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교실 - 진짜 배움으로 가는 길
존 버그만 외 지음, 정찬필 외 옮김, 이혁규 감수 / 에듀니티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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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학생들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이 무엇인가? 이 책 전체를 통틀어 이야기하는 제일 중요한 질문이면서,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하다. 교육현장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모습은 천차만별이다. 어느 하나도 똑같은 아이가 없다. 그런데 교사의 지도방법은 조금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평가기준에 따른 교과진도를 나가는 것은 동일하다. 정해진 진도가 있고, 정해진 평가기준이 있기 때문에 교사들은 거기에 맞춰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최근에는 학습자중심의 교육과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을 정도로 일반화되고 있지만, 정작 무엇이 학습자 중심이며, 무엇이 자기주도학습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자기주도학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였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특정 교과를 포기하거나 공부 자체에 등을 돌리는 아이들이 늘어난다. 그들에게 학교는 배움의 공간이 되지 못한 지 오래이다. 그런데 거꾸로교실을 시도하고 거꾸로배움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사들이 있는 곳에서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학교 공부를 포기한 채 다른 친구들의 배경처럼 그 자리에 있던 아이들이 스스로 배움에 대한 즐거움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KBS에서 거꾸로교실과 관련하여 다큐멘터리를 방영했을 때, 저 또한 수많은 교육방법 중의 하나지만, 우리 나라 교실환경과 교육현장에서 가능할까라는 의문을 가졌었다.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고 동영상을 통해 집에서 먼저 공부를 하고 와야 하다니, 아이들의 학습분량만 늘어나는 것이 아닐까? 저 많은 내용을 매번 동영상으로 만들어야 하는 교사들은 불만이 없을까? 학습자료로 만들어진 동영상자료를 교실에서 틀어주고 아이들에게 그걸 보라고만 하고 수업시간에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교사가 있다는 말에 흥분하던 학부모들도 보았었다. 어쩌면 많은 학부모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아이들이 스스로 배움에 대한 목표를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선생님과의 대화를 통해 부진한 과목에 대해서는 보충을, 심화가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심화학습을 진행해도 되는, 집이 학교가 되고 학교가 집이 되는 교육방법. 과연 가능할까?

 

이 책에서는 그 방법이 짧은 기간에 완성될 수 없음을 알려준다. 그러나 같은 학교 교사들간의 협업과 커뮤니티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것들을 할 수 있게 만든다. 저자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거꾸로교실을 실천하고 있는 교사들과 커뮤니티를 통해 대화하고 소통하라고 한다. 아이들이 교실에서 혼자가 아니라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아는 것을 나누고 모르는 것을 보충하는 모습을 바란다면 교사들도 그런 활동을 통해 배우라고 한다. 교사는 전지전능한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늘 배우고 익혀야 하는 존재로 본 것이다.

 

나는 이 책에서 제시한 방법을 모든 교과과정에서 진행하기에는 분명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배우는 것을 권장하는 교실을 생각하면 아이들을 믿고, 새로운 교육방법을 시도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믿는만큼 자란다고 한다. 거꾸로교실이 최고의 교실수업모델은 아닐 수 있다. 수많은 교실모델 중 하나이고 이 또한 변화와 발전을 위해 열려있는 수업이 되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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