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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연필 ㅣ 그림책은 내 친구 30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11년 9월
평점 :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책은 독특하다. 한솔이가 어려서부터 보았던 몇몇 책들도 언제나 만족을 주었다. 문자를 응용한 디자인으로 그동안 한솔이의 눈을 잡았다면 이 책은 그림으로 철학을 담은 느낌이 든다.
연필이라는 도구를 사용해서 '생각'이라는 소재를 풀어낸다. '생각'이란 무엇일까? 아이와 이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생각'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생각'이라는 단어의 뜻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소재를 던져주고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기를 한 것이다. 우선은 스무고개놀이를 해보았다.
무엇이든 좋으니 하나를 생각해보아라, 그리고 스무고개놀이를 통해 생각한 그것이 무엇인지를 맞춰보았다. 스무고개놀이는 참 유용한 놀이이다.
그런 다음, 이 그림책을 함께 읽어보았다. 한 페이지에 그림 하나, 글 한줄. 간단해보이지만 간단하지 않은 구성이다. 흰 종이를 앞에 두고 좋은 생각이 떠 오를 때까지 기다려본다. 그 연필은 원뿔과 원통으로 분리되어 다양하게 변신한다. 그 변신이 곧 생각이다.
좋은 생각은 구름 사이에서 헤매다 팔랑팔랑 날아오기도 하고 살그머니 오기도 한다. 세상을 돌아다니던 생각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어딘가에서 쓰였던 생각이기도 하다. 생각이라고 꼭 조용하게 오지는 않는다. 마법처럼 날아오기도 하고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개는 차분하게 기다려야한다. 그렇게 생각이 오면 빠져나가지 않게 잘 잡아야한다.
'생각'은 쉬운 것도 어려운 것도 아니다. 다만 그 생각을 어떻게 기다리고, 어떻게 붙잡을까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이 책은 그림책이지만, 어른들이 읽고 생각하기 좋은 책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이 책을 본다면, 너무 어린 아이들보다는 조금 나이가 있는 아이들이면 좋겠다. '생각'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의를 내리는 책은 아니다. 생각을 하는 과정을 부드러운 그림과 글자체로 풀어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