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녀석 맛있겠다 - 별하나 그림책 4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 1
미야니시 타츠야 글 그림, 백승인 옮김 / 달리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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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을 보여주려다가, 책으로 먼저 접하는 것이 낫겠다싶어서 읽게 하였다. 이 책은, 육식공룡과 초식공룡의 생태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아이들이 읽으면 그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화산이 폭발하고 땅이 움직이는 가운데 안킬로사우루스의 새끼가 알을 깨고 나온다. 그 앞에 나타난 것은 배고픈 티라노사우루스. 티라노사우루스는 새끼 안킬로사우루스를 보자 '맛있겠다'라고 말한다.

 

한참 EBS의 한반도의 공룡을 볼 때 한솔이가 새끼공룡을 잡아먹으려는 다른 공룡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초식공룡은 육식공룡이 잡아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힘이 약한 새끼공룡은 같은 육식공룡까리도 잡아먹을 수 있는 상대가 된다는 것도. 그래서 이 부분을 보면서 위험해~! 라고 이야기할 수 있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거대한 그림자는 새끼 안킬로사우루스의 몸을 압도하고 있다. 그런데 이야기는 엉뚱하게도 자기를 잡아먹으려는 티라노사우루스에게 "아빠!"라고 말을 한다. 이런 비슷한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에서도 접할 수 있는 내용이다. '늑대와 초대받은 어린양'이라는 책의 내용과도 비슷하다. 물론 결말은 다르지만. 서로 다른 종, 게다가 먹이사슬의 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동물이 만나 서로에게 애정을 느끼게 되는 점에서는 같다고 할 수 있다.


내 이름을 알고 있으니까 우리 아빠지. 라고 말하는 새끼 안킬로사우루스. 티라노사우루스가 '맛있겠다'고 한 말의 의미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이름이 되고, 그 이름을 불러주었다는 이유만으로 서로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된다. 김춘수의 '꽃'이 떠오르는 건 비단 나뿐만이 아닐 터이다.


티라노사우루스는 차마 '맛있겠다'를 잡아먹지 못하고, 함께 생활을 한다. 배고파서 풀을 우적우적 씹어먹는 '맛있겠다'와 고기를 먹어야하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생활이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아무것도 모르는 '맛있겠다'를 다른 육식공룡들로부터 지켜주고, '맛있겠다'가 찾아온 열매를 먹어주는 티라노사우루스. 그렇지만 그들이 영원히 같이 살 수 없다는 것을 티라노사우루스는 잘 알고 있다.

 

그들 사이에 생긴 끈끈한 정은, '아빠'라는 단어의 힘에 의해서였지만, 그 관계를 이어줄 수 있을만큼 강력하지는 않은 것이다. 티라노사우루스는 다른 공룡을 잡아먹어야 살 수 있는 공룡이니 '맛있겠다'를 보호하고 계속 같이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헤어지기에는 아쉽지만 그래도 각자가 살아난기 위해서는 자연의 법칙을 거스를 수 없는 법, '맛있겠다'와 헤어지기로 한 티라노사우루스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자연의 법칙도 알아야할 듯하다.

 

한솔이도 초식공룡과 육식공룡의 차이를 잘 알고 있지만, 그들이 왜 헤어져야하는지에 대해서는 약간 어리둥절해하는 느낌이었다. 책을 다 읽은 후 물어보니 역시나 잘 모른다. "그냥 같이 살면 좋을텐데..., 그래도 맛있겠다가 자기랑 똑같은 공룡들이랑 사는 것도 좋을 것 같기도 해."라고 말한다. 약간의 부연설명이 필요했다.

 


 

 

이제 이 책을 면 번 더 본 다음, 애니메이션도 한번 볼 생각이다. 한솔이가 맛있겠다와 티라노사우루스의 관계에 대해 약간의 이해를 더하기 위해 자신의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보게 한 다음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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