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멘토링 - 7개 국어 하는 아이로 키우는
이정숙 지음 / 한솔수북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영어는 기본, 지금은 다언어 시대! "

어떤가? 이 말에 동의하는가?

 

나는, 제법 오래 전부터 이것에 대해 생각해왔다. 영어는 당연히 해야 하는 외국어였고, 제2외국어도 잘 선택해야한다는 (수요가 많은 언어를 선택하는 것) 것뿐만 아니라 그것으로 만족해서는 안된다는 것.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는 몇 개국어나 되는 외국어가 필요없는데, 굳이 그렇게까지 배워야하나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본인이 현재의 직업을 선택하기 전에 언어의 장벽 때문에 포기한 것은 없는지 생각해보면 조금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국어국문학을 전공했고, 이것으로 밥을 벌어 먹고 산다면 외국어같은 건 평생 안할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취업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을 때 진작 외국어를 배워두지 않은 것에 후회를 많이 했다. 내가 가진 전문지식 이전에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도구로서의 언어가 준비되어 있지 않았기때문이다. 이게 벌써 15-6년 전의 이야기인 지금이야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선택의 폭, 그렇다. 내가 할 수 있는 언어에 따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선택 폭이 달라진다. 언어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나는 언어를 배우는 것 그 자체에 목적을 두는 것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보조수단으로서 언어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저자는 7개 국어 하는 아이를 키워낸 엄마로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책은 술술 잘 읽힌다. 그만큼 어려운 내용도 없고, 그만큼 새로운 내용도 없다. 우리가 잘 알면서도 잊어버리는 사실에 대해 확인해주는 책이다. 물론 그렇게 키운 아들이 7개 구어를 술술 하고 자신의 영역에서도 뛰어난 모습을 보이니 그것만한 증거도 없을 터이다. 평소에 내가 이웃이나 우리집 아이 친구의 엄마들에게 끊임없이 강조하는 내용이 그대로 담겨있어서 우연이지만 내 머리 속을 한 번 들여다 본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이다.

 

우리말을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아이가 외국어도 잘한다는 것, 우리말로 된 책이나 자료를 통해 지식과 정보를 습득한 아이는 외국어로 된 고급어휘를 접할 때 어려워하지 않는다는 것, 어리다고 유아어를 쓰지 말고 아이에게 읽어주는 책은 아이의 수준에 맞출 필요는 없다는 것 등은 평소에 내가 항상 하는 이야기이다. 물론 지금 우리집 아이의 언어력이 엄청나게 좋아하서 이중언어 삼중언어를 마구마구 구사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새로운 언어를 접함에 있어서 낯설어하지 않고 즐긴다.

 

다언어를 하는 아이가 그렇지 못한 아이보다 미래의 직업세계에서는 분명히 지금보다 더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고, 미래의 세계가 원하는 인재상도 다언어는 기본으로 갖춘 인재들이 아닐까 싶다. 무엇이든 가장 겁나는 것이 '어떤 것'이 특별한 누군가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가 다 할 줄 알아야하는 보편화된 것이 되었을 때이다.

 

이 책은 아이의 언어교육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초보엄마들이 읽으면 좋겠다. 7개 국어를 어떻게 하니까 금방 할 수 있었다라는 구체적인 방법론이 아니라, 이렇게 하면 7개 국어는 물론 다언어구사에 도움이 된다는 포괄적이고 개괄적인 내용이다. 이 책을 읽고 우리말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아는 것이 언어를 알고 배우기 위한 기초가 된다는 사실만 알아도 족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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