 하루도 빠짐없이 써야했는데, 요즘 아이들은 그래도 일주일에 2번 정도 쓰니 부담이 많이 줄었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런데 사실 매일 써야 하는 부담을 느낀 적이 없으니 일주일에 2번이라고 한들 그것이 부담스럽지 않을 리는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어차피 써야 하는 일기를 신나고 재미나는 글쓰기로 바꿔본다면 어떨까?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를 왜 그런 감정이 생겼는지 풀어쓰게 하고, 의미없는 반성문 대신 자신을 변호하는 글을 쓰게 하고, 짧은 순간을 표현하게 하는 등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어떤 것들은 내가 사용한 적이 있어서 그래 그랬지하고 공감을 하는가 하면, 나도 꼭 이런 방법을 써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바로 아이를 이해하고 그 아이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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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6 20: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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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6 21: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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