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난 뭔가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정말 부럽다. 지금의 나의 상태가 제자리걸음, 아니 뒤로 후퇴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해서일까? 난 하고싶은게 정말 많았는데, 왜 그것들을 다 놔두고 이렇게 사는걸까?  

비가 내린다. 버릴려고 내놓은 헌옷가지들을 다시 안으로 들여놓고 (비에 젖으면 이중일이다) 한솔이는 운동회연습에 비까지 내려서인지 아직까지 잔다. 좀있다 깨워서 유치원에 데려다줘야할것같다.  

날씨는 추워지는데 모기들이 극성이다. 1년에 2월 한달 모기장 없이 살 수 있는 집. 이런 집에서 살다보니 천장이며 벽이 온통 모기자국이다. 처음엔 벽에 자국 안남기려고 무지 애쓰며 잡았는데, 이젠 그냥 막잡는다. 따뜻할 때 극성이던 모기도 이제는 12달 계속 살아가려고 애쓴다. 애쓴다는 표현이 맞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저 모기만큼도 살 의욕 없이 사는 건 아닌지.. 

책을 읽으려고 책장을 보다가 내 책을 밀어내고 자리잡은 한솔이책들만 눈에 들어온다. 오래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꺼내 읽기가 두렵다. 지금 나는 내 현실에서 박차고 나갈 힘이 없는데, 저 책들이 나를 그렇게 하라고 부추길까봐.  

언제부터 이렇게 두러워지기 시작한걸까? 그래도 한때는 임길동(내가 임씨 성을 가진 홍길동이요) 소리 들으며 전국을 누비고, 몇몇 이들의 롤모델이 되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런 것도 다 옛날 이야기다. 나도 나처럼, 나답게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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