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의 마법사 동화 보물창고 53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 윌리엄 월리스 덴슬로우 그림,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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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명작이라 일컫는 책들을 고를 때 가장 힘든 일이 바로 엄청나게 많이 나와 있는 책들 중에서 무엇을 고르느냐하는 것이다. 같은 내용이지만 워낙 많은 책이 나와있기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한솔이가 읽을 책은 보물창고의 책들을 고르는 편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 출판사의 책이 제일 좋아서라고 말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내가 다른 출판사의 책을 비교분석할만큼 읽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이 출판사를 선택하는 첫번째 이유는 익숙하기때문이고 두번째는 출간된 다른 책들에서 만족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동화보물창고 시리즈 중 한 권이다. 한솔이가 아기때부터 읽고 들은 책 중에서 가장 많이 접했던 책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오즈의 마법사이다. 연극이나 영화도 보았다. 엄마의 개인적인 의견이 많이 들어간 선택이었지만, 한솔이도 그 내용에 만족스러워하였다.

 

한솔이는 7살이고, 요즘 글밥이 많은 초등 3-4학년 정도가 읽는 책도 많이 읽고 있어서, 이 책을 읽어주기로 했다. 한솔이가 스스로 이런 류의 책을 꺼내읽기도 하지만, 그림책에서 글밥책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는 내가 일부 읽어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앞부분을 어느 정도 읽어주고 내일 읽어줄게 하고 놓아두면 나머지는 자기가 궁금해서 읽는 식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읽혀보았다.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는 워낙 잘 아는 내용이라 한솔이가 읽어내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역시 이제는 그림책보다 글밥책이 더 풍부한 상상력을 제공하는 나이가 된 듯하다. 책을 읽은 뒤 독후화를 그려보게 했을 때, 그림책과 다양한 미디어매체의 영향으로 획일화된 영상이 떠올랐는지 자기만의 오즈의 세계를 그려내지는 못했는데,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책 속 삽화도 따로 그린 것이 아니라 덴슬로우의 그림을 그대로 사용해서 좋았다.

 

도로시가 왜 삼촌과 숙모와 함께 살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도로시가 살던 캔자스는 황량하고 쓸쓸한 곳이었다. 회오리바람에 날려 간 곳은 캔자스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도시였다. 어쩌면 도로시는 캔자스의 황량함과 쓸쓸함이 심심했을수도 있겠다싶었다. 그러니 캔자스와는 다른 분위기의 아기자기한 나라로 가지 않았을까? 오로지 재미를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오즈의 마법사를 읽고 있자면, 상상의 세계가 얼마나 넓고 광활한 곳인지를 깨닫게 된다.

 

뇌를 얻고자 하는 허수아비, 심장이 필요한 양철나무꾼, 용기를 얻고 싶은 사자, 그리고 캔자스로 돌아가고싶은 도로시. 이들의 모험은 읽는 이를 두근거리게 한다. 어른의 눈으로 읽었을 때는 허수아비와 양철나무꾼과 사자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이미 다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눈치채게 된다. 그런데 아이들은 허수아비나 양철나무꾼, 사자처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깨닫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일까? 이들의 모습은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의 상태를 그대로 옮겨놓은듯 느껴진다. 오즈가 상징적인 의미의 뇌와, 심장, 용기를 주었을 때 그들은 그 전과 후가 별반 달라지지 않았음에도 그들의 행동과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이것이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인정하게 되었을 때 하나의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런 책이 오랫동안 사랑받는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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