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 사이 병원을 들락날락. 물론 병명은 없다. 겉으로 보기에도 별로 아픈 티도 안난다. 그렇다고 정신의 병은 아니고 육체의 병이다. 무지무지 아파서 괴롭다. 한 이틀 잠을 많이 잤더니 오늘은 잠도 안온다. 그래서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데, 남편은 "이제 안아픈갑지?"한다. 그 말이 섭섭하게 들리는 건 왜일까? 이제 안아픈가보구나 하며 보듬어주는 말로 들리는 게 아니라 꼬아서 하는 말로 들린다. 이것도 내가 꼬아서 들어서일거다. 알면서도 그렇게 들린다.  

목이 무지무지 아프다. 목안이 심하게 부었고, 목부근을 만지면 딱딱하다. 의사선생님은 이런 정도면 목만이 아니라 온몸이 다 아팠을건데요. 한다. 네. 그랬어요. 오한이 나고 머리가 많이 아팠어요. 목이 아프니 밥도 못먹어서 그런가 어지럽기도 하대요. 그랬더니 링거라도 맞고 가면 나을텐데 하는 걸 그냥 주사만 한대 주세요. 하고 돌아왔다.   

금요일에는 산부인과에 검진하러 갔다. 좀 무식한 얘기지만 애 낳고 만 5년만에 병원에 갔다. 유방초음파, 자궁초음파, 자궁경부암검사까지 했다. 물론 그렇게 다하려고 간건 아니다. 최근에 하혈이 좀 있어서 검사하러 간건데, 간김에 몇가지 더했다. 한솔이를 받아주셨던 의사선생님이 이것저것 물어보시는데 참 뭐라 대답하기 곤란스러운 것들이 많았다. (내 탓이지..) 결국 의사선생님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이것 저것 조언을 하시는데... 나이 마흔에 성상담 받고 왔다 (ㅠ.ㅠ) 

'서른'이라고 참 많이 떠들었고, 그 나이가 무슨 고비라도 되는 양 심각했었다. '마흔'이 되니 떠들 힘도 없고, 뭔가가 삐걱거려도 그러려니 체념을 하게 된다. 인간의 기대수명은 점점 높아진다는데, 그러면 나이 마흔은 참 어디 가서 명함도 못 내밀 나이라던데, 벌써부터 힘도 없고 체념도 하고 이러는지.. 참으로 갑갑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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