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명문가의 독서교육
최효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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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는 일은 이제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사람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책을 읽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혹은 필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왜 읽어야 하는가, 왜 읽는다는 것이 필요한가에 대해서 깊은 고민 없이 '읽다'라는 행위를 '공부'라는 것과 동일시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우리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 없이 남들이 다 하니까, 잘 하면 좋다고 하니까, 기계적으로 움직이던 모습과 별반 다를 바 없이 '독서' 또한 정형화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사실, 나는 남의 집 독서교육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는 편이다.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고, 생각하는 바가 다르기때문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집 아이가 좋아하는 책과 다른 집 아이가 좋아하는 책은 다르고, 같은 책을 읽어도 다른 부분을 읽어내는 모습을 보면서, 더욱 확신을 가졌다. 아이가 이제 10살이다. 초등 고학년이 되면서 독서에 변화를 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 소개된 처칠, 케네디, 카네기, 버핏, 루스벨트, 헤세, 네루, 박지원, 밀, 이율곡은 이름만 들어도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유명인이면서, 명문가임에 틀림없는 사람들이다. 이 책은 그들을 만든 밑거름이 독서였다는 사실을 통해 독서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저자는 『세계 명문가의 독서교육』의 공통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1. 집 안에 서재나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자녀를 독서의 세계로 이끌어라.

2. 고전은 반드시 필독서로 삼아라.

3. 고전과 당대의 필독서를 조화롭게 읽어라.

4. 끌리는 책을 먼저 읽게 하라.

5. 책을 읽은 후에는 반드시 토론하라.

6. 독서에 그치지 말고 글쓰기도 병행하라.

7. 어릴 때 역사와 민담 등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어라.

8. 책 속에 머물지 말고 여행을 하면서 견문을 넓혀라.

9. 독서만큼이나 신문읽기도 중요하다.   (p.5~p.11 프롤로그 중에서)


책에서는 명문가의 독서교육이 어떠했는지 알려주면서, 그들의 독서비법과, 그들이 읽었던 필독서, 그리고 그들에 대한 책을 소개하여 길잡이 역할을 하고자 한다. 명문가의 독서비법이라고 해서 누구에게나 그 방법이 비법이 되지는 못한다. 무조건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아이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처칠가의 독서비법을 살펴보자. 제1의 필독서를 만들고, 역사서를 기본으로 문학, 철학, 과학, 경제로 범위를 넓히라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좋은 문장을 외우고 글쓰기에 적용하며, 외국어로 독서하는 취미를 가지는 것이 좋다. 아버지의 독서리스트를 자녀와 공유하고, 아버지가 직접 고른 책을 선물한다. 비록 꼴찌가 되더라도 독신(독서의 신)이 되라고 하였다. 처칠에게는 아버지가 독서멘토로 역할을 한 것 같다. 외국어로 독서하는 취미를 갖기 위해서는 외국어능력이 필수이다. 모든 것을 따라할 수 없을 뿐더러 따라해서도 안된다. 처칠가의 독서비법이 아무리 좋다한들, 아이에게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는 이 중에서 아버지의 독서리스트 공유와 직접 고른 책 선물을 하는 것을 선택할 것이다. 이왕이면 아이의 아버지도 그런 역할을 해주면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내가 하는 것으로^^


케네디가의 독서비법을 살펴보면, 신문을 읽고 토론할 것과 토론교육의 중요성이 많이 강조되고 있다. 모험담을 읽거나 여행기를 쓰고 우리집만의 독서리스트를 만드는 것도 소개한다. 네루가는 서신을 주고받으며 교육을 하였다고 하는데 이는 바로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를 책으로 하라는 것과 연관된다.

루스벨트가나 버핏가, 카네기가 등의 독서교육도 앞의 이야기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그들의 인생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갔느냐 하는 것을 보면 그들의 어린 시절 독서교육이 미친 영향을 짐작해볼 수 있다.


목차 상으로 볼 때 뒤로 갈수록 조금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일까 박지원과 이율곡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아쉬운 감이 있다. 연암 박지원이 알려주는 독서의 기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끌리는 책을 읽어라. 묵직한 책을 읽을 때에는 반드시 사색하고 관찰하며 정밀하게 읽어라.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의견을 적어라. 그리고 스승의 행동을 보고 배우는 것도 넓은 의미의 독서다. 친구들과 함께 책을 읽어라. 연암의 독서기술 중 요즘 한참 빠져있는 '함께 읽기'를 보게 되어 반가웠다.


평생 책 읽는 아이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책을 제대로 읽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 명문가의 독서교육을 보면서 그들이 명문가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독서의 힘은 지금 바로 눈 앞에 나타나지 않더라도 자양분이 되어 대대로 물려줄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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