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안 되겠어요 - 올바른 의사표현을 도와주는 책 차일드 커뮤니케이션 Child Communication
이상희 글, 노인경 그림 / 상상스쿨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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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서 여러가지 안전교육을 하고 있어서인지, 엄마보다 더 잘 아는 한솔이.

그래도 한번 짚어주자 싶어서 이 그림책을 같이 읽어보았다.

또래 친구들과 같이 앉혀두고 읽었더니, 자기들끼리도 꽤나 할말이 많은 듯.

이것저것 잘 알고 잇음에도 막상 현실이 되면 어떻게 할까?

아이의 의사가 분명하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도 불안한 것도 사실이니까.

 

이 그림책은 보라별에 사는 꼬마 짬콩이들이 쫌쫌이들에게 붙들려갔다가 다시 엄마아빠 품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이다. 당나귀 만드는 쫌쫌이들? 그게 뭐예요? 묻는 아이들에게 피노키오에 나오는 그 당나귀 이야기를 잠시 해주니 쫌쫌이들을 따라가면 안되겠다고 말한다. 그럼 짬콩이들은 어떻게 했을까?

 

도와달라는 아주머니를 부축해주다가 잡혀가고, 햄스터를 찾게 도와달라는 할아버지에게 잡혀가고, 고양이를 보여준다는 낯선 언니에게 잡혀가고, 강아지를 붙잡아달라는 아저씨한테 잡혀가고, 그렇게 어의없이 잡혀가고 한콩이만 남아버렸다.

 

아이들이 길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아이들의 관심을 끄는 이야기들로 꼬여낸다. 낯선 사람을 따라가면 안됀다고 말하지만, 요즘은 잘 아는 사람도 위험한 시대가 아니던가?

 

이 책을 보니 너희들은 어때? 물으니 절대 따라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럴 때 너희들은 뭐라고 말할거니? 했더니, 싫어요, 안돼요, 한다. 이 책에서는 "그건 안되겠어요"라고 말하는데, 이 말은 아이들이 잘 쓰는 말이 안닌듯하여 조금 곤란했다.

 

유치원에서는 '싫어요, 안돼요'라고 가르친 듯 하다. 어쩌면 이게 더 현실적인 말일 수 있겠다.

 

생각해보면,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순수한 의도로 이런 말을 할 수도 있는데 그럴때도 아이들은 '싫어요, 안돼요'할 것이고 그러면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어서'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만에 하나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이렇게 말해야한다고 시키지 않을수도 없다. 그러니 요즘은 어른들도 오해받지 않으려면 아이들에게 이것저것 말해서도 안될 것 같다. 

 

아이들에게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말라고 하던 말을, 요즘은 아는 사람이라도 엄마 아빠가 너에게 직접 한 말이 아니면 꼭 확인을 하라고 하는데, 그러려면 휴대전화를 사줘야하나? 요것도 고민되는 일이다. 사실 세상이 험악해지니 스스로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게 되는데 늘 고민스럽다.

 

6살인 한솔이는, 엄마와 한솔이가 잘 아는 이모를 예를 들어서 이야기하니 금세 따라간다고 말한다. 그럴 땐 엄마한테 전화해서 꼭 확인해달라고 하라고 말해주었다. 올바른 의사표현을 하도록 도와주는 책이긴 하지만,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도 어쩌랴, 세상이, 사람이 무서운 시대에 살고 있으니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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