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가 주렁주렁 물들숲 그림책 6
최경숙 글, 문종인 그림 / 비룡소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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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들숲 그림책은 [사과가 주렁주렁]을 통해 만났다. 생명의 한살이를 담은 생태그림책이다. 표지가 산뜻하고 읽어보고싶은 욕심이 나게 만드는 그림책이다. 선명한 색감이 표지에서부터 전해진다. 개인적으로는 이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구매하여 읽어야, 아니 아이에게 읽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집에는 생태를 담은 전집류의 책들이 있기는 한데, 시의적절하게 출간되는 단행본의 매력이 또 있기 때문이다.

"커다란 사과나무에 해를 먹은 빨간 사과가 주렁주렁 열렸어.
까치도 직박구리도 달콤한 사과를 먹어.
지나가던 사람도 동네 아이들도 하나만, 하나만!"

첫 장을 넘기자 정겨운 우리 시골 집이 나온다. 사실, 이런 시골집을 볼 일이 얼마나 있을까? 가끔 "아빠 어디가"에서 민국이가 자기 싫어하는 그런 집으로나 등장하지 않을까?"
그래도 따뜻한 색감으로 그려진 시골집은 편안하고 고즈넉하다.

사과 한알이 데구르르 굴러서 돌담 밑으로 굴러간다. 고양이 한마리가 쫓아간다. 나무에서 떨어진 이 사과 한 알은 어떻게 될까? 이야기는 이렇게 호기심을 자극하며 시작한다.

굴러간 사과 한알에 여러 곤충들이 달려든다. 아하, 이렇게 떨어진 사과 - 사람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사과 한 알이 있어서 곤충들에게는 잔치가 벌어진다.
과일나무 뿐만 아니라 우리 산과 들에 있는 식물에 열린 열매를 사람들이 싹쓸어가면 곤충들도, 작은 동물들도 먹을 것이 없어진다는 사실을 한번 더 기억해내고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한솔아, 지난번에 도토리전쟁이라는 다큐멘터리 본 적 있지? 사람들이 이런 열매를 싹 다 가져가면 다른 동물이나 곤충들이 먹을 것이 없어서 힘들거야." 라고.

곤충들과 작은 동물들이 먹고 난 사과 속 씨앗은 자연스럽게 땅 속으로 들어가고 생명을 키워낸다. 사과나무는 꽃을 피우지 않고 계속 나무만 키워낸다. 3년이 지나서 겨우 열린 사과도 똑 떨어져버린다.

시골에서 자라지 않은 우리집 아이에게는 생소한 이야기일 것이다. 식물은 심으면 바로 자라고, 바로 열매가 열릴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아이에게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었다.

이렇게 나무만 키우는 이유는 더 많은 열매를 키우기 위해서란다....하고.

큰 나무로 자라난 사과나무가 겨울을 보내고, 꽃눈과 잎눈을 튀워낸 사과나무에 꽃이 핀다. 사과꽃이 피면 저절로 사과가 열릴까? 한솔이와 한번 더 이야기를 나누어본다. 이 꽃에는 벌과 나비가 날아다니면서 꿀도 얻고 꽃가루도 옮겨주는구나. 이렇게 해야 사과가 열린단다.한솔이도 이제 초등학생이라 이 정도 이야기는 어느 만큼 이해가 가능하다.

우와, 초록색 사과다!!
사과를 그려보라하면 늘 빨간색 사과만 그리는 한솔이에게 초록색 사과그림을 보여주며 또 이야기를 나눈다.
그림책이 좋은 건 이래서일거다.
사과의 일생을 보여주고 싶은 만큼 그려서 보여줄 수 있으니까. 물론 사진으로 다 볼 수 있다면, 아니, 직접 모든 것을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초록색 사과 밑에 사과배꼽이 보인다. 사과를 보면 아래 위에 다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이 있는데, 꼭지가 달린 부분은 그렇다치고 요 아랫부분은 뭘까? 이걸 사과배꼽이라고 그러네.

이렇게 자란 사과는 비바람도 맞고 시간을 보내면서 이렇게 먹음직스러운 빨간 사과가 되었어. 이제야 우리가 먹는 바로 그 사과가 나왔네.

해를 먹은 빨간 사과가 주렁주렁 달렸어.

그러니 지나가던 사람도 새들도 곤충들도 사과를 향해 돌진~!!

며칠 전 친정 엄마가 사과 따는 일을 도와주러 갔다왔다면서 이렇게 새들이나 곤충이 파먹은 파지사과를 두어개 가져왔다. 상품이 될 수 없는 사과라 먹으라고 가져왔다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한솔이에게 그 사과를 보여주고 함께 먹으면서 마트에 파는 매끈하고 깨끗한 과일만 있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세로로 펼쳐야 하는 이 페이지에는 새들도 와서 사과를 먹고, 아까 맨 첫장에서 보았던 고양이 녀석도 사과나무 밑을 기웃거린다. 사과의 일생을 그림책 한 권으로 다 보았다. 마지막에 또 다시 저 사과나무에서는 새들이 먹다 떨어뜨리기도 할테ㅐ고 제 힘에 겨워 떨어진 사과도 있을 것이다. 그 사과는 또다시 새 생명을 키워낼 것이다.

그림책 말미에는 사과가 붉은 사과가 됙까지의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해놓았고, 월별로 어떤 일을 해주어야하는지 설명되어있다.

그림책이지만 정말 많은 정보와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책. 볼수록 매력적이다. 오늘은 사과잼을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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