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엄마들 - 인문학 초보 주부들을 위한 공부 길잡이
김혜은.홍미영.강은미 지음 / 유유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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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표지를 참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잡아끈 이유는 바로 이 표지 그림에 있기 때문이다.
에드먼드 타벨의 『책 읽는 여자』라는 그림이다.

나는, 책 읽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책을 산다. 읽을 책이 쌓여 있어도, 또 새로운 책을 사는 나는 한때는 이런 생각을 한 적도 있다. 나는 책을 읽는 여자인가, 책을 사는 여자인가. 하하. 그래도 인터넷을 보다보면 나처럼, 아니 나보다 더 많이 책을 사고 쌓아두고, 읽지 못했지만 또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그것을 자랑하기 위해, 혹은 장식하기 위해 사지 않는다. 읽을 것을 염두에 두고 산다. 적어도 읽을 생각이 있기 때문에 사는 사람들이다.

나는 아이들이 책을 잘 읽지 않는다며 어떻게 하면 되냐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때마다 엄마가 읽으면 된다고 말한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조언이고, 또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말한다. 아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엄마가, 혹은 또다른 양육자가 책을 좋아하고 책읽기를 즐긴다면 아이들도 자연스레 다가오기 마련이다.

눈앞에 책이 있으면, 책을 볼 확률이 높다. 그런데, 아이들 책만 한가득 쌓아놓고, 아이들에게만 읽으라고 한다면 그 어느 아이가 선뜻 책을 향해 손을 뻗을까? 엄마가 책 읽는 모습이 행복해보일 때, 뭔가 신나는 일일 것 같을 때 아이도 따라한다.

『공부하는 엄마들』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나는 한번 더 그것을 깨닫는다.

엄마들이다보니 아이들 문제가 우선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나는 그에 앞서 내가 행복한 책 읽기를 하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에는 인문학을 공부하는 엄마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인문학 초보 주부를 위한 공부길잡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책이다. 인문학 열풍은 이미 이 나라를 뒤덮은지 오래다. 인문학의 위기를 외치던 한국사회가 언제부터 인문학열풍에 휩싸였는지는 모르겠다.

마치 유행처럼 '인문학'이라는 부제를 달지 않으면 안되는 것처럼 인문학에 열광한다. 그러나 정작 그 열기 속에서 진짜 책을 읽고, 공감하고 삶에서 실천하는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는 듯 보인다. 다들 그래야한다는 당위성에 공감하면서도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탓이다.

그래서 이 책을 쓰지 않았을까? 어럽게만 여겨지는 인문학의 세계로, 해야 하지만 선뜻 실행하기 어려운 책읽기에의 도전을 요구한다. 공부를 시작하고, 점점 변화, 발전하고 있는 세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이렇게라도 한번 해보는 게 어떻냐며 제안한다.

나도 내가 자주 가는 어린이도서관에서 책읽기 모임을 하고 있다. 책 읽기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영역이라 생각했던 적이 있는데, 책읽기 모임을 통해 그 생각을 많이 바꾸었다. 혼자가 어렵다면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모임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내가 참여하는 책읽기모임은 어렵지 않다. 누군가가 나서서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기보다 서로가 함께 보조를 맞추어가는 모임이다. 그런 모임을 잘 찾는 것 또한 어렵다. 애써 고전읽기모임에 참여했는데, 다른 참여자들의 수준(?)이 너무 높아 튕겨나온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모임선택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가족독서모임에 대한 예가 나오는데, 시작하기는 어려워도 한번 시작하면 꽤 매력적인 모임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아이가 10대를 향해 커가고 있기에 우리가족 책읽기 모임을 해 볼 생각이다. 이제는 내 아이와도 충분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서 설레인다.

이 책은, 인문학 읽기에 도전하고 싶은데 쉽사리 시작하지 못하는 분들께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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