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 마스크 - 내 마음을 알아줘! 작은 곰자리 21
우쓰기 미호 글.그림, 우지영 옮김 / 책읽는곰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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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마스크를 읽었을 때, 우리는 스스로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나이가 들었을 때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이 떠오르기도 했다. 내 가면은 내가 만들어 온 나의 얼굴이다. 그 얼굴을 만들어 온 것은 바로 나 자신이고, 그것이 바로 나 자신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친다면, 상어마스크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자기 자신의 모습인 것이다. 상어마스크는 늘 친구가 없고 외로운 아이이다. 외톨이로 지내는 것이 싫어하서 장난을 치고, 아이들을 괴롭히며 관심을 끌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친구는 생기지 않았다.

상어마스크의 얼굴은 화난 얼굴이다. 친구들이 상어마스크와 어울리지 않으려고 하는 건 그의 외모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누군가를 외모로만 판단하는 것은 분명 옳지 않은 일이다. 화난 얼굴에 늘 찡그린 친구와 같이 잘 지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아이들은 상어마스크가 같이 놀자고 해도 그의 얼굴을 보고는 무서워하며 피한다.

그래도 상어마스크는 노력을 한다. 친구들에게 다가가서 같이 놀자고 말하려고 하고, 어울리려고 한다. 그러나 번번히 상어마스크가 의도하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 방해가 된다. 더군다나 상어마스크가 그동안 아이들에게 했던 장난이나 괴롭힘이, 상어마스크가 하지 않은 일, 혹은 의도하지 않은 일조차 당연히 못된 장난으로 치부된다.

우리도 그런 일이 자주 있지 않았나? 심술쟁이에 욕심꾸러기 모습만 보여왔던 사람이 어느날 좋은 일을 했다는 말이 들리면, 뭔가 꿍꿍이 속이 있지 않을까 의심을 한다. 상어마스크의 몸에 맞아 튕겨나간 공도 상어마스크가 일부러 공을 물에 빠트린 것이 되는 것처럼. 우리는 상대의 과거와 그 행적들을 중심으로, 혹은 그의 외적인 상황만을 보고 판단해버리곤 한다.

"상어마스크가 아이들과 놀고 싶어서 간 자리에서 우연히 몸에 맞아 물에 빠진 공"이라는 사실은 사라지고, "상어마스크가 또 장난을 치려고 일부러 물에 빠트린 공"이 되는 상황. 어딘가에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은가?

아이들 앞에서는 알게 뭐야? 하고 화를 내어버렸지만, 친구들과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을 전하기 위해 그 공을 찾고 또 찾는 상어마스크. 아이들은 그런 모습조차 가식이라고 생각한다. 딱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물론 상어마스크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에 화가 나기도 한다. 왜 저러지? 상어마스크가 저렇게 노력하는데 아이들은 왜 그를 싫어하지? 너무해.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우리 어른들의 모습과 똑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아이들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을 하는 상어마스크. 상어마스크는 공을 찾아서 그 공을 장수풍뎅이 마스크에게 주면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어한다. 사실 상어마스크가 잘못한 것은 아니다. 그가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은 그 공을 빠트려서가 아니라, 그동안 장난치고 못살게 굴었던 것에 대한 미안함이 아닐까?

여전히 혼자인 상어마스크. 그에게 장수풍뎅이 마스크가 온다. 그리고 둘은 동시에 "미안해", "고마워"하고 말을 한다. 친구가 된다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닐까?

서로에게 미안해, 고마워 한마디 하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면서 너무도 정말 쉬운 일이다. 그렇게 서로에게 진심을 담아 한마디 할 수 있는 용기, 그것이 바로 또다른 친구가 되는 길이다.

상어마스크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왜 자꾸 어른들의 모습이 상상이 되는지.. 서로에게 잘못했다고만 핏대를 세우고, 자신들의 잘못은 전혀 인정하려들지 않는 그들의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마침 이 책에는 내 친구수첩이라는 것이 있어서 한솔이에게 해보라고 했다. 첫번째는 나를 소개합니다. 한솔이는 자기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내가 모르는 한솔이를 알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연이어 내 친구를 소개합니다가 있는데, 한솔이도 10여 명의 친구를 소개하였다. 그 중에 두 개만 소개해본다. 나에 대해 쓸 때와는 달리 친구에 대해 쓰려고 하니 그다지 아는 것이 많은 없는 모양이다. 그래도 생각해내어 적어보니 꽤 많은 친구들이 있다. 한솔이는 이제 친구들이 무엇을 잘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관심을 갖고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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