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브라운 나의 상상 미술관
앤서니 브라운.조 브라운 지음, 홍연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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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브라운의 그림책은 한솔이때문에 보기도 하지만, 나의 만족을 위해 보기도 한다. 그의 책을 처음 만난 건 도서관에서 보았던 '앤서니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이었던 것 같다. 그의 이름도 낯설었고, 그의 책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없었지만, 미술관이라는 주제때문에 보았던 것 같다.  

지금은 앤서니 브라운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그의 책을 선택하게되는데, 가장 중요한 이유라면, 한솔이가 그의 그림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한솔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우리 아빠가 최고야'였고, 지금도 그러하다. 더군다나, 한솔이는 언제나 그림 속에 숨어있는 것들을 찾아내어 나를 깜짝 놀래키곤했다. 그림책을 보면서도 그림을 잘 보지 않는 엄마를 한솔이가 일깨웠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앤서니 브라운의 책 때문에 그림책의 그림을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앤서니브라운이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나는 책을 읽는 내내 그의 그림책과 만났다. 그림책 작가로서의 이야기기때문에 그의 그림책이 중요한 제재이다. 더불어,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를 대하는 태도도 함께 배웠다. 앤서니 브라운은 자신의 그림책을 읽고 보는 아이들의 입장을 아주 세세한 것까지 생각하며 그렸다.  

앤서니 브라운이 그림책 주인공의 상황이나 행동 하나하나를 수정하고 변형시키는 과정을 보면서, 아이를 키우면서 무심코 던지는 말과 행동이 아이에게는 평생의 기억 또는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뱉고 마는 나의 행동을 반성하게 했다. 

그의 유년기와 미술대학시절의 이야기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진로를 고민하는 모습, 그림책 작가로의 변모에 이르기까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일러스트레이션에는 글이 드러내지 못하는 무언가가 담길 수 있다. 마찬가지로 글에는 일러스트레이션에 드러나 보이지 않는 것이 담길 수 있다. 때로는 양쪽 모두에서 생략된 것들도 잇을 수 있다. 그 여백은 독자의 상상력으로 채우도록 남겨 두어야 한다."(p.62) 

앤서니브라운의 그림책이 그토록 인기가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 그림과 글이 모든 것을 다 드러낸다면 그 텍스트와 그림이 그렇게 많은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지는 못했을 것이다. 남겨진 그 여백이 있기에, 그림책을 읽는 독자는 자신의 이야기로 만들어가며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것이라 여겨진다. 

한솔이는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을 잘 찾아낸다. 어떨 땐 고릴라 그림만 보면 앤서니브라운의 책이라고 고집을 부리기도 했지만, 요즘은 그의 그림책을 잘 찾아낸다. 그리고 읽어달라고 조른다. 내가 책을 읽어주면 한솔이는 그림 속에 숨어있는 것들을 찾느라 바쁘다. 그림책 한 페이지의 글을 다 읽었는데도 장을 넘기지 못하게 하는 책이 바로 앤서니브라운의 책이다. 그만큼 아이에게는 무궁무진한 생각과 상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그의 그림책에는 무수한 변형과 상징이 있다. 변형이 억지스럽지 않고 상징을 찾아내고 읽어내는 재미가 있다. 이 책에는 앤서니 브라운이 스스로 밝히는 변형과 상징에 대한 설명이 있다.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에 그렇게나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으리라고는 짐작도 못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짚어준다. 한솔이와 다시 앤서니브라운의 책을 보면서 그것을 찾아보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앤서니브라운의 그림책만큼이나, 이 책도 재미나다. 내가 몰랐던 그림책의 세계를 읽어가는 재미, 그리고 그의 작품 속 인물(동물)들을 다시 만나는 재미, 그들이 태어나 이야기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는 재미. 

"그림책은 나이가 들었다고 뒤로 밀쳐두는 책이 아니라 어느 연령대의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책"(p.235)이라는 그의 말에 절대 공감하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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