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웃은 강아지
이사벨 미노스 마르틴스 글, 마달레나 마토소 그림, 전은주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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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솔이와 김해에 갔다가 우연히 애왕동물샵이 늘어서있는 길을 지나게 되었다. 우리 집에서는 강아지를 키우지 않지만, 한솔이 외할머니와 이모는 강아지를 키운다. 강아지를 귀여워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강아지를 키우고싶어하는 줄은 몰랐다. 그런데 오늘은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떼를 쓴다.

 

아, 물론 이 책은 강아지에 대한 책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사람들과 종이 구분되는 강아지나 다른 애완동물을 키우면서 그들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그들과 감정을 공유한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우리와 조금 다른 사람들 , 예를 들어 인종이나 언어, 외모가 나와는 조금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바라보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주인공 아이가 사는 아파트에 강아지가 이사를 오고, 코끼리가 이사를 오고, 악어가 이사를 온다. 그들은 이 아파트에 사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라보인다. 그들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거나 나쁜 마음을 먹고 있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은 색안경을 끼고 그들을 바라본다. 기존의 질서를 파괴하는 존재의 등장에 스스로 막을 치고 벽을 쌓는다. 그럼에도 아이는 그들이 그렇게 나쁜 존재도, 해를 끼치는 존재도 아님을 안다. 그렇지만 어른들이 경계하고 선을 그어놓는 장면을 여러번 목격하면서 아이도 새로 이사온 존재들에 대해 약간 꺼림칙함을 느낀다.

 

아이의 눈으로 본 새 이웃은 그저 이웃이었을 뿐인데, 어른들(혹은 기성세대)의 눈에 비친 그들은 경계해야 할 대상이었다. 결국 아이의 부모는 이사를 가는데, 그들을 묘사한 그림을 보다가 피식 웃음이 나왔다. 사람들이 사는 아파트이고, 아이의 부모도 당연히 사람일 것이라 생각했던 나는, 아이의 부모가 새 이웃들처럼 동물(기린!!)이었다는 사실에 웃고 말았다. 결국은 나도 너도 똑같은 존재이고, 생김새가 조금 달랐을 뿐인 것이다.

 

내가 마음을 열고 그들을 받아들일 때는 멋진 이웃이지만 내 마음을 닫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면 내 마음이 불편해진다. 결국 기린부부처럼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삶의 터전을 옮기는 것이다.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남과 다름을 알아가는 6살짜리 한솔이에게 '다름'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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