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의 약속 -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동심원 20
이정인 지음, 이누리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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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책들의 동시집들은 초등학생들이 읽기에 좋은 동시집들이다. 한솔이는 어리지만, 동시 읽기를 즐거워하는 편에 속한다.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동시를 읽을 땐 제법 리듬을 타며 읽는다. (문제는 그게 리듬을 타기 어려운 동시더라도 그렇게 읽는다는 것.) 제딴에는 시처럼 생긴 건 이렇게 읽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이 시집의 제목과 표지그림을 보고 웃음이 터졌다. 남자들의 약속이라는 제목 아래 뿔난 엄마와 눈치를 보는 아빠와 아이들. 그래서 이 시부터 찾아읽었다. 아니나다를까 어느 집에서나 잇을 법한 이야기. 엄마의 짧은 가출(?) 이후에 그들이 정한 약속은 '손꼽아 보니 어려운 일 한 가지도 없다'는 마지막 싯구처럼 그런 약속이었다. 이런 걸 약속까지 해야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이 서글프긴 하지만.

 

'해가 시를 읽었다'라는 시를 보면,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잇구나 싶어 슬그머니 웃음이 나왔다.

읽다가 잊고 그대로 펼쳐 놓은 시집에 해가 시를 읽어서 노랗게 손때가 묻었다는 시가 귀여웠다.

 

'가장 슬픈 말'에서는 '눈물도 말'이라는 싯구가 가슴에 와닿았다. 사람이 하는 행동, 표정 모든 것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란 걸. 때로는 말 한마디보다 더 절절한 생각과 감정을 전달해주는 멋진 수단이라는 걸.

 

'아빠 코털'은 읽다가 빵! 웃음이 터진 시다.

 

우리 아빠 콧구멍에

거미가 살아요.

 

가끔 다리 몇 개씩

콧구멍 밖으로

삐죽삐죽 내밀어요.

 

아빠는

거미 내쫓을 생각은 전혀 않고

하하하 웃으시며

자꾸만 콧구멍 속으로

디밀어 넣어 줘요.

 

우리 아빠 콧구멍엔

다리 까만 거미

몇 마리나 살까요?

 

                                          [아빠 콧털 전문]

 

저자는 웃음이 되고 용기가 되는 시를 썼다고 했다. 읽는 동안 나 역시 실실 웃음이 터졌고, 한솔이도 재미있다며 읽는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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