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명작 스캔들 - 소설보다 재미있는 명화 이야기 ㅣ 명작 스캔들 1
장 프랑수아 셰뇨 지음, 김희경 옮김 / 이숲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소설보다 재미있는 명화이야기, 명작스캔들. 제목만 봐서는 KBS방송에서 했던 같은 제목의 프로그램을 떠오르게 한다. 그리고 내용도 명작의 뒤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재미나게 풀어내니 비슷한 느낌이지만, 이 책은 다른 책이다.
레오나르드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고야, 세잔, 고흐, 마티스, 피카소, 모딜리아니, 한 판 메이헤른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나에게는 낯설었던 프락시텔레스, 히에로니무스 보스를 알게 된 것도 좋았다. 나는 예술작품을 볼 때 오로지 내 감정에 충실한 편이다. 소위 명작이라 하는 것들의 가치를 잘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작품은 나에게 의미가 있었을 때 선택된다. 그래서 남들이 말하는 좋은 작품과 내가 느끼는 좋은 작품은 다를 때가 많다. 이것을 두고 틀렸다고는 할 수 없겠지.
그래도 가끔은, 저 작품이 왜 명작인지, 저 예술가가 왜 칭송을 받는지, 그 작품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알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럴 때 읽으면 좋은 책이 이런 류의 책이 아닌가한다. 내용은 소설처럼 재미나면서도 우리가 알아야할 것들을 적절하게 알려준다. 정지된 화면 하나 속에 숨겨진 수많은 이야기들을 살아움직이게 함으로써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피카소의 작품 중에서 유일하게 마음에 와닿았던 '게르니카'가 그렇게 깊은 뜻을 담은 그림일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때가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의미, 그 느낌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고흐와 고갱의 이야기 또한 그들이 같은 대상을 두고 그린 그림과 함께 숨겨진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있다. 내가 좋아한 페르메이르(나는 그의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를 좋아한다)의 작품을 위조한 한 판 메이헤른에 대해서는 잘 몰랐지만, 이 책을 통해 잘 알게 되었다.
그리고 예술가를 후원했던 사람들에 대해 다신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도 여전히 예술가하면 배고픈 직업이라는 생각이 많지 않은가. 화려한 조명을 받는 예술가들도 있지만 그들은 소수일 뿐이다. 작품을 팔아주기도 하고 사주기도 하고 생활에 필요한 자금이나 필요한 것들을 지원해주기도 했던 후원자들은 그 당시 그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배고픈 예술가들만이 진정이 담긴 작품을 내놓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은 생활고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개천에서 용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고들 말하지 않는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작품을 보는 안목은 없지만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예화들을 통해 작품에 가까이 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긴 목에 타원형의 얼굴을 그린 화가로만 알고 있던 모딜리아니를 조금은 알게 되어서 좋았다. 그리고 피카소와 마티스의 작품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