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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혁명 - 리딩멘토 이지성과 인문학자 황광우의 생각경영 프로젝트
이지성.황광우 지음 / 생각정원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솔직히 말하자면, 고전은 나와는 멀다. 읽어야하는 책이었지만, 읽기 싫었던 책이다. 책 읽기를 좋아해서 중학교때 학교 도서관에서 이런저런 책을 찾아 읽었는데, 그때 잘못 만난 친구가 바로 고전이다. 내가 학교를 다니던 그때는 학교 도서관에 있는 책은 새로줄쓰기 책도 제법 많았고, 먼지에 쌓인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책들 사이에서 내가 찾아 들었던 책은 괴테의 '파우스트'.
지금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졌을텐데..요즘은 학교도서관에 구비되는 책들이 그 나이 학생들이 읽을만한 책이 많으니까. 그때 나는, 앞장 몇 장을 읽다가 덮어버렸고 그 기억은 지금까지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을 멀리하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
대학에 가서 한국의 고전들을 제대로 만나긴 했지만(국어국문학 전공이라) 그것도 수박겉핥기에 불과했다. 그래도, 마음 한켠에서는 저런 책들을 언젠가는 읽어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
아이 교육과 관련해서 이책 저책 읽다보니 요즘 아이들에게도 고전을 읽히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보고 듣는다. 그래서 이번에 내가 읽게 된 책은 이 책이다. '고전혁명'.
'혁명'이라는 단어에서 중압감을 느끼긴 했지만(그래도 예전에 비해 혁명이라는 단어가 가벼워졌다.), 필요한 이야기일거라는 확심에 책을 펴들었다. 이지성 작가의 전작들도 몇 권 읽었기에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대충 짐작이 되었다. 책을 읽는 것, 그 중에서도 고전을 읽는 것이 왜 필요한지 다시 한번 되새김하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그의 전작들과 별반 다른 이야기는 아니다. 이지성 작가에 비해 황광우 작가의 책을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책읽기(고전읽기)의 필요성을 조금 다르게 접근할 수 있었다.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데 책읽기 이상의 것이 있을까? 게다가 수많은 시간에 걸쳐 사람들이 읽어온 고전이라면, 삶의 지혜가 잇을 것이고, 그 오랜 시간동안 사람들에게 칭송받는 책이라면 분명 오늘을 사는 나에게도 필요한 책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전혁명을 완성하는 두 가지 단계로 묵도(세상의 이해)와 해석(이해의 활용)을 말한다. 세상을 이해하고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 굳이 이것을 고전에만 국한시킬 필요는 없지만, 고전을 통해 이것이 쉬워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개인적으로는 '고전을 읽는 것은 그 자체가 생각의 과정이 된'(p.105)다는 말에 공감을 했다. 인터넷이 사람들의 궁금증에 바로 답해주는 만능해결사가 되었지만, 그것때문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를 알기 때문이다.
며칠전 나에게 알라딘서재를 통해 메일이 하나 왔다. 학교숙제로 나온 것을 도와달라는 메일이었다. 분명 관련있는 책에 대한 나의 리뷰를 보고 보낸 이메일이었는데, 나라면, 그 책을 찾아서 읽어보았을 것 같다. 그런데 책을 찾아읽고 숙제를 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그 책을 읽은 나에게 답을 알려달라는 메일이었다. 물론 그것조차도 하지 않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이렇게해서 숙제를 한다한들 그것이 제것이 될까? 즉각적인 답이 나오는 것에 익숙한 우리 아이들이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릴까 걱정이다.
고전이 그런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다는 것에 대해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고전을 문장 그대로, 이야기 그대로 해석했을 때는 지금의 우리 상황과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위에서 말하였듯이 세상을 이해했다면 그 이해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전 속의 상황 그 자체는 수천년 수백년 전의 상황이다. 그것을 현대로 끌고와 지금의 상황에 맞게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도 읽게 되는 책이 고전일 것이다. 그러므로 읽고, 생각하는 과정을 거쳐야 답이 나온다. 고전을 읽는 것은 그래서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다는 것이 아닐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