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솔이를 데리고 토이뮤지엄에 갔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과 인형을 전시해놓은 곳이라 한솔이와 한솔이 친구를 데리고 갔는데, 

눈쌀을 찌푸르게 하는 장면이 여러곳에서 보였다. 

아이들이라 전시된 것들을 만지고 싶어하는 건 당연하지만,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려주어야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눈으로만 보세요'라는 푯말과 '전시물 앞에 가로로 쳐놓은 봉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그 안으로 밀어넣어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그 아이들이 그 안으로 들어가면 인형이나 장난감을 손으로 만지는 건 예사고, 어떤 아이는 전시된 인형을 들고 위로 던지기도 하는 등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들이 다반사였다. 결정적인 건, 그걸 그렇게 하도록 시키는 부모가 있었고, 급기야, 전시된 인형을 발로 밟고 서서 자신의 아이 사진을 찍고 있는 부모까지 있었다. 

아이들만 들여보낼 때는 내가 오지랖이 넓은 게 아닌가 싶어 보고만 있다가, 그 부모가 인형을 발로 밟고 선 모습을 보는 순간 한마디 해야겠다 싶어서 한마디 했다. 

"이것보세요, 거기 전시된 곳에 아이를 들여보내는 건 아니잖아요. 아이들이 그렇게 하면 말려야할 어른도 들어가있으면 어떻게 하냐고요? " 

내 말투가 좀 격앙되긴 했지만, 그런 말을 들으면 "죄송합니다"고 나오면 될 것을, 이런저런 핑계를 대는 것이다. 게다가 "들어가지 말라는 푯말이 없어서.." 라는 말에 내가 "그건 기본 아니예요?"라고 했더니... 기분 나빠하면서 자리를 뜨는가 싶더니, "다른 사람들도 다 들어가서 찍고 있는데 혼자서 잘난척 하네."  이러는 거다. 

유치원이고 학교고 아무리 교육을 시킨들, 부모가 그런 행동을 하면 교육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오히려 아이들은 "그러니까 들어가면 안된다고 했잖아요."하면서 자기 부모에게 말하는데, 부모라는 사람들이 그 모양이다.  

아이들의 행동을 두고 저래서 어쩌나가 아니라 어른들부터 하는 짓이 그 모양이니 어찌 아이들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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