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벌레가 들려주는 텃밭 이야기 - 가을에 거두는 열 가지 텃밭 작물의 한살이와 생태 철수와영희 그림책 3
노정임 글, 안경자 그림, 노환철 감수, 바람하늘지기 기획 / 철수와영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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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이네 유치원에서는 봄부터 다양한 농작물을 심고 키워서 가을이 되면 수확을 한다. 수확한 작물을 말리고 씻고 다듬어서 가을 재래시장 장터를 열어 시장놀이도 하고 집에 가져와서 음식을 만들어먹기도 한다. 일년 내내 농장생활을 하는 유치원인 셈이다. 유치원에 커다란 농장이 있어서 자신들이 심은 농작물과 함께 자란다. 5살이던 작년에 이어 올해도 봄, 여름 내내 기른 작물을 가을에 수확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올해는 이래저래 작황이 좋지 않은듯하다.

 

가을에 거두는 열 가지 텃밭 작물의 한살이와 생태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을 지금 읽어주면 좋겠다싶어서 한솔이와 함께 읽었는데, 한솔이가 나보다 아는 게 더 많다. (--) 그러고보면 나는 도시아이이고, 한솔이는 농작물을 키우는 아이다. 여름 초입에 이 책을 읽었다면 우리집에서도 씨를 뿌렸을텐데 그 점이 아쉬웠다. 내년 봄부터는 이 책의 정보를 바탕으로 씨를 좀 뿌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장채소 7가지와 그 밖의 채소 3가지를 그렸는데, 김장과 연계할 수도 있어서 좋았다. 올 겨울에 김장을 할 때는 이 채소들이 어떻게 자란 것들인지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수다쟁이 무당벌레는 화가아줌마에게 농사짓는 법을 알려준다. 밭 고랑과 이랑을 만드는 방법부터 씨를 뿌리고 가꾸고 수확하고 다음 해를 준비하는 과정까지. 그림책이기 때문에 글은 물론 그림에서 많은 정보와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농사의 과정마다 주인공인 채소들 곁에 적당한 도구가 자리잡고 있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지만, 고랑과 이랑을 만드는 곳엔 괭이가, 흙을 살짝 들출 땐 호미가, 땅을 팔 땐 삽이, 배추밭에서 배추를 수확할 땐 칼이 등장하고 농작물을 담아 옮기는 데 사용하는 외발 수레도, 일할 때 끼는 면장갑도 보인다.

 

그림 한 장면 한 장면이 알차고, 싹이 난 모습이나, 꽃이 핀 모습, 그리고 수확해서 바구니에 담아놓은 모습까지 버릴 게 없는 그림책이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많은 채소들이 그냥 '마트'에 가면 당연히 파는 식재료가 아니라, 일년 내내 땀흘리고 수고한 농부의 땀으로 만들어진 먹거리라는 생각, 그리고 대량생산되어 우리의 농업을 위협하고 있는 외국산 농작물보다 작은 밭에서 가꾸었지만, 젓가락으로 달팽이며 벌레를 하나하나 잡고, 일일히 김매기를 해주며 기른 우리 농작물을 먹는 게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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