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마을 친구들에게 천 원이 있다면? 똑똑똑 사회 그림책 28
정인환 글, 이경국 그림 / 웅진주니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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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크리스마스 즈음에, 한솔이가 산타할아버지가 이것도 줬으면 좋겠고, 저것도 줬으면 좋겟다고 한참 이야기하고 다녔다. 그때, 한솔이 아빠가, "한솔아, 아프리카나 다른 나라에는 밥 한끼를 먹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참 많다. 한솔이는 이것저것 풍족한데 그런 것들이 다 필요해? 그리고 산타할아버지는 착한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하는데, 한솔이는 아빠한테 안좋은 말도 하고, 한솔이 하고 싶은대로 하려고만 하잖아. 산타할아버지한테 다른 나라에 사는 어린이들한테 선물을 주라고 해야겠다."라고 했었다. 그러자, 한솔이는 억울하다는 듯 울면서 "아빠는 한솔이는 안좋아하고, 아프리카 어린이만 사랑해. 나도 재래시장 장터할 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을 세개나 냈고, 착한 일도 많이 했는데, 너무해!" 이러면서 마구 우는 것이다.

 

한솔이네 유치원에서도 저금통에 동전을 모아서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모금을 한 적도 있고, 관련 영상을 보면서 공부도 했었다. 그때는 내가 모은 동전들이 큰일을 할 수 있다며 적극적이었는데, 그것 역시 그때뿐이었다. 어찌 아이들 탓만 하랴. 나 역시, 가정경제가 조금 어려워지자 제일 먼저 한 일이 기부금을 줄이는 것이었다. 그것이 내가 엄청난 돈을 기부한 것도 아니라 다달이 얼마씩 정기적으로 하던 기부를 하나 줄이고, 둘 줄이고, 결국은 지금 하나만 남아있다.

 

돈 만원 기부한다고해서 내가 굶는 것도 아닌데, 나는 그것부터 줄였다. 그 돈이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큰 돈인데 말이다. 때마침 보게 된 이 책은, 내가 과자 하나를 사 먹지 않으면 다른 아이의 생명이나 삶을 지탱해줄 수 있는 돈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가끔 한솔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올 때면 집 앞 문방구에서 100원, 200원 주고 하는 경품뽑기를 할 때가 있다. 마음에 드는 것이 나오는 날은 거의 없고 매번 마음에 들지 않는 것만 나온다. 100원짜리에 뭔가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솔이는 그것을 뽑는 것이 재미있을 뿐이다. 그런데, 문제는 자기한테 필요없는 것이 나올 게 뻔한 그 뽑기를 계속 하고싶어한다는 것이고, 거기에서 나온 물건을 그 자리에서 버릴 때도 있다는 사실이다. 야단을 쳐보지만, 그때뿐이다.

 

한솔이와 이 책을 읽으면서 돈 천원이 얼마나 큰 일을 할 수 있는 돈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솔이는 "몰라서 그랬어"라며 동전을 저금통에 더 모아야겠다고 말한다. 아직 돈에 대해 잘 모르는 한솔이. "한솔아, 엄마 돈 없어."라고 말하면 "은행가서 찾아와."라고 말하는 한솔이는 돈이란 것이 일을 해서 벌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에서 가져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아니란 것을 말로는 알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아직 모르는 한솔이에게,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알려준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다만 이 책처럼 내가 과자 한 번 사먹지 않으면 다른 아이가 하루를 굶지 않고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수시로 알려주고 보여주는 수밖에.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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