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도 김씨 김수로 사계절 아동문고 85
윤혜숙 글, 오윤화 그림 / 사계절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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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있는 제목 아닌가? 인도김씨라...
나는 가끔 아이를 데리고 국립김해박물관을 찾는다. 사는 곳과 지리적으로 가까워서이기도 하고, 박물관에서 보고 배우는 것이 많기 때문에 일부러라도 데리고 가는 편이다. 김해박물관 주변에는 김수로왕릉을 비롯한 가야의 유적도 많기 때문에 한번에 둘러보기도 좋다. 근처에는 인도 허황후의 이야기를 볼 수 있는 곳도 있는데, 거기에는 인도에서 가져왔다는 차나무가 있기도 했던 것 같다.
 
내가 살고 있는 부산보다도 김해에 가면 (특히 주말에 가보라) 그곳이 한국인지 외국인지 모를 정도로 외국인들이 가득하다. 버스를 타거나 경전철을 타도 외국인과 만난다. 길을 걸어다녀도 많은 외국인들을 만날 수 있다. 김해가 농촌이기도 하면서 공단이기도 하여서인지 까무잡잡한 얼굴의 그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명절에는 한국사람들이 각자의 고향을 찾아가거나 하여 거리가 텅 빌 때, 타국에 와서 일하는 그들은 거리로 나온다. 얼마전 설에도 조카가 이곳이 한국인지 외국인지 모르겠다는 말을 했었다. 그만큼이나 많은 외국인들이 있다면, 단기체류중인 사람도 많지만 장기체류, 혹은 결혼이민자들도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서두에 늘어놓는 것은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이 바로 인도인 아빠와 한국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수로이기 때문이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같은 인도인 아빠. 그 아빠의 모습을 통해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인들의 실상을 짐작케 한다. 한국인으로 귀화까지 하고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아빠는, 자신이 생각하는 만큼 한국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부딪힌다. 엄마와 결혼하기위해 한국인이 된 아빠. 그런 아빠는 한옥을 짓는 할아버지의 일을 이어받기를 원한다. 물론 할아버지가 가업을 물려주고 싶은 아들은 따로 있다. 그 아들은 가업을 잇기보다는 다른 일을 하고 싶어한다.
 
사위로도, 자랑스러운 아빠로도 인정받고 싶은 아빠는 공무원이 되면 자신이 인정받을 것이라 여기고 환경미화원 시험을 준비한다. 이러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주인공인 수로의 학교생활이 겹쳐진다. 자신은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란 한국인이지만,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기 일쑤다. 마침 자신의 성씨에 대해 알아오는 숙제를 하게 된 수로.
 
수로의 성은 김. 아빠가 시조인 인도김씨이다. 그 옛날 인도의 공주가 김해에 와서 허황후가 되었고, 가야의 문화 이것저것에는 인도와 닮은 것들이 많이 있다. 굳이 허황후를 들지 않더라도 우리나라는 그 옛날부터 세계의 여러 곳과 교류를 했으며 그들의 후손이 계속 이 땅에서 살고 있었다. 우리가 '단일민족'이라는 생각으로 남을 배척하고 우리끼리 라는 문화를 형성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일이라 한다.
 
얼마 전부터 우리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 중에 '다문화'라는 말이 있다. 다양한 문화와 인종이 공존한다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한 단어일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또하나의 차별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다문화라는 이름으로 그들을 또다시 솎아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아이들과 읽어보기에 좋은 책이다. 우리 주변에서 이제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학교에서 다문화교육을 하면서도 이런 부분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다문화교육이랍시고 세계의 문화를 각각의 특징처럼 구분해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문화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접근을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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