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향해 크는 나무 -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
유명은 지음, 정경아 옮김 / 아롬주니어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꿈을 향해 크는 나무의 표지에는 태권도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태권도라는 운동. 그리고 다문화가정의 아이인 한동이의 모습. 약간 작위적이긴 하지만, 태권도와 다문화가정이라는 소재를 엮어 주제를 풀어내었다. 물론 이것은 소재일 뿐이다. 6학년 아이인 한동이와 정기준, 그리고 아령이와 정우의 우정을 그리고 있다.

작가의 말을 보면,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꿈에 대한 것이다.



아이들에게 꿈을 물어보니 대부분이 어떡하든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그것은 목표이지 꿈은 아니다. 꿈은 자신의 인생을 이끌어갈 삶의 환희이자 살아가게 하는 힘일 뿐 아니라 인생을 아름답고 힘차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야기는 반장선거로부터 시작한다. 한동이는 5학년 때도 반장이었다. 그렇지만 6학년이 되어 반장선거에 나가자니 더 떨리고 긴장되었다. 동이는 반의 화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을 한다. 태권도의 5대정신을 중심으로 반을 즐겁고 화합이 잘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동이와 함께 반장후보로 나온 정기준은 공부에 열중하는 반을 만들겠다고 하였다. 부모님들은 항상 열심히 공부를 하라고 하고 성적에도 신경을 쓰니 모두가 함께 열심히 공부하는 반을 만들겠다고 말한다.



좀 이상적인 포부이기는 하지만, 동이가 말하는 학급의 모습은 그렇게 되든 안되든 아이들의 마음을 끌 수 있는 말이다. 어쩌면 도덕교과서같은 정답이기도 하다. 그런가하면 기준이가 생각하는 학급의 모습은 어른들이 딱!!! 좋아할 모범답안이다.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하는 것은 아이들의 몫이지만, 동이와 기준이의 말은 우리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이상적으로는 동이를 응원하면서 기준이의 의견을 더 원하는 학부모의 모습 말이다.

아이들은 동이를 선택하였고, 기준이는 반장선거에서 떨어졌다.

책 속 그림은 기준이의 표정과 동이의 표정을 대비하여 보여준다.

기준이는 어떤 아이일까? 늘 부모님으로부터 형과 비교당하는 아이다. 엄마는 기준이도 형만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학교 일에 발벗고 나선다. 그만큼 지원을 해주면 기준이도 엄마의 생각만큼 성적도 좋고 학급반장도 하는 아이였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번 반장선거에서 기준이가 떨어졌다. 기준이에게 엄마가 내뱉는 말은 거의 언어폭력이다. 어쩌면 우리 일상에서 자주 듣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우리 아이에게 강압적으로 뭔가를 시키지 않아요, 스스로 잘하면 좋지요, 아이는 아이다워야지요. 성적이야 좀 나쁘면 어때요? 이런 건 엄마들의 방송용 멘트다. 결국은 속으로는 정반대의 생각을 하며 집에서는 아이를 잡는다. 아니라고? 그럼 다행이고 ^^

그러면 동이는 어떤 아이일까? 동이의 엄마는 필리핀 사람이다. 그래서 동이의 피부색도 당연히 조금 검다. 아이들은 자신과 피부색이 다른 아이, 엄마가 외국인인 아이에 대해 이유없는 왕따를 시키곤 한다. 그런 아이가 뭔가를 잘한다싶으면 그것도 아니꼽다. 게다가 반에 힘 좀 쓰는 아이가 있다면 말이다. 아이들이 하는 행동을 모두 순수하다고 볼 수 있을까? 분명 그 아이는 어디선가 그런 모습을 보았을 것이고, 자기보다 힘이 약한 사람에게 허세를 부리고 강압적인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한 쾌감 같은 걸 갖고 있다. 이런 아이 곁에는 항상 추종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 아이를 방패삼아, 혹은 배경삼아 자기 혼자서는 하지 못할 일을 한다. 혼자이면 할 수 없는 것도 여럿이 하면 힘이 난다. (이것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동일한 것 같다)



어쨌든 동이는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다. 그런 동이에게 힘을 주고 격려를 한 건 한반인 아령이다. 아령이는 올바른 생각을 갖고 있을 뿐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알고 있는 현명한 아이다. 이런 아령이가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동이는 어렸을 때 배우다가 그만 두었던 태권도를 아령이를 통해 다시 시작하게 된다.

아이들에게 운동은 여러가지 작용을 한다.

어떤 아이는 건강한 신체를 갖게 되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운동을 통해 자기 속에 있는 열과 화, 분을 해소하기도 한다. 마음을 안정시키고 집중력을 기르게 하는 운동이 있는가하면, 에너지를 발산함으로써 마음의 짐을 떨치게 하는 운동도 있다. 아령이와 동이에게는 태권도를 통해 신체를 건강하게 하고, 자신감을 갖게 되고, 밝은 마음을 갖게 되었다.

아주 우연한 기회로 동이와 아령이는 기준이를 위험에서 구해주었고, 기준이는 동이를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태권도를 시작한다. 기준이가 태권도를 하겠다고 하자 엄마는 당연히 반대를 하지만, 동이를 기필코 이기겠다는 승부근성을 보고 잠깐 허락하기로 한다.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승부근성도 필요한 것이니까. 그렇지만 기준이는 태권도를 더이상 할 수 없게 되었다. 태권도를 하는만큼 공부도 하겠다고 했지만, 엄마 눈에는 그게 성에 차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지만, 기준이는 태권도를 배우면서, 동이와, 아령이, 그리고 정우를 통해 새로운 우정을 배워간다. 책상에 앉아 공부만 한다고해서 그 모든 지식이 나의 것이 될 수는 없는 법이다. 목표가 있고, 꿈이 있어야 한다. 그런 목표와 꿈을 바로 태권도를 배우면서 기준이 스스로 하나씩 깨우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한 변화는 경쟁상대로만 보았던 동이와, 별볼일 없는 존재로 보았던 동이어머니에 대한 오해를 풀면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러한 일을 하는데 꼭 태권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태권도를 통해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키우고, 성장해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태권동자 마루치와 아라치. 어렸을 때 보았던 텔레비전 애니메이션이다. 마루치와 아라치의 이름은 으뜸가는 소년,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런 마음으로 태권도든 무엇이든 행한다면 그 과정은 가치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진로지도에 대해 공부를 조금 하였다. 아이들에게 진로상당을 해주는 일도 있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진로상담을 진학상담과 혼동하기도 한다. 진로는 진학을 넘어선 단계이다.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떤 가치를 갖고 살 것인지가 정해진다면, 진학이든 어떤 목표든 세워지는 것이다.



이 아이들이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살고 싶은지 스스로 결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학교진학도, 취업선택도 이루어질 것이다. 아이에게 목표가 아닌 꿈을 갖게 하자. 꿈을 가진 사람을 당할 자는 없다. 앞으로의 미래를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것은 우리 아이들의 꿈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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