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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2 : 심장에 남는 사람 명의 2
EBS 명의 제작팀 엮음 / 달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다는 것만큼 큰 복이 있을까? 실제로 자신이 아픔을 느끼고 건강에 이상이 오기 전까지는 그것에 대한 감사함을 잘 느끼기 힘들다. 주변에 있는 누군가가, 혹은 유명인이 어떤 ‘병’에 걸려 고통 받고 힘들어한다는 것을 볼 때면, ‘건강’에 대한 관심과 ‘자기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곤 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의사’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나는 의사에 대해 좋지 않은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아니, 사실은 지금도 그 편견은 여전하다. 의사들은 냉정하고, 권위적이며, 환자나 가족에게 친절한 설명을 잘 해주지 않는다는 생각. 그리고 담당 의사 얼굴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생각.

나는 ‘내과, 소아과’와 ‘한의원’ 외에는 거의 가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아이를 낳은 후에는 아이 때문에 ‘산부인과, 소아과, 안과, 치과, 정형외과, 피부과, 이비인후과’까지 가게 되었다. 아이가 많이 아파서였다기보다, 간단하고 단순한 처치를 위해서였지만, 이런 곳에서 만나는 의사들은 다들 친절하고 다정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나는 의사에 대해 좋지 않은 편견을 갖고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의사’들에 대한 생각을 조금(!) 바꾸게 되었다. 책에 소개된 의사들은 ‘명의’라고 불러도 될 만큼 최고의 의료 기술을 가진 사람이면서, 환자들을 대하는 모습 또한 인간적이다. 환자와 의사가 대면하는 그 짧은 시간만을 기억하는 우리로서는 환자의 상태를 연구하고 새로운 의료기술을 익히고 배우는 그들의 생활을 알 수가 없다. 이것이 바로 의사에 대해 편견을 갖게 되는 첫 번째 이유가 아닐까 싶다. 더불어 메디컬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권위적이고 냉철한 의사들의 모습이 더 깊게 각인되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최고의 의료기술과 첨단장비를 갖춘 병원과 ‘명의’라 불리는 의사들이 몇 되지 않는데다가 그 비용도 만만치 않아 쉽게 찾아가지 못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비싼 비용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보험’ 적용이 될 수 있게 노력하거나 사회복지기관과 연계해주는 의사들도 있다는 사실이다.

‘명의’는 최고의 의료기술만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의사는 포기할 수 없죠. 단 1%의 생존율이라도 높이는 게 의사들이 해야 할 일”(p.61)이라는 김선희 교수, “한 명의 의사가 진료실에서 환자의 심장을 살리는 일 못지않게 절실한 것은 누구나 응급처치로 다른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의료 환경”(p.86)이라는 김영훈 교수, “실력 있는 의사도 그 하나로 끝나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자기 이상 되는 의사를 10명, 20명으로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p.206-207)는 윤도흠 교수의 이야기들은 그들이 왜 ‘명의’일 수밖에 없는지를 이해하게 한다.

‘의사’란 직업이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직업인 이유는 바로 이와 같은 이들이 있어서일 것이다. 사람들은 좋은 일은 금방 잊어버리고 나쁜 것은 오래 기억하는 것 같다. 의사에 대한 편견이 여전히 남아 있는 이유는 그래서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조금의 편견은 깨졌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편견을 깨는 것은 의사와 환자,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들 모두의 노력이 더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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