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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5.6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매달 정기구독으로 받아보는 몇 권의 잡지가 있다. 보통 해당 월보다 일찍 도착하기때문에, "아, 벌써?"하는 말이 먼저 나오기도 한다. 지난 5월은 쉬는 날이 많아서그랬는지, 더 짧게 여겨졌다. 어김없이 몇 권의 잡지가 도착했고, 봉투만 뜯어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아무래도 전문잡지나 내가 공부하기 위해 구입한 것들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어야하는 것이다보니 자꾸 뒤로 제껴두게 된다.
주말을 맞아, 샘터를 집어들었다. 화장실 갈 때 들고 들어가도 될 분량이지만 (나는 화장실에서 책을 보지 않는다) 책상에 앉아 펼쳐들었다. 평소에는 출근길에 잠시 보는 편이다. 펼치자마자 눈에 익숙한 사람이 보인다. 권대웅시인이다.
권대웅 시인의 달시는 나도 좋아하는 시이다. 그의 책, [당신이 사는 달]과 [그리운 것은 모두 달에 있다] 를 갖고 있다. 권시인을 알게 된 건 페이스북을 통해서였다. 수많은 좋아요와 댓글 속에서 시인이 나를 기억할 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나는 그의 글을 유심히 읽는 편이다. 실은 '달'이 나와는 묘한 인연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SNS에서 활발한 황동을 하는 작가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몇몇 시인들은 자신의 의견을 확실하게 드러낸다. 그들의 발언에 공감하고, 그들과 내가 사는 세상이 딴 세상이 아닌 것 같아 좋아요를 날린다. 가끔은 그들의 문학적 표현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나의 생각을 그들의 언어로 대신 표현한 것 같은 느낌에 격한 공감을 보내기도 한다.

서민 교수의 '기생충에서 배우다'를 읽다가 어떻게 이런 소재들을 찾아낼까 싶었다. 혹시 서민교수 집에서도 시댁과의 마찰이? (^^) "며느리 입장에서 시어머니가 힘든 이유는 아들을 끔찍이 아끼기 때문"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시어머니 입장에서 아들은 이 집안에서 유일한 혈육이니 당연하지 않겠는가? 무슨 말인가하면, 시어머니 역시 며느리였을 것이고, 며느리는 솔직하게 말해서 혈육으로 따지자면 남이 아닌가? (내 말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도 많겠지만) 나는 그 차이를 결코 작은 것이라 여기지 않는다. 나 역시 시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데, 내가 원래 좀 냉랭한 사람이긴 하지만, 아직도 밍숭맹숭하긴 마찬가지다. 기생충의 세계에서는 부모 자식간의 관계를 떠나 각각의 삶을 살면서도 별 탈없이 돌아간다. 뭐 기생충을 부러워할 것까지는 없지만, 시댁과 며느리의 관계에서는 참조할만하지 않은가?
법륜 스님이 참살이 마음 공부에서 ADHD를 갖고 있는 어머니의 질문에 대한 답을 주셨다. "내 아이가 남의 아이를 해쳐도 병이 있기 때문에 죄가 없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유가 어떻든 내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상처를 줬다면 엄마가 대신해서 사과해야 합니다. 같이 화를 내서는 안 됩니다.-중략- 아이를 위해 싸운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내 아이가 누군가에게 손해를 끼쳤을 때 엄마가 해야 할 일은 아이의 잘못을 두둔하고 싸워주는 게 아니라 아이를 대신해서 사과하고 그런 잘못을 대신 짊어지는 것입니다." 물론 아이의 병적인 상태때문에 어머니의 인생을 저당잡힌 채 살라는 말은 아닐 것이다. 아이의 의지가 아닌 상태에서 저지른 일이긴 해도 분명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이 있다면 사과를 하면 된다. 그러면 상대방은 아이의 병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굳이 병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행동에 대해 적반하장 식으로 나오는 부모들을 본다. 그들의 행동은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지만 그들은 그것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점점 그런 부모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 참으로 팍팍하다.
<샘터 물방울 서평단 활동으로 받은 책을 읽고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