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의 힘 - 창조가 쉬워지는
김남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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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독서지도를 하다보면, 느끼는 바가 많다. 아이들의 독서지도에 부모들이 요구하는 것중에 하나가 바로 창의성 신장이기 때문이다. 창의성이라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무의 상태에서 이루어지지 않으며, 잠깐의 활동으로 바로 드러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조급함은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어했던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다. '창조'라는 것 역시 기존의 것을 모방하는 가운데 새로운 것이 탄생하는 것처럼, 아이들의 신선한 발상 역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바탕지식의 그물을 잘 엮어가는 가운데 탄생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방'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긍정적이지 못한 단어로 인식된다. 그것은 남의 것을 베끼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는데서 출발한다. 우리 주변의 많은 것들이 바로 '모방'이라는 단계를 거쳐 완성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모방'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수많은 '짝퉁'들로 인한 피햬를 보아왔고, 남의 것을 자신의 것인양 발표하는 사람들을 보아왔기 때문이다. 기존의 것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가장 원초적인 모방이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혹은 이 책에서 설명하는 모방은 그러한 것이 아니다. 기업경영에서 찾을 수 있는 긍정적인 모방을 우리는 '벤치마킹'이라는 단어로 만나게 된다. 물론 벤치마킹 역시 실패한 벤치마킹과 성공한 벤치마킹으로 나누어진다. 사람들은 성공한 벤치마킹을 모방이라고 욕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성공한 모방은 남의 것을 그대로 베낀 모방이 아니다. 저자는 모방을 크게 4가지로 나눈다. 복제형 모방, 이식형 모방, 원리형 모방, 그리고 마지막으로 창조형 모방이다. 물론 가장 좋은 모방은 창조형 모방이다. 지금까지 역사를 바꾼 위대한 혁신 속에는 창조형 모방이 있다. '좋은 모방'을 하기 위해서는 문제의식 갖기, 핵심과제 선정하기, 모방대상 탐색하기, 모방대상으로부터 어떤 지식과 기술을 가져와 조합하기, 마지막으로 실행하기의 단계를 거친다. 책에서는 이 다섯단계를 상세하게 설명한다.

 

이 책이 어렵지 않고 쉽게 읽히는 이유는 다양한 실례를 많이 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제품들이 탄생한 과정을 설명함으로써 창조형 모방으로 가는 길을 설명하고 있다. 창조형 모방으로 가는 길이 쉽지는 않지만 실현불가능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어떤 자세로,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따라서 말이다.

 

그러나 똑같이 따라해도 성공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실패하는 사람이 있다. 우리 주변에서는 성공보다 실패를 확인하는 일이 더 많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가치와 철학, 그리고 진정성에 그 이유가 있다고 설명한다.

 

나 역시 창의적이지 못한 사람이다. 창의적이지 못한 사람이 창의성을 신장시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말에 어폐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적어도 하나는 안다. 내가 실행하지 못했던 것, 내가 다르게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무엇인지. 그래서 아이들과 책을 읽고 이야기를 하는 동안, 아이들이 그런 것을 떠올리고 자신의 상황에 대입해보길 유도한다. 아이들의 뇌는 상당히 개방적이고 유연하다. 똑같은 책을 읽어도 내가 생각한 것은 한계를 가지는데 비해 아이들의 생각은 한없이 확장한다. 그 확장적 사고를 틀에 가두지 않고 표현하게 하는 것이 나의 일이다.

 

나는 모방이 가진 힘에 대해 알게 되었다. '긍정적이고 좋은 모방'은 창조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도 알았다. 좋은 모방을 할 수 있는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도 알았다.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아이들이 그런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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