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망똘망 왕국의 비밀 - 제7회 (주)우리교육 어린이책 작가상 창작 부문 수상작 힘찬문고 59
김미숙 지음, 윤지영 그림 / 우리교육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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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망똘망 왕국에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 '똘망똘망'이라는 단어가 말해준듯, 이 책에는 보는 것과 관계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주인공인 혜안이의 이름에서도 '보는 것'이 연관된다. 제목과 주인공 이름, 그리고 첫번째 에피소드까지 모두 '보는 것'과 관계가 있다.

 

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는 보통 눈에 보이지 않으면 믿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알고 있는 것과 믿는 것은 다르다. '시각'이라는 단어에는 진짜 '보다'의 의미도 있지만 어떤 '관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는 자연발생적으로 본다는 것에 익숙하게 살고 있다. 보지 못한다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지도 알고 있다. 그렇다면, 남과 다르게 보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현대사회는 '남과 다르게 보는 것'을 중시한다. 그것을 창의력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다르게 본다'는 것을 '이상하다'거나 '정상이 아니다'라고 판단하기도 한다. 우리의 주인공 혜안이는 남과 다르게 보는 아이이다. 시력검사표에 나온 물고기 그림, 나비 그림 하나도 남들과 똑같이 보지 않는다. 혜안이의 눈은 마음과 연결되어있는 듯하다. 남과는 다르게 보는 눈을 가진 아이. 남혜안.

 

 

 

혜안이는 시력이 나빠졌고, 안경을 써야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집으로 돌아온 헤안이는 엄마의 모습을 마주하지만, 엄마는 뭔가 딴 생각에 잠겨있다. 혜안이의 존재는 엄마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누군가 안경원에 함께 가주었으면 하지만, 혜안이는 혼자서 안경원에 간다. 어린 헤안이를 돌봐주는 어른들의 부재가, 이 글을 읽는데 어떤 단서가 될 듯하다.

 

혜안이가 그곳에 잇는지조차 몰랐던 새빛안경원에서 안경을 받아온 날, 이상한 경험을 한다. 천장에 생긴 구멍 속으로 빨려들어간 것이다. 어딘가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는 장치치고는 조금 허술한 면도 있지만, 어쨌든 안경을 쓴 혜안이는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게 된다.


 

 

혜안이가 들어간 세상은 신기하게도 꽉차있는 세상이다. 생각하는 것도 보이고, 한숨쉬는 것도 보인다. 슬픔도 기쁨도 즐거움도 모든 것이 보이는 세상이다. 모든 것이 다 보이는 세상은 편한기도 하지만 불편하기도 하다. 속마음을 다 들켜버리거나 감정상태를 다 읽혀버렸을 때의 황당함을 느껴본 독자라면 이해할 수 있을듯하다. 혜안이가 들어간 세상은 모든 것이 보이는 세상이다. 그리고 혜안이에게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있다는, 이 세상에서는 '보이는 끈으로 연결된' 인연을 찾아나선다. 물론 혜안이는 그 끈이 어디까지 이어있을지는 알지 못한채 말이다.

 


 

 

그리고 혜안이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수퍼박테리아. 솔직히 말해 이 수퍼박테리아가 왜 혜안이와 함께 다녀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어쨌든 수퍼박테리아와 함께 여행을 떠난다.

 

 


 

스토리대표그룸 할아버지를 만나기도 하고, 장미향 아줌마를 만나기도 하면서 도착한 곳에서는 드디어 인연의 끈이 연결된 상대를 찾는다. 그는 바로 혜안이의 형, 혜성이다.

 


 

 

혜안이가 죽을 고비를 넘기는 모험을 하는 가운데, 혜성이와 혜안이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혜안이는 신기한 안경을 쓰고 이 세상으로 왔다지만 형은 왜 이 세상에 있는 것일까?

 


 

 

형의 도움으로 무사히 원래 살던 세상으로 돌아온 혜안이에게 안경원 누나는 현실을 알려준다. 혜안이가 안경을 맞추러 온 날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안경원누나와 혜성이를 잃고 혜안이의 눈마저 잃게 하였다고 슬피 우는 엄마.

 

 

원래부터 남다른 세상을 보아 온 혜안이에게 실제로 보이지 않는 눈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제는 또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으니까. 엄마의 슬픔도 날려줄 수 있는 방법을 혜안이는 이제 알고 있으니까. 그리고 모든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들 속에 얼마나 많은 인연들이 함께 하고 있는지를 아니까 말이다.

 

전반적으로는 이야기가 재미나고, 주제도 좋지만, 어디선가 본 장면 같은 느낌이 들어서 참신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리고 중간에 혜안이의 이름이 혜성이로 오타난 부분도 보이고, 전반적으로 산만한 느낌이 드는 아쉬운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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